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mm 쌍열 자동포 노봉

입력 2020. 07. 17   09:09
업데이트 2020. 08.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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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에 탑재된 40mm 함포 노봉. 국방일보DB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에 탑재된 40mm 함포 노봉. 국방일보DB

국산 중구경 함포 40L/70K(T) 40mm 쌍열 자동 기관포 노봉(露蜂)은 1990년대 초 해군이 새롭게 건조·취역시킬 함정에 국내 고유 모델의 함포를 탑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방과학연구소에 의해 국내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된 함포이다. 


노봉은 함정의 대(對)항공기 방어, 대(對)미사일 방어 및 함대함 교전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 되었다. 탄약은 고폭소이 예광탄, 성형파편 고폭탄, 연습 예광탄, 철갑 예광탄 등 다양한 종류를 표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탄통은 8층으로서 좌우 각각 384발씩 모두 768발을 저장할 수 있다. 


방호물은 EMI 차폐를 위해 특수소재로 설계되어 있으며, 구조물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어 가볍고 해수의 부식에 대한 저항력이 높다. 순수한 국내 개발 장비로서 완벽한 종합군수지원 체계를 구축하여 신속하고 조직적인 지원활동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함포 분야의 연구개발은 1970년대 해군 고속정에 탑재된 20㎜ 쌍열 함포의 구동장치를 개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 이후 1980년대 20㎜ 발칸포 함정화 사업, 40㎜ L/60 쌍열 함포 체계개량 사업 등을 통해 그 기반을 다지고 역량을 키워왔다.


해군이 1980년대 신형 호위함(FF)과 초계함(PCC), 중형 고속정(PKM) 등의 전투 함정을 국내에서 건조해 취역시킬 당시 이 함정들에 주요 무장으로 이탈리아 브레다사(社)의 40㎜/L70 함포를 도입·탑재하고 있었다. 


이때 그동안의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부포 수준의 함포를 국내 기술력으로 연구개발해 탑재하자는 사업계획도 수립되고 있었다. 하지만 선진국의 우수한 함포체계가 자리를 굳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술력으로 동급(구경 40mm)의 함포를 개발하겠다는 사업계획은 승인 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에서 개발한 장비는 추후 국내 정비 및 후속 군수지원이 용이한 것 등 장점이 많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져 1988년 7월 개발이 시작됐다. 


당시 해군의 요구는 ‘사수가 함포 안에서 포를 작동시킬 수 있는 40㎜ 단열 함포’와 ‘사수 없이 사격통제장치로 원격 운용되는 40㎜ 쌍열 함포’를 동시에 개발하는 것이었다. 선행개발 과정에서 40㎜ 단열 함포는 PKM용으로는 너무 무겁고, 전력화 시기를 충족할 수 없어 해외에서 도입하는 것으로 획득 정책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전력화를 목표로 하는 실용개발에서는 40㎜ 쌍열 함포만 개발하게 됐다. 


함포의 핵심기술로는 포열장치 소재 및 강선 설계, 디지털 서보를 이용한 정밀구동제어 등이 있는데, 특히 개발 당시 선진기술로 분류됐던 디지털 제어기술은 순전히 국방과학연구소(ADD)의 노력으로 해결됐다. 그뿐만 아니라 포가장치, 구동장치, 급탄장치, 사격통제장치 및 함 운동 보상을 위한 안정화 기술 등을 구현하기 위해 연구원들이 치열하게 노력해 중구경 함포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노봉으로 불리는 함포가 바로 이것이다. 


노봉은 기관포를 비롯  급탄·발사·구동을 수행하는 포탑, 함포 제어 장치, 함정의 제한된 전원 공급력을 확대하는 회전변환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호위함이나 초계함, 고속정에 탑재되며 사격통제장치와 연동, 원격으로 조종된다. 


고속 발사가 가능하며 높은 기동성을 보유해 근거리에서 공격하는 전투기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대함 공격도 가능하다. 함포로서의 능력과 함께 제한적인 근접방어무기로도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 


유효 사거리는 대공 4㎞, 대함 6㎞이며, ADD가 개발한 탄도계산기법을 적용해 높은 명중률을 자랑한다.  분당 발사율은 620발(310발/포신당)이며, 수상 및 지상 표적과 공중 표적에 대응할 수 있다. 상비탄약으로 약 760발이 적재돼있어 탄약 재공급 없이 10회 이상 적과 교전이 가능하다. 또 제어장치에서 함포를 통제하는 부분은 최신 전자기술이 적용돼 음속의 2배 속도로 공격해오는 표적도 대응할 수 있다.  


● 노봉은 무슨 뜻? 


함포에 붙인 ‘노봉’이라는 명칭은 장수말벌을 뜻하는 ‘노봉(露蜂, 학명 Vespa)’에서 따왔다. 아시아에 서식하는 벌 중에서 가장 큰 노봉은 독성과 공격력이 강해서 벌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두려워하는 곤충이다. 양봉은 한번 벌침을 쏘면 죽게 되지만 노봉은 여러 번 벌침을 쏘아도 죽지 않는다. 40㎜ 국산 함포도 이러한 노봉과 같이 적이 두려워하는 존재로서 역할을 담당하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명명하게 됐다. 


■ 국방일보 기사 원문 

    2015년 1월 21일자

    말벌처럼 빠르게 … 분당 620발로 타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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