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억 독자마당] 인공지능과 올곧음

입력 2020. 01. 29   16:24
업데이트 2020. 01. 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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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억 공군보라매리더십센터 전문연구원
임기억 공군보라매리더십센터 전문연구원

미 공군의 핵심가치 중에는 ‘인테그리티 퍼스트(Integrity First)’가 있다고 한다. 사전을 보면 Integrity는 진실성·청렴·고결함·도덕성 등으로 나오는데, 나는 ‘올곧음’으로 이해하고 싶다. 올곧음은 ‘마음이나 정신상태 따위가 바르고 곧음’이라는 뜻이다. 미 공군이 올곧음이라는 Integrity를 핵심가치로 정한 이유는 뭘까?

과학기술윤리라는 말이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생기는 군사무기·환경오염 등과 같은 수많은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과학자들의 책임의식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최첨단 과학기술로 제작된 무기체계를 운용하는 미 공군이 ‘올곧다’라는 뜻의 Integrity를 핵심가치로 정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적절해 보인다.

일찍이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는 ‘국가를 망하게 하는 7가지 사회악’ 중 하나로 ‘인간성 없는 과학’을 주장한 바 있다. 무릇 과학은 인간의 행복을 위한 것에 활용되어야지, 자칫 과학이 오용되거나 남용되어 인간을 해치는 흉기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촉구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핵심가치의 영향이었을까? 2018년 미국 주요 기관과 조직에 대한 신뢰도 평가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신뢰하는 조직으로 군(軍)을 꼽았다고 한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혁신 강군’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 군에 미군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2019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에서 국방부는 전년도의 4등급에 비해 한 계단 나아진 3등급이었지만, 그리 만족스럽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2018년 12월 전군지휘관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강조한 바 있듯이,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군에서 우리 군으로 가져온 뒤에도 한미연합사령부를 우리가 주도하고 지휘할 수 있는 준비 차원에서도 국민 신뢰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군도 올곧다는 의미의 Integrity에 대한 관심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우리 군도 첨단과학기술의 무기체계를 관리·운용하고 있는 만큼 ‘누가 보지 않더라도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신뢰’받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곳곳에서 파괴적인 혁신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두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첨단무기체계를 다룰 군인에게 Integrity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한다.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우리 군에 Integrity의 군사문화가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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