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전(MosaicWarfare), 개념과 시사점

입력 2020. 09. 16   07:20
업데이트 2020. 09. 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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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논단 1818호(한국국방연구원 발행)



박지훈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jhpark@kida.re.kr

윤웅직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yoonwjik@kida.re.kr

모자이크전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기술과 작전개념의 가장 적합한 조합을 찾는 노력의 하나로 모자이크전을 살펴보았다. 군사력의 유연한 구성, 정적인 킬체인에서 동적인 킬웹으로의 전환, 인간과 기계의 협업이 핵심 개념이다. 우리 군에 주는 의미도 작지 않다.



2017년을 전후로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은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을 ‘모자이크전’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하여 대내외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 군도 장기발전 구상을 담은 기획문서에서 모자이크전 개념을 일부 언급하고 있다. 육군은 ‘육군비전 2050’에서 싸우는 방법에 대한 주요한 방향의 하나로, 공군은 ‘Air Force QUANTUM 5.0’에서 미래 지휘통제체계 발전 모습으로 모자이크전과 관련된 역량 구비를 언급하고 있다.

미군이 아직까지 모자이크전을 공식적인 전쟁수행 개념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진지하게 모색하고 검토하는 것은 분명하다. 모자이크전이 나온 배경이 무엇이고 개념과 특성은 어떤지, 기존 전쟁수행 방식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봤다. 무엇보다 우리 군에 주는 의미가 중요할 것이다.

그동안 전쟁수행 방식은 어떻게 변화했나

모자이크전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군의 전쟁수행 방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요인과 단계로 볼 수 있지만, 과학기술과 전쟁수행 방식의 연계 관점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근까지 세 번에 걸쳐 변화한 상쇄전략(Off-set Strategy)을 중심으로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먼저, 1950년대 핵무기와 운반체계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제1차 상쇄전략이다. 제1차 상쇄전략은 아이젠하워 행정부의 뉴룩(New Look) 국방계획으로, 냉전시대 구소련 중심의 공산진영에 대해 대량 보복을 할 수 있는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미 육·해·공군은 경쟁적으로 핵 공격과 방어무기의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대규모의 예산을 투입하여 전력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 기간에 제트기, 유도미사일, 위성, 통합방공체계 등 다양한 신무기체계가 출현했다. 육군은 펜토믹사단, 해군은 핵추진 잠수함, 공군은 미사일 부대를 만드는 등 조직, 규모,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핵무기와 운반체계 기술은 새로운 작전개념과 결합하여 전쟁의 특성과 수행방식을 크게 바꾸었다고 평가받았다. 당시 공군은 ‘단 하나의 무기만 가지고도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고 역설할 정도였다.

다음은 1970년대 컴퓨터와 네트워크기술을 활용한 제2차 상쇄전략이다. 카터 행정부에서 소련의 수적 우위를 미국의 정보기술 우위를 통해 상쇄하기 위해 수립한 전략이다. 이 기간에 미군은 전자장비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감시정찰 자산, 정밀유도무기, 스텔스 항공기, GPS와 같은 우주자산을 주축으로 감시체계와 무기체계를 디지털화하여 통합적으로 운용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육군은 공지전, 해군은 네트워크전, 공군은 하이로우믹스 개념을 발전시켰다. 전자장비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쟁수행 방식으로 볼 수 있다. 해군이 이지스함, 순항미사일 개발을 포함하여 소련의 해상 활동을 감시하고 관련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킨 과정은 이후 미군의 네트워크중심전으로 발전되었다. 1991년 이라크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네트워크중심전은 새로운 전쟁수행방식으로 크게 각광 받았다.

