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차섭 독자마당] 교수력 개선 위한 수업컨설팅

입력 2020. 09. 16   15:51
업데이트 2020. 09. 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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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차 섭
해군교육사령부 교육훈련부·군무실무관
우 차 섭 해군교육사령부 교육훈련부·군무실무관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마치 요즘 유행하는 ‘부캐릭터’인 양 나인 듯 내가 아닌 낯선 목소리는 어색하기만 했을 것이다. 영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이기에 더욱 생소하고 껄끄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면 현상을 더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더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다.

해군교육사령부 교관역량개발실에서는 그런 관점에서 교관의 수업 역량 향상을 위해 수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1월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65명이 컨설팅을 받았다. 민간대학교에서는 교수력 향상을 위해 수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해군에서는 그동안 교수력 개선을 위한 컨설팅이 없어 교육현장의 어려움에 대한 문제 해결 기회가 없었다. 수업 컨설팅은 촬영된 실제 강의 장면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해 강의 개선에 필요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절차는 사전 인터뷰 - 수업 촬영 - 영상편집 - 자가진단 - 총평서 작성 순이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수업 컨설팅 참여 취지와 수업 진행 시 어려운 점 등을 확인하고, 수업 컨설팅 담당자가 시작 10분 전에 입실해 수업 환경, 교관과 학습자 간 유대관계 등을 파악하며 실제 수업을 촬영한다. 이후 주요 특징을 중심으로 수업 동영상을 약 20분 내외로 편집해 교관에게 전달한다. 편집 영상을 통해 교관은 자가진단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며 스스로 성찰할 수 있다.

수업 컨설팅 담당자는 영상 내용과 자가진단 체크 리스트 결과를 종합해 총평서를 작성한다. 교관이 느낀 점과 제3자의 관찰 내용을 비교하기 위해 단편적인 평가보다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전문서적, 티칭 팁(Teaching Tip)을 제시함으로써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수업 컨설팅의 가장 큰 장점은 스스로 수업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수업 컨설팅 이후 본인 강의 기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체크 리스트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후기는 평소 과장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는데 총평서를 통해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고, 교수법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내용이다.

실천하지 않는 계획은 의미가 없다. 수업계획을 완벽하게 세운 뒤 실천하려 하지 말고 간단하게라도 계획을 세우면 일단 실천하고 계속 수정해 나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고민만 하지 말고 그냥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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