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의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고민

입력 2020. 12. 02   08:53
업데이트 2020. 12. 0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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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A 뉴스레터 885호(한국군사문제연구원 발행)



Flag of European Union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File:Flag_of_Europe.svg
Flag of European Union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File:Flag_of_Europe.svg


2016년 유럽연합(EU)은 유럽연합 글로벌 전략(EUGS)을 채택하였으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 ① 원칙적 실용주의(principled pragmatism), ② 통합적 접근(Integrated Approach) 그리고 ③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이라는 3대 원칙에 합의하였다.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지향하면서 유럽연합에 대해 글로벌 안보에 있어 더욱 큰 역할을 요구하자, 유럽연합은 회원국들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중심으로 유럽연합 집단안보를 공고히 하면서, 유럽 이외 지역에서의 우발사태와 위기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럽연합 이외 국가로부터의 자유롭고 독립된 정치적 목표를 지향하기 위한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European Union Strategic Autonomy)』에 대해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었다.

이에 지난 6월 3일 『유럽연합 국제안보연구소(EUISS)』는 유럽연합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재설정하면서 유럽연합의 독자적 방위정책을 지향하는 전략적 자율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유럽연합이 어느 수준(how far)의 전략적 자율성을 갖는 것이 효과적인가에 대한 정책적 제안을 하였다.

이는 회원국 간 공동의 이익과 목표를 지향하고, 공동으로 국방비를 부담하며, 유럽연합 내 방위산업체 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첨단 군사과학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공동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유럽연합 공동방위에 대한 협력적 검토(CARD), 상시적 구조 및 협력(PESCO)과 유럽연합 방위기금(EDF) 3가지로 구성되는 유럽연합 방위능력 개발 계획(CDP)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압축되었다.

특히 이를 위해 유럽연합의 방위청(EDA)은 ① 유럽연합 회원국 국방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② 유럽연합 방위청은 회원국 국방부와 협력하며, ③ 유럽연합 공동방위에 대한 협력적 검토(CARD)를 공동으로 실시하고, ④ 이를 통해 유럽연합 이사국에 매년 방위보고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지향하였고, 지난 1월 20일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정식으로 탈퇴함으로써 2016년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을 자연히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게 되었으며, 안보 전문가들은 이들 2개 국가를 『핵심국가(core group of states)』로 정의하면서 25개 유럽연합 회원국들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지난 11월 3일 미국 대선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자 향후 유럽연합이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재설정하며, 유럽연합과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어느 수준으로 설정하면서 2016년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을 추진해야 하는가가 주된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 와중에 유럽연합을 주도하는 프랑스와 독일 간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에 대한 이견이 나타나면서 유럽연합은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참가하고 있는 나토와 미국과의 군사동맹 증진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지난 11월 26일『뉴욕타임스 국제판(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은 유럽연합이 때아닌 과거 냉전시의 이념 논쟁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럽연합과 미국 간 동맹의 균열(fissure)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미국, 프랑스 및 독일 내 안보 연구기관 전문가들은 프랑스 임마누엘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 엔젤라 메르켈 수상 간 새로이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대한 논쟁이 있다면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은 더 이상 유럽연합에 대해 확고한 안보공약을 약속할 수 있는 강대국이 아니라며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을 더욱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반면, 독일 메르켈 수상은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은 일종의 ‘허상(illusion)’이며, 현재 미국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강대국이 부재한 상황 하에서 유럽연합은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독일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주독일 미군 감축 계획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향후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유럽연합은 여전히 미국에 의존한 다자간 안보협력체를 유지하며 유럽연합의 독자적 전략적 자율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프랑스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은 ‘미국이 변화된(a changed United States)’ 현 상황 하에 유럽연합이 미국에게 과거와 같이 안보를 의존할 이유가 없다면서 대표적 사례로 미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대응 실책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안보 전문가들은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고 과거 유럽연합 내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부담하였던 분야를 덜어내면서 자국 방어만을 위한 국방정책으로 오히려 국방비 감축을 지향하는 점도 이번 프랑스와 독일 간 의견에 작용하였다면서 근본적으로 2017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원인이 되었으나, 이제는 과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인이 이끌 새로운 행정부가 이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하였다.

하지만 대부분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팀 성향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 이전의 미국으로 되돌아가기보다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이어가면서 부분적으로 수정 및 보완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유럽연합과 나토에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에 대해 이견을 나타내는 프랑스와 독일 간 언쟁(squabble)은 미국의 장기적인 유럽연합에 대한 안보공약이 불확실한 상황하에 향후 유럽연합이 독자적 방위능력, 유럽지향적 방위산업 육성 그리고 유럽만이 보유한 독특한 군사과학기술 등에 대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과거와 같이 유럽연합이 미국의 안보공약에 크게 의존하기 보다, 이제는 유럽연합과 미국 간 상호보완적 안보협력 관계를 지향해야 하며 이를 위한 프랑스와 독일 간 유럽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에 대한 논쟁은 매우 건설적인 논쟁이라고 전망하였다.

궁극적으로 안보 전문가들은 아직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행정부의 동맹 강화 기조와 외교적 원칙이 미정인 상황에 유럽연합이 대서양주의(Atlanticist)와 유럽주의(Europeanist) 간 심각한 안보 논쟁을 하고 있다며, 이는 유럽 이외의 지역으로도 확산될 가능성까지 보인다고 전망하였다.

※ 약어 해설
- 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 EUISS: European Union Institute for Security Studies
- CARD: Corrdinated Annual Review on Defence
- PESCO: Permanent Structure Cooperation
- EDF: European Defence Fund
- CDP: Capability Development Plan
- EDA: European Defence Agency

* 출처: European Union Institute for Security Studies November June 3, 2020; Atlantic Council, July 6, 2020;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November 26, 2020, p.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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