현재는 2010년대 이후 진행 중인 인공지능, 자율체계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제3차 상쇄 전략이다. 2014년 오바마 행정부의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국방혁신 차원에서 미군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작되었는데, 공식명칭은 ‘국방혁신구상(Defense Innovation Initiative)’이다. 제3차 상쇄전략의 배경에는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세계적으로 평준화되고 있어서, 과거와 같이 미국의 월등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군사력 우위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군 현대화를 통해 첨단 전력과 사이버, 전자전 능력의 향상으로 미군의 우위를 잠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군이 새로운 전쟁 수행방식을 모색하는 이유

앞서 말했지만 미군이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을 고민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그동안 누려왔던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가 상실되고 있다는 위기감이다. 2018년에 발간한 국가방위전략 (National Defense Strategy: NDS)에서는 ‘미군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로 원하는 장소, 시점, 방식으로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모든 전장영역에서 경쟁하게 되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더욱이 NDS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권고사항을 제시하는 국가방위전략위원회(NDS Commission)의 보고서에서는 ‘현재의 군사력으로는 향후 국가 간 전쟁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언급할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enter for Strategy and Budget Assessment, CSBA)7)는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을 구상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먼저, 지리적 불리함이다. 이는 반접근/지역거부(Anti-Access, Area-Denial, A2/AD) 전략으로 일컬어지는 러시아와 중국 등 경쟁 강대국(Great Powers)의 ‘Home Field’ 이점을 의미한다. 미군은 그동안 침략국에게 패배를 안기거나, 위협국 정부를 잠재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음을 경고함으로써 분쟁을 억제해 왔으며, 원하는 시점과 장소에 군사력 배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러시아와 중국이 자기 영토의 수백 마일 밖에 있는 미군의 전력을 위협할 수 있는 감시망과 정밀무기 배치에 중점을 두고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분쟁지역으로의 이동이 제한받을 뿐만 아니라, 이동하더라도 이후 충분한 공격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기존 전쟁수행 방식의 변화 없이는 러시아와 중국의 A2/AD 전략에 대응하여 장기적이고 압도적인 군사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이다.

다음은 자원의 제약이다. 최근 미국은 의료, 사회보장 등 법에 따라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예산 (Mandatory Funding)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매년 국회의 승인이 필요한 예산(Discretionary Funding)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국방비가 50%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국방비 중에서 운영유지 비용은 1990년대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병력의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전체적인 군 전력의 감소도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 공군의 항공기 수는 1990년대 4,300대 수준에서 2015년에 2,500대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방에 투입되는 재원, 병력, 전력의 수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자원의 제약을 극복하는 동시에 전력의 효과성을 높여야 하는 고민을 안고 있다.

마지막으로 낡은 형태의 군사력 운용과 건설이다. 현재 미군은 여전히 선형적이고 소모전 기반의 전쟁수행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A2/AD 전략에 대한 미군의 대응은 추가적인 전력과 대응기술을 확보하여 적이 더 이상 전쟁을 지속하지 못할 때까지 전력을 투입하는 기존의 방식에 머물러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이후 미군의 네트워크중심전 수행능력은 작전 효과성을 향상시켜왔으며 이에 대한 의존도는 향후에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경쟁 강대국은 미군의 네트워크기반 작전수행 방식을 이미 알고 있고 대응기술의 확보와 관련 전력을 강화하고 있어서 취약성이 노출된 상태라고 본다. 다른 사례로 핵심적인 전략자산 중의 하나인 F-22 스텔스기를 보자. 수많은 기능을 통합하여 탑재한 최첨단 전력이다. 하지만 비용 문제로 소수만 운용할 뿐만 아니라 플랫폼에 최적화된 상태로 통합성을 추구했기 때문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다른 전력과 연동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F-22는 계약에서 초기 도입까지 약 19년이 소요되었는데, 그 사이 러시아의 대공방공체계는 6세대에 걸쳐 발전하고 있었다는 점도 지적한다. 지금까지의 군사력 운용과 건설방식으로는 강대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모자이크전의 개념이 나왔다. 과학기술과 작전개념의 가장 적합한 조합을 찾는 국가가 미래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전제로, 과거 방식의 연장 선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모자이크전의 주요개념

모자이크전이라는 용어는 2018년 DARPA의 60주년 컨퍼런스를 전후로 이곳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 6개의 부서(Technical Office) 중 하나인 전략기술실(Strategic Technology Office, ST O)에서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용어 자체는 새롭게 등장했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강대국과의 경쟁양상의 변화, 3차 상쇄전략인 국방혁신구상 등과 연계한 다양한 기술의 개발 과정에서 식별된 전쟁수행 방식을 새롭게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DARPA에서는 모자이크전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기초 및 응용연구를 수행해오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모자이크전 개념의 발전과 기존 전쟁수행 방식과의 비교 등을 위해 민간 연구기관에 프로젝트를 부여하고 있다. 모자이크전의 개념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DARPA의 발표자료, 개념연구 보고서를 비롯해 공개된 기사나 인터뷰를 통해 그 모습을 대강 들여다볼 수 있다.

