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인터뷰 대행소 (3) 개그전문 채널 ‘보물섬’

입력 2020. 09. 24   16:26
업데이트 2020. 09. 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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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동아리 선·후배 사이…보물섬 첫 시작은 군대”


셋 다 2014년 같은 날 입대
군 생활하며 만든 개그 녹아 있어 

 
유튜버 꿈꾸는 장병이라면
본인만의 콘텐츠 신중하게 찾고
다양한 콘셉트 시도해 보길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확장 꿈
‘개그’ 인식 바꾸는게 최종 목표
우유 뿜기·버킷리스트 시리즈 추천 

  

“아령하세요? 허잇!” 텐션 넘치는 자신들만의 인사 포즈로 국방일보 카메라 앞에 선 개그 전문 채널 ‘보물섬’의 크리에이터 강민석, 이현석, 김동현(왼쪽 부터).  이경원 기자
“아령하세요? 허잇!” 텐션 넘치는 자신들만의 인사 포즈로 국방일보 카메라 앞에 선 개그 전문 채널 ‘보물섬’의 크리에이터 강민석, 이현석, 김동현(왼쪽 부터). 이경원 기자

프랑스 극작가 빅토르 위고(1802-1885)는 ‘웃음은 사람의 얼굴에서 겨울을 몰아내는 태양과도 같다’고 했다. 그뿐인가. 웃는 얼굴에 침 못 뱉고, 웃음 만큼 효과가 확실한 보약도 없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복을 불러들이는 통로라고도 했다. 이처럼 전지전능한 웃음을 무기로 173만 구독자를 사로잡은 개그 크리에이터 3인방이 있다. 채널 ‘보물섬’의 이현석(29), 강민석(28), 김동현(28)이다. 영상 속 모습 그대로 유쾌하고 가식 없지만, 개그 욕심만큼은 양보를 모르는 세 사람을 최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뼈그맨(뼛 속까지 개그맨)’ 이현석.
‘뼈그맨(뼛 속까지 개그맨)’ 이현석.

 ‘차세대  MC 꿈나무’ 김동현.
‘차세대 MC 꿈나무’ 김동현.

 ‘성대모사의 달인’ 강민석.
‘성대모사의 달인’ 강민석.



- 첫 번째 인터뷰어 최민식 해병병장

Q. 유튜버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대학 개그동아리에서 선·후배로 만났는데 처음부터 개그 코드가 잘 통했어요. 동아리 엠티서 셋이 ‘도원결의’하고 개그를 함께 하기로 했죠. 그러다 현석 형이 영상 크리에이터 활동을 제안했는데, 사실 처음엔 반대했어요. 1년에 한 번 있는 개그 공채 시험 준비해야지 무슨 크리에이터냐고. 그때 형이 “만들어진 무대에 서지만 말고, 우리가 무대를 만들어보자”는 말에 설득돼 도전하게 됐어요. 그게 2016년 일이에요. (강민석, 이하 ‘강’)

Q. 채널명 ‘보물섬’의 의미는?

채널 이름은 군대랑 인연이 깊어요. 저랑 동현이가 육군5사단 GOP에서 군 복무할 때, 부대 장기자랑 시간에 팀 이름을 정해야 했어요. 그때 희망, 도전, 순수의 의미를 담아 ‘보물섬’으로 지었는데, 나중에 채널명으로 가져다 쓰게 됐어요. (강)

Q. 유튜버 하면서 힘든 순간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궁금합니다.

악플 때문에 힘들었어요. 개그 한다고 쉽게 보고, 판단하고, 글로 상처 주는 분들이 계세요. 저희도 사람인지라 아파요. 악플에 반응을 보이거나 어떻게 해도 일만 키우는 거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다 보면 그분들도 우리 진심을 알고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을 바꿨죠. 힘든 순간을 이겨 내는 건, 결국 본인이 마음을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현석, 이하 ‘이’)

Q. 미래의 유튜버를 꿈꾸는 장병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유용한 팁은?

유튜버에게는 쉽게 가는 길과 어려운 길이 있어요. 쉽게 가는 길은 잘되는 유튜버 따라 하면 됩니다. 초기에 구독자 들어오고, 쭉쭉 갈 것 같지만, 금방 막히는 순간이 옵니다. 본인이 스스로 해결할 힘이 없으니까요. 어렵고 오래 걸리더라도 본인만의 콘텐츠를 찾고,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해 보시길 바라요. (이)

