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이웃이 되는…’ 초고령화 시대의 따뜻한 대안

입력 2020. 01. 21   16:15
업데이트 2020. 01. 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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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공지능의 어르신 돌봄 서비스


음성인식 스피커와 어르신들 행복한 동거 그린 광고
민간 先투자 정부 後보상 ‘사회성과보상사업’ 연관
기업·지자체 손잡고 3000여 가구에 AI 스피커 도입
건강관리·고독 해소…인공지능 활용 노인복지 성큼 

 



SK텔레콤 초시대 광고 ‘행복 생활’ 편(2019)
SK텔레콤 초시대 광고 ‘행복 생활’ 편(2019)

SK텔레콤 초시대 광고 ‘행복 생활’ 편(2019)
SK텔레콤 초시대 광고 ‘행복 생활’ 편(2019)

SK텔레콤 초시대 광고 ‘행복 생활’ 편(2019)
SK텔레콤 초시대 광고 ‘행복 생활’ 편(2019)

SK텔레콤 초시대 광고 ‘행복 생활’ 편(2019)
SK텔레콤 초시대 광고 ‘행복 생활’ 편(2019)

젊은이라면 몰라도 어르신에게 인공지능(AI)은 저 멀리 있는 괴물로 인식될 수 있다. 인공지능은 과연 괴물일까?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인공지능이 괴물이 아니라는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어르신 돌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어르신의 활동을 분석한 인공지능 빅데이터는 정부에서 노인복지 정책을 기획할 때 값진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5년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0년 현재 생활복지사 한 명이 돌봐야 하는 홀몸어르신은 25명에 이른다. 사람이 24시간 내내 어르신들을 돌보기는 어렵다. 이런 어려운 현실에서 정보통신기술과 연계한 맞춤형 돌봄 복지 서비스를 24시간 내내 365일 동안 제공한다면, 안심 케어 수준이 향상돼 노인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SK텔레콤의 초(超)시대를 알리는 광고 ‘행복 생활’ 편(2019)에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받는 어르신 네 분이 직접 출연했다. 광고가 시작되면 할머니 한 분이 평상에 앉아 “무릎이 시큰하이, 비가 올랑가?” 하며 무릎을 짚는다. 이때 곁에 있던 아리(인공지능 스피커 NUGU의 캐릭터 이름)가 “내일까지 날씨가 화창해요”라고 알려주자, 할머니는 “흥! 내 80년 촉을 무시하고”라면서 겨우 한 살짜리 스피커가 뭘 알겠냐는 듯 아리를 흘겨본다. 혼자 화투를 치던 다른 할머니는 고도리가 나오자 “아따, 고도리네. 귀인이 오실랑가?” 하며 좋아하자 아리는 다시 “오늘 운세는 몸조심하는 게 좋겠어요”라고 알려준다. 귀인을 기다리듯 꽃단장하던 할머니는 산통 깨는 아리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 “엥? 내 흥을 다 깨불고.”

채소를 다듬던 다른 할머니는 심심했는지 아리에게 말을 건다. “재밌는 얘기 좀 해봐라!” “발이 두 개 달린 소는 이발소랍니다.” 아리의 아재 개그를 듣던 할머니는 피식 웃으며 “날 실없게 맨드는 너! 근데도 밉지가 않타”고 한다. 아리는 다른 집에 홀로 누워있는 할머니께 “김포댁의 전화예요”라며 전화가 왔음을 알려준다. 김포댁이 “생일인데 혼자 뭐해?”라며 할머니를 위로하자, 할머니는 “걱정 마라. 이제 내 혼자 아이다”라고 응답한다. “아리야! 내 귀빠진 날인데 노래 하나 틀어도”라고 하자, 인공지능 스피커에서는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가 곧바로 흘러나온다. 노래에 맞춰 흥겹게 춤추는 할머니. “홀로 어르신들을 위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기술이 이웃이 되는 시대. 초시대, 생활이 되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오며 광고가 끝난다.

이 광고에서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행복한 커뮤니티를 만들어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4명의 홀몸어르신이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NUGU)와 함께 생활하는 이모저모를 ‘일상의 단면’ 형식으로 표현했다. 이 광고에서는 ‘누구’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면서도 연출하지 않은 것 같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인상적이다. 광고 모델로 참여한 할머니들은 인공지능이 괴물이 아니라 ‘기술이 이웃이 되는 시대’를 앞당기는 돌봄 서비스의 첨병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공감하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사실 이 광고는 ‘사회성과보상사업’을 알리는 시범 사업과 맥락이 닿아있다. 사회성과보상사업이란 먼저 민간에서 투자해 어떤 사회적 성과를 창출하면 나중에 정부에서 그 성과를 구매하고 보상하는 개념이다. 이 사업은 민간에서 투자해 공공사업을 수행한 뒤 목표를 달성하면 정부에서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함으로써 성과를 구매하는 사회성과연계채권(SIB: Social Impact Bond)을 활용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정부에서는 성과를 달성할 때만 예산을 집행하므로 예산의 효율성이 증가하고 민간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회공헌을 실현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기대효과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SK텔레콤도 2019년 4월에 사회적 기업 ‘행복한 에코폰’ 및 전국의 8개 지자체와 손을 맞잡고 홀몸어르신 2100여 명에게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 사업을 했다. 이 서비스는 사회적 기업, 중소기업, 대기업, 지역 기관, 정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사회적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을 더 높였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지금까지 3000가구 이상에 도입됐으니 인공지능을 활용한 노인복지 시대가 바야흐로 코앞에 다가온 셈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홀몸어르신들에게 기상 알람, 날씨와 운세 확인, 일정 알림, 치매 예방, 음악 힐링, 맞이 인사, 감성 대화, 심신 안정 및 불면증 치유 같은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리와 감성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어르신들은 외로움이나 고독감을 덜 느낄 것이다. 아리가 안전하게 약을 드시도록 복약지도를 해주면 어르신들의 건강관리에도 효과가 있으리라. 어르신들이 “아리야! 살려줘!”나 “아리야! 긴급 SOS!” 같은 말을 외치면 위급상황을 인지한 아리는 ICT케어센터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조사 결과를 보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없는 어르신들의 인공지능 스피커 활용률이 2배 이상 높았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어르신들의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G 시대를 선언했다. 그렇게 되면 기술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계층도 당연히 존재하게 마련이다. 홀몸어르신은 초(超)시대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가장 큰 집단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스피커는 어르신 곁에서 정다운 말벗(감성 대화)이 되어 마치 딸이나 아들 같은 역할도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술이 이웃이 되는 따뜻한 세상’이 우리네 일상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광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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