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숙 독자마당] 우리는 모두 전사(Warrior)다!

입력 2020. 02. 05   15:39
업데이트 2020. 02. 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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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은 숙 
(예)육군중령·폭력예방통합교육 전문강사
양 은 숙 (예)육군중령·폭력예방통합교육 전문강사

현미경으로 보면 뾰족하고 삐죽삐죽한 생김새가 왕관과 비슷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며 최대 관심사가 되었다.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은 1~2주가 확산 여부를 가르는 고비가 될 것이라고 한다.

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태 초기 유행부터 선제 대응하고 있다. ‘군 병원 응급실 감시체계’를 24시간 강화해 감염병을 모니터링하고, 호흡기질환 예방교육과 발열환자 관리지침 강조, 부대 장병 개개인의 위생과 출입하는 면회객들의 마스크 착용 등 예방과 동참이 중요하다.

지난달 27일 감염증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됨에 따라 선별진료소와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운영하고, 정부 검역지원활동 등 군 의료 요원들이 위기대응 조치 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에 임하고 있을 전우들께 진심을 담아 응원한다. 2015년 메르스와의 전쟁터에서 방호복을 입고 환자 간호에 매진해 주었던 후배들이 국민의 생명과 일상을 보호하는 오늘의 이 전투에서 승리하리라 믿는다.

돌아보면 2015년 초여름, 군 의료지원단으로 대청병원에서 0.08㎛의 작은 바이러스(메르스)와 벌인 사투는 참으로 뜨겁고 치열한 실전이었다.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하고 숨 쉬는 것부터 간단치 않은 상태로 1인 격리실의 환자를 돌보는 일은 고되고 힘들었다. 땀에 젖은 방호복을 벗고 생수 한 병 마시고, 또 방호복을 입는 후배들을 볼 때 마음이 아팠다.

불투명한 상황과 과도한 공포, 악화된 여론, 긴박한 의료현장에서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단지 바이러스만이 아니었다. 평소 제대로 지켜야 할 기본과 절차들이 어디선가 생략되거나 건너뛰어서 메르스 같은 사태가 생기게 된다. 위기를 잘 수습하려면 현장에서 해결하도록 많은 부분을 위임해야 하는데, 오히려 관습대로 절차를 강조해서 절호의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서로 소통하지 않아 악화되고, 불통이 만드는 불안과 오해들과도 싸워야 했었다.

〈메르스 백서〉를 다시 읽는다. 우리는 평소 준비하고 훈련한 대로 싸웠었다. 컨트롤 타워인 의무사령부 대응반으로 날마다 현장의 일들이 보고되고, 조율되고, 각 기능이 협업해 실시간에 필요한 지원들이 적시에 이루어졌고, 그 모든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군은 지금까지 신종플루·에볼라·메르스 등 감염병 발생 시 전문화된 인력과 장비·시설을 투입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개인위생과 부대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공감이 필요하다.

위로와 존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품격 높은 성숙한 시민인 우리는 모두 전사(Warrio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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