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기고] ‘뉴 노멀 시대’ 병영생활상담의 변화

입력 2020. 10. 15   14:46
업데이트 2020. 10. 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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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공군1방공유도탄여단·병영생활전문상담관
박성준 공군1방공유도탄여단·병영생활전문상담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이 장기화되면서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감염 예방을 위한 언택트(Untact·비대면) 서비스가 ‘뉴 노멀(new normal)’로 대두하고 있다. 의료·교육·산업 등 모든 분야가 비대면을 추구하고 있으며 정신건강 분야 또한 예외는 아니다.

2020년 상반기 대구·경북 지역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뉴스에서 연일 호흡기 감염병의 위험성과 확진자 수 증가가 보도되면서 장병들에게도 큰 심리적 변화가 발생했다. 일명 ‘코로나 블루’를 겪는 것이다. 장병들은 이제껏 경험한 적 없었던 감염병에 대한 불안과 미디어를 통한 간접외상, 그리고 격리로 인한 고립감으로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복무 적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모든 병이 미리 예방하고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듯, 마음의 병도 심리적 방역이 매우 중요하다. 군 내 정신건강 분야의 전문가로서 “선제적인 심리방역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비대면을 통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병들을 우선 식별하고 중재할 수 있는 ‘코로나19 심리방역을 위한 마음백신(이하 마음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

마음백신은 장병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우울, 불안,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간접외상 등 다양한 질문에 직접 응답하는 표준화된 심리검사로 구성돼 있으며 심리상태에 따라 고위험군, 잠재적 위험군, 정상군으로 분류하거나 위험요인에 따라 전입 신병, 초급간부, 격리자 등으로 재분류된다. 실제로 1여단은 마음백신 프로그램으로 병사·간부 구분 없이 짧은 시간 내에 사고 우려자를 식별하고 심리변화에 진솔하게 응답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해 심리적 취약계층이 많이 줄어들었다.

또한 최근에는 ‘제1방공유도탄여단 병영생활상담실’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 정신건강과 관련된 정보교류를 강화해 비대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채널에는 출장상담 일정과 정신건강과 관련된 부대 행사 및 교육 정보를 게재해 장병들이 자신에게 맞는 상담방법 및 심리검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사피엔스』를 쓴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완벽히 바꿔놓았다. 언택트 시대는 내가 몸담은 상담 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기존의 대면 상담에서 벗어나 익명이 보장되는 비대면 상담으로 전환하게 되면 상담실 문턱은 낮아지고 장병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은 마음백신 프로그램, 카카오 채널 같은 단순한 형태의 상담만 존재하지만, 앞으로는 더 다양한 비대면 상담 프로그램이 개발돼 뉴 노멀 시대 또 다른 희망의 창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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