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선 국방광장] 기갑병과 이야기

입력 2020. 10. 07   15:54
업데이트 2020. 10. 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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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태 선 
육군기계화학교·중령
채 태 선 육군기계화학교·중령
우리 군이 ‘기갑(機甲)’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48년 1월 1일 경기도 수색에서 당시 미군의 M8 차륜형장갑차 27대를 인수해 수색대를 창설하면서부터다. 이후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동시에 국군이 창설되면서 1948년 11월 30일 국군조직법에 의거해 육군의 병종을 보병, 기병, 포병, 기갑병, 공병, 통신병, 헌병 등 9개 병과로 분류했다. 그렇게 육군의 핵심 전투병과 중 하나로 기갑병과가 탄생했다.

병과 창설 초기 기갑병과 휘장은 당시 미군의 병과휘장과 동일한 형태로, 과거 기병장교가 착용하던 기병용 칼 ‘사브르’를 교차한 위에 M26 전차가 추가된 형태였다. 1973년 10월 4일 대통령령 제684호에 의거, 공세기동의 성격을 지닌 기병(騎兵)의 전통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아 보병 휘장 위에 말발굽을 추가한 형태로 개정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50년 6월, 적의 기습공격 앞에 단 한 대의 전차도 없이 오로지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굳은 의지 하나만으로 버텨내야 했던 우리 군은 전쟁 기간 중 전차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같은 해 11월, 미군으로부터 인수한 M36 전차 6대를 기반으로 경남 동래에 위치한 육군종합학교 내에 전차과를 신설해 전차병을 양성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전차교육대를 거쳐 1953년 5월 15일에 육군기갑학교가 창설됐다.

아울러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0월 5일, 한국군 최초의 전차부대인 제51·52전차중대 창설을 시작으로 9개 전차중대가 창설됐다. 이어 1953년에는 이들 전차중대를 바탕으로 제1·2·3전차대대가 창설돼 한반도 전장 곳곳을 누비며 눈부신 전공을 거둠으로써 조국 수호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2002년 10월 26일, 육군은 한국군 최초의 기갑전투부대인 제51·52전차중대가 창설된 날을 기념해 1951년 10월 5일을 기갑병과 창설일로 제정했으며 올해가 69주년이다.

6·25전쟁 이후 기갑병과는 1968년 4월 1일 제1·2기갑여단을 창설했으며, 이어서 1973년 3월 21일에는 수도사단이 파월 복귀와 동시에 수도기계화보병사단으로 개편돼 세계적인 명품사단으로서 기갑부대의 자존심을 지켜오고 있다. 또한 1983년 4월 1일 동해안경비사령부를 모체로 육군 유일의 기동군단인 제7군단이 창설돼 기갑 및 기계화부대의 중추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듯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기갑병과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1개 기동군단과 6개 기계화보병사단, 5개 기갑여단의 막강한 전력을 갖춘 지상군의 중추로 성장했다. 이제 다시 ‘미래 전장을 주도하는 지상군의 핵심 기동병과’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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