모자이크전의 개념은 <표 2>에서 보는 것처럼 여러 곳에서 정의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 발간된 CSBA의 보고서에서 “인간지휘(Human command)-기계통제(Machine Control)를 활용하여 신속한 구성과 재구성이 가능하고 보다 분산된 전력(Disaggregated Force)으로 미군에게는 적응성(Adaptability)과 유연성(Flexibility)을 주는 반면에 적에게는 복잡성(Complex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을 부과하는 전쟁수행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러 기관의 다양한 정의에 담긴 공통적인 특성을 뽑아보면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신속하게 구성 또는 재구성이 가능한 군사력이다. 기존의 군사력은 대규모의 전력을 패키지로 구성하여 운용함에 따라 유연성이 제한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고가의 첨단 무기체계의 경우 정교한 통합성으로 인해 오히려 새로운 기술의 접목이나 타 무기체계와의 연동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모자이크전에서는 기존의 무기체계를 포함하여 작은 규모로 분산된 전력을 유연하게 결합하여 지휘관에게 다양한 대안을 제공함으로써 아군의 적응 능력(Adaptability)을 향상시키고, 적에게는 대응의 복잡성을 부과함으로써 의사결정을 지연시킬 것을 강조한다.

다음으로 킬체인(Kill Chain)12)에서 킬웹(Kill Web)으로의 전환이다. 기존 네트워크중심의 킬 체인은 정적인 방식인데, 적이 이미 해당 작전개념을 인식하고 무력화하기 위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 하나의 연결고리가 끊어질 경우 위험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저가의 단일기능과 다수전력으로 구성된 요소들로 의사결정 중심의 동적인 킬웹을 구성하여 높은 수준의 복잡성과 전략적 기동을 통해 작전효과를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하나의 노드가 무력화되더라도 작전운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중심의 지휘통제에서 인간지휘-기계통제로의 변화이다. 이것이 이전의 전쟁수행 방식과 가장 차별화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전쟁수행 방식에 있어서 군사작전 계획은 주로 인간의 능력에 기초를 두고 있다. 주어진 임무에 대한 방책의 마련은 그동안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모자이크전에서는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적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계적 능력을 강조한다. 앞서 기술한 작은 규모의 분산된 전력의 구성과 재구성, 킬웹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같은 기계의 능력을 활용해야 구현 이 가능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방식과 다른점은

모자이크전 개념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네트워크중심전 또는 미 육군이 새로운 작전개념으로 제시한 다영역동시통합작전(Multi-Domain Operation, MDO)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 네트워크중심전은 모든 전력이 복합체계(System of Systems)로서 정교하게 통합되고 상호 연동되는 방식이다. 네트워크중심전 환경에서 지휘관은 광범위한 작전지역에 대해 제한 없는 상황인식을 하고, 모든 전력이 항상 높은 수준으로 연결된다는 가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적이 네트워크화된 전력에 대한 전자전 공격, 대 감시정찰을 감행할 경우 지휘관의 상황인 식과 통제능력은 현저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모자이크전 개념에서는 이러한 네트워크 연결성에 혼란과 단절이 발생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가정하고 접근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분산된 형태의 전력, 동적인 네트워크의 구성과 재구성, 인공지능 등 기계적 능력을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이며, 이것이 네트워크중심전과의 차이라고 CSBA 보고서에서 설명하고 있다.

