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몸매 관리를 위해 하는 운동 가운데 PT라고 일컫는 필라테스가 있다. 필라테스는 자세교정으로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잘못된 습관으로 발생하는 통증을 없애준다. 그런데 이 운동이 누구에 의해 어떠한 연유로 개발됐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필라테스(Pilates)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 포로수용소에 감금돼 있던 요제프 필라테스(Joseph Pilates, 1880∼1967)가 개발해 자신의 이름을 붙인 근육 강화 운동이다.
언뜻 보면 필라테스와 헬스가 비슷해 구별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헬스는 보디빌딩, 근력운동으로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강도로 운동하며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단련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에 반해 필라테스는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동시에 진행한다. 필라테스는 뼈와 관절을 보호하는 근육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체형교정에 도움이 되고 재활 운동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면 필라테스가 어떻게 이 운동을 개발했는지 역사적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요제프 필라테스는 어릴 때부터 류머티즘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앓으면서 통증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10대부터 보디빌딩, 요가 등 다양한 스포츠를 배웠으며 체력 향상과 인체 구조 등에 관심을 쏟았다. 그러다가 1883년 영국으로 이민 가서 경찰에게 호신술을 가르쳐 주는 일을 하던 도중 1차 대전이 발발한다. 독일인이었던 그는 전쟁 여파로 영국 랭커스터 수용소에 억류된다.
이때부터 그의 삶에 ‘필라테스(PT)’가 자리하게 된다. 그는 수용소 안에서 건강과 보디빌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매트 운동을 기초로 한 컨디셔닝 회복 프로그램을 고안했는데 수용소 안에 있던 다른 수용자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유행하면서 세계인구의 5분의 1이 감염돼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 반면 수용소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요제프 필라테스가 고안한 운동에 참여, 건강한 생활을 유지함으로써 효과를 자연스럽게 입증받았다.
요제프 필라테스는 1차 대전이 끝날 무렵 다친 사람들의 재활 치료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그는 좁은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침대 끝에 스프링을 매달아 그 저항력으로 환자들이 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캐딜락(cadillac)과 유니버설 리포머(universal reformer) 라는 필라테스 기구를 고안하는 계기가 된다.
이후 필라테스는 그의 운동법을 체계화하고 조직화해 대중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했다. 전쟁이 끝난 후 독일 함부르크로 돌아온 그는 명상 등 전인적 치료에 관심을 두었고 1934년 『당신의 건강(your health)』이라는 책을 출간해 건강에 관한 생각을 피력했다.
20세기 초반 포로수용소에서 전쟁포로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필라테스는 오늘날 방송을 통해 널리 소개되면서 무용수들뿐만 아니라 체육인, 일반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필라테스는 21세기 현대인의 몸매 관리와 통증 해소,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