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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8일 육군12사단 방문은, 국방부 국민소통전문가단으로 3년째 활동을 이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가 될 것 같다. 엄마표 요리연구가로 유명한 박서란 대표가 군에서 특별한 식단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기에 동참하고자 기쁜 마음으로 부대로 향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 고생하는 장병들과 만날 생각에 설렘 가득한 길, 솜사탕 같은 하얀 눈이 환영 인사를 건네줬다.
부대에 도착해 대대장님과 간부님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고, 최전방을 수호하는 부대를 소개받았다. 필자는 장병들이 직접 만든 스터디 카페와 생활관의 참신한 실내장식에 감명받았다.
특히 포탄을 담았던 나무상자를 수납장으로 활용하고, 독서는 물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책상으로 재탄생시킨 참신한 아이디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32년 차 광고 디자이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참신한 디자인을 보면 매 순간 흥분된다. ‘아이디어는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임을 필자는 오랜 디자이너 경력으로 알게 됐다.
포탄 상자를 수납장으로 재발견한 ‘송용성 대대’ 장병에게 찬사를 보낸다. 포탄 상자 수납장을 조금만 보완한다면 백화점에 내놔도 인기를 끌 만한 인기상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외에도 재활용 목재를 이용해 장병 식당, 실내 사격훈련장, 체력단련장 등의 인테리어를 직접 했다는 얘기를 듣고, 12사단의 창의적인 도전정신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부대를 둘러보는 동안 어디선가 식욕을 돋우는 냄새가 났다. 냄새를 따라 식당으로 가보니 새벽에 출발한 박서란 대표와 서울 유명 호텔 황재만 셰프 등 전문가들이 만든 요리가 준비돼 있었다. 신선한 샐러드와 양송이 수프, 새우튀김, 참치 다짐, 등심 스테이크와 으깬 감자, 아스파라거스, 연어 스테이크에 디저트로 딸기와 미니 붕어빵까지, 준비된 요리를 본 용사들은 환호성과 “맛있겠다”란 감탄사를 연발했다.
군대 식단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호텔식 식사가 마련된 것이다. 필자도 용사들과 식사하면서 병영생활과 제대 후 사회 진출에 관한 계획 등 다양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용사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조언해줄 수 있었던 소중한 소통의 시간이었다. 또 전역 하루를 남긴 용사에게 황 셰프가 특별한 식단을 별도로 챙겨주는 배려도 돋보였다. 육군12사단 ‘송용성 대대’ 350명의 장병은 국군 창설 이래 최초로 호텔식 식사를 한 장병들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국민소통전문가단의 박서란 대표와 대변인실 정책홍보과 김은진 사무관은 군 음식 문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식사 후엔 12사단 출신인 국민소통전문가단의 오종철 소통테이너가 후배 장병들을 위해 ‘내일과 유쾌한 소통’이란 주제로 재미있는 강연을 해서 장병들의 공감과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음과 몸, 모두 포만감을 느끼며 돌아오는 길, 이러한 뜻깊은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국가 안보에 여념 없는 장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행사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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