MDO도 다양한 전력을 분산하여 운용하는 기본적인 개념은 모자이크전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MDO에서는 여전히 인간기반의 능력을 기초로 작전을 기획하는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교리와 전술 및 전력구조 측면에서 MDO의 혁신적인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모자이크전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계화된 툴을 기반으로 전력 구성의 복잡성을 자동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DARPA가 모자이크전 개념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퍼즐과 모자이크의 비유는 매우 직관적인데, <표 3>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퍼즐은 서로 다른 형태의 조각들이 모여 전체적인 모습이 이루어지는데, 하나의 조각이 없으면 전체모양이 구성되지 못하고 대체하기도 어렵다. 기존 군사력의 모습으로 표현하면 조각들은 첨단 무기체계와 정보 네트워크로 정교하게 설계된 전력이 고, 하나의 전력이 상실될 경우 이를 대체하기도 어렵고 군사력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군사력의 모습은 선형적이고 정적이며 네트워크의 형태도 대규모의 복합체계로 구성된 킬체인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반면 모자이크는 표준화된 타일들이 모여 전체 모습을 구성하지만 몇 개의 타일이 없어도 전체 그림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으며 대체도 용이하다. 새로운 군사력의 모습으로 표현하면 작은 단위의 분산된 전력들이 상황에 맞게 구성과 재구성이 가능하며, 즉흥적이고 동적인 킬웹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군에 주는 의미

과거 네트워크중심전과 같은 새로운 전쟁수행 개념이 등장할 때는 언제나 긍정적인 평가와 비판이 공존해왔다. 지금까지 소개한 모자이크전 개념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구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 분산된 전력의 통합적 구성과 운영에 대한 각 군의 회의적인 시각, 네트워크중심전이나 전 영역 동시통합작전과 같은 이미 추진 중인 개념과의 유사성, 우리 군의 현실과는 맞지 않거나 단기적인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비판적 논의는 언제나 필요하다. 앞으로 이러한 비판을 극복하지 못하면 실현되지 못한 하나의 개념으로만 남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군이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을 검토하게 된 배경이나 필요성과 연계하여, 우리 군에게 주는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그 자체로도 가치 있는 일이다.

먼저, 군사력 운용과 건설 측면에서다. 미군은 러시아, 중국 등 경쟁국에 대한 지리적 제약 등 새로운 안보환경으로 인해 기존의 전쟁수행 방식으로는 효과적인 군사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의 안보환경도 북한뿐만 아니라 주변국과의 분쟁 가능성 등 위협의 양상이 갈수록 다변화되고 있다. 특정할 수는 없지만 과거와는 크게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군사력의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보다 효율적인 건설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을 모색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음으로 국방여건의 변화다. 미군이 전쟁방식의 변화를 모색한 이유 중 하나는 국방비 증액의 어려움, 전력과 병력규모의 지속적인 감소 등 자원의 제약이다. 우리 군도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병력자원의 부족, 국가 잠재성장률의 점진적 하락으로 인한 국방재원의 제약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개념적 대안으로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인 발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다. 미군의 상쇄전략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작전개념 또는 새롭게 싸우는 방식과 연계하여 검토할 때 군사적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리 군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관련 기술을 군에 도입하기 위해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자이크전에서 다루고 있는 작전개념과 기술의 연계 방식을 잘 들여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군이 모자이크전을 하나의 전쟁수행 개념으로 인식하고 발전시킬 경우 변화가 필요한 요소는 상당히 광범위하다. 언뜻 생각나는 것만 해도 합참과 각 군의 기능과 구조, 교육 및 훈련체계, 예산의 확보와 배분방식, 획득절차, 군사력 운용과 건설 방향 등인데, 결국 군 전반을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에 맞게 변화시켜야 할지 모른다. 물론 위와 같은 변화는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의 규모, 복잡성, 내부저항, 소요시간, 기존 진행 사업 등을 고려할 때 한꺼번에 달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도 있고, 큰 것을 먼저 해결하고 작은 것을 챙기는 방식을 사용할 수도 있다. 무엇이 됐든 중요한 것은 변화가 혁신에 가까운 것이라면 이를 완성해 가는 방식도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노력과 성과가 있었지만 모자이크전과 같은 혁신적인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자세만으로도 일단은 충분하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본 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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