콘텐츠 연구는 신중하게! 영상 업로드는 빨리 그리고 대량으로! 유튜브도 이제는 레드오션이에요. 재밌는 영상도 쉽게 묻혀 버리거든요. (김동현, 이하 ‘김’)


-두 번째 인터뷰어 권용진 육군상병

Q.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일주일에 2회 업로드를 목표로 하고 있고요. 콘텐츠는 본인이 혼자 짜서 기획할 때도 있고, 모여서 같이 구상할 때도 있고 그때그때 다릅니다! 영상 편집은 편집자가 하고 있고, 영상 초본 나오면 다 같이 아이디어 보태서 완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Q. 유튜버로서 앞으로의 꿈은?

단기적으로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보물섬의 콘텐츠를 유튜브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확장해 보는 거요. 장기적으로는 인지도 향상에 머무르지 않고 개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이)


-세 번째 인터뷰어 김대현 육군상병

Q. 요즘 개인적으로 어떤 고민을 하는지.

제가 작곡도 하고, 보물섬 개그도 하면서 나름 일상을 알차게 꾸려나갔는데,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상의 밸런스가 깨져서 어떻게 다시 돌려놓을지 고민이에요. (강)

다이어트요. 개그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상당하다 보니 촬영 끝나면 많이 피곤해요. 그렇게 그냥 밥 먹고, 운동이 부족하다 보니 살이…. (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인해 그게 쉽지가 않아요. (김)


-네 번째 인터뷰어 송현숙 기자 추가 질문

Q. 세 분 군 생활이 궁금합니다.

셋 다 입대일이 2014년 6월 3일에요. 저랑 민석이는 동반 입대해 육군5사단 고대산표범연대 통일대대 GOP에서 K3 사수로 복무했어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던 여름날 철책 점검하던 순간들, 혹한기 훈련 때 영화 20도 아래인 산속에서 야외 취침하던 날, 50㎞ 행군 마치고 전우들과 “해냈다”며 기뻐하던 순간도 어제 일 같아요. 당시 행정보급관이시던 이정선 원사님과 소대장이셨던 박현진 소령님, 소대원들과는 지금도 연락하는 소중한 인연이랍니다. (김)

저는 육군2군수지원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소형차 운전병으로 만기 전역했어요. 장롱 면허로 입대했다가 군에서 배운 운전 매너 덕분에, 요즘도 안전 운전만큼은 자신 있어요. (이)

Q. 유튜버 활동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항상 행복하지만 “힘들었는데, 보물섬 콘텐츠 보는 순간 아픔 잊고 행복해졌다. 앞으로도 많은 웃음 부탁한다”는 구독자들의 목소리를 접할 때 우리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해요. (김, 이, 강)

Q. 신입 구독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 3개를 꼽는다면.

700개가 넘는 콘텐츠 중에, 저는 우유 뿜기 대결 시리즈요. 3탄까지 있어요. (이)

버킷리스트 시리즈요. 각자 원하는 걸 이루는 건데, 과정이 쉽지 않았겠다는 감이 오시죠? (강)

민석이 참교육 영상 중, 밤낮이 바뀌어서 오케스트라 불러서 깨운 거요. (김)

Q. 후배 군 장병에게 한 말씀.

보물섬의 첫 시작은 군대에요. 군에서 생각하고 짰던 개그들이 모두 녹아 있어요. 전역하고선 인형 탈 아르바이트, 돌잔치 아르바이트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그런데 그게 다 개그 소재가 되고 원동력이 됐듯, 지금 여러분이 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사회에서 열매가 돼 돌아올 겁니다. (김)

저도 군에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 고민이 헛되지 않도록 군에서 배웠던 것들, 특히 책임감, 의지, 자신감 등을 믿고 하고 싶은 일 쭉 밀고 나가시길 바라요. (강)

군에서 개인정비 시간에 저희 보물섬 봐주셔서 감동이에요. 군 장병분들께 재미있는 영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인터뷰 대행 한 줄 일기

무더운 여름, 인형 탈 쓰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꿈만은 놓지 않았던 세 청춘! 그들 안에 있는 보물섬을 보았다. ‘도전정신’이라는 보물이 가득한….


송현숙 기자 < rokaw@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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