[박규태 독자마당] 예비군지휘관 화살특급전사가 되다

입력 2020. 12. 02   16:27
업데이트 2020. 12. 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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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규 태 육군52사단 방배3동대장·군무사무관
박 규 태 육군52사단 방배3동대장·군무사무관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민국 예비군지휘관인 나도 올 한 해를 긴장된 마음으로 보내고 있다. 올해 예비군 훈련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역들은 부대 내에서 통제된 생활을 통해 전투력을 발전·유지할 수 있으나, 동대장인 나를 비롯한 예비군 대원들은 올해 훈련이 미정이어서 훈련 준비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사단에서 ‘특급전사 선발 대상 추가 확대 시행 지침’이 내려왔다. 특급전사는 군복을 입은 군인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보고 싶은, 최고의 군인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자격이다. 나도 ‘코로나19’에 맞서 싸우자는 목표의식을 갖고 화살특급전사 선발에 도전했다. 지금까지는 현역 용사와 대위급 이하 전 간부가 대상이었으나 화살특급전사는 사단 상근 예비역과 영관급 장교, 예비군지휘관까지 그 대상을 확대했다. 체력은 군무원 기준을 적용하고 그 외 과목은 현역 기준을 적용했다.

사실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다. 정신전력과 구급법, 직책수행과제는 매년 실시하는 예비군훈련과 작계시행훈련 준비 간 예비군 대원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꾸준히 연마해 왔지만, 체력과 사격만큼은 평소 꾸준히 하지 않으면 버거운 과목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체육시설 사용이 제한됐을 뿐만 아니라 부대 입영도 통제돼 사격연습과 체력 단련은 난제였다.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최근 상급부대의 ‘동적인 부대 활동 지침’을 토대로 매주 수요일 행정병들과 함께 도심지역과 산악지역으로 이뤄진 동대의 작계지역 목진지를 도보로 점검하는 것이었다. 동대 상근예비역들에게도 동대장과 같이 도전하자고 권유했다. 동기부여, 작계지역 도보답사, 체력단련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동대의 작전계획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체력을 키우고 자칫 느슨해질 수 있었던 동대의 활력을 되찾았다.

또 다른 난제였던 사격은 측정일 전에 부대의 배려로 2회 연습사격을 할 수 있었고, 기갑병과 장교였던 현역 생활의 기억을 되살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사단 예비군지휘관 최초로 화살특급전사가 됐다.

창끝 전투력이라는 말이 있다. 지역방위작전을 수행하는 동대는 유사시 대대의 눈이 되어 작전을 수행한다. 변화하는 미래의 전장환경과 군 구조개편 및 상비전력 감소에 따라 그 역할이 더욱 커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평상시 전투력 발휘가 가능한 전력으로 육성하고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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