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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궁 5회] 탐색기 개발, 러시아와 손을 잡다

기사입력 2018. 11. 17   15:49 입력 2019. 01. 03   08: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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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유도무기를 개발하는데 있어 초기에는 그 획득 방법에 대해 혼선이 있었다. 


1993년 8월 국내 연구개발 방식으로 결정이 되었을 때만 해도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탐색기를 일차적으로 기존에 개발된 탐색기를 소형화하여 개발하면서, 한편으로 적외선 대방해방책(IRCCM) 성능이 강화된 2색 탐색기(Two-Color Seeker)를 러시아와 기술협력으로 개발, 이를 신궁 성능개량(PIP) 단계에서 적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1995년 10월 국방부가 신궁 개발사업을 승인할 때에는 2색 적외선 탐색기 개발이 요구되었다. 이는 이미 개발한 기존의 탐색기의 발전적인 개량 없이 곧바로 2색 적외선 탐색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으로, 러시아와의 기술협력 성공 여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궁 유도탄과 그 구성품들.


진통 끝에 기술협력 합의 


신궁 개발을 위한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위한 접촉은 1993년 11월경부터 시작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한러센터를 창구로 삼아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러시아의 국영업체 로스브로우제니(Rosvoorouzhenie)사 등에 휴대용 유도무기 관련 제안요구서(RFP)를 발송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ADD는 체계 종합과 탐색기 개발을 맡은 LG이노텍(현 LIG넥스원)의 연구원들과 함께 러시아의 KBM사와 LOMO사를 방문해 상호 기술협력 개념을 확인하고 러시아측도 1994년 9월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해 기술협력을 구체화했다. 


KBM이 유도탄을, LOMO는 탐색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합의하여 95년 12월 LG이노텍이 러시아측과 가계약까지 맺었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는 PSAM 개발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수는 있는 것이지만 국내 연구개발 역량을 축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었다. 적어도 전 체계 중 유도탄 개발만큼은 ADD가 주도할 수 있어야 했다. 


이런 방향으로 합의를 변경하기 위해서 ADD는 큰 진통을 겪어야 했고, 그 결과 유도탄 개발을 ADD가 주도하고 KBM은 기술지원에 국한하는 방향으로 기술협력 개념을 변경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ADD는 96년 4월 26일 한국형 휴대용 유도무기(K-PSAM)의 개발개념을 정립했다. 


그리고 이에 근거로 ADD는 러시아측과 계약을 체결했다. 단계별로 기술 이전을 추진하되 1, 2단계에서는 탐색기 및 유도탄 체계 개념설계, 2색 탐색기 시제 개발 및 가능성 입증, 그리고 유도탄 체계 관련 기술 자문 등을 통합해 추진하고 3단계에서는 2색 탐색기와 유도탄 체계 관련 기술을 분리시켜 탐색기 기두부(EOH ; Electro-Optic Head)에 대한 기술이전과 시제품을 제공하고 체계와 관련해서는 기술 자문을 한다는 내용이다. 


독자성 확보 위해 몇 배 노력 


이에 따라 ADD는 탐색기 설계, 해외 협력을 통한 구성품 제작 및 조립 기술 획득, 시험평가 및 사업관리를 담당하고, LG이노텍은 주계약 업체로서 탐색기 조립생산과 생산 시설 및 설비를 확보하여 양산 준비를 수행하는 것으로 업무가 분담되었다.  


또 러시아에서는 로스보로제니가 주 계약 업체로서 사업관리/지원/통제를 담당하고 KBM은 체계관련 기술의 기술지원을 맡고, LOMO는 탐색기 및 EOH 관련 기술의 기술 지원, EOH의 조립 및 생산 장비 개발, 탐색기 시제품에 대한 수락시험을 담당하게 되었다.


 "공동연구, 기술협력, 기술이전, 기술자문과 같은 말은 그 내용이 광범위해 자칫 애매하게 생각되기 쉽습니다. 몇몇 기술의 개념에 대한 이해만을 돕는 경우, 기술묶음자료만을 받는 경우와 여기에 교육까지 포함하는 경우, 혹은 설계도면을 완전히 받고 생산 설비까지 제작 지원 받는 경우 등 여러 가지입니다. 상호 계약에는 물론 상세하게 나오지만 잘못 이해하면 ‘베꼈다’ 또는 ‘그대로 전수받았다’고 오해 받기 십상이죠. 신궁 탐색기의 경우는 기술지원을 받지만 공동개발의 방식입니다. 그들이 이글라에 2색 탐색기를 적용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신궁의 2색 탐색기와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자부합니다."(이원상 책임연구원) 


신궁 유도탄 탐색기 구조도.


2색 탐색기는 왜 필요한 걸까. 


PSAM은 적외선 탐색기를 통해 항공기가 내뿜는 엔진의 배기 열을 추적해 공격하는 것이 기본이다. 항공기는 이를 피하기 위해 유도탄의 탐색기를 속여야 하는데 그 수단으로 기만 불꽃(섬광탄, flare)을 떨어뜨린다. 기만 불꽃은 항공기 엔진의 열보다 훨씬 높은 온도의 적외선 신호를 방사시킨다. 


대부분의 PSAM은 탐색 범위 내에서 가장 큰 적외선 신호를 추적하도록 고안되어 있기 때문에 항공기의 엔진의 배기 열보다 훨씬 높은 온도의 기만불꽃이 있으면 탐색기는 이 기만불꽃의 신호를 더 크게 감지하고 추적하던 항공기 대신에 기만불꽃을 따라가게 된다. 


2색 탐색기는 이 같은 기존의 적외선 탐색기와는 달리, 두 개의 서로 다른 적외선 영역을 독립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온도에 따라 물체가 방사하는 적외선의 파장과 세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신궁의 탐색기에는 중 적외선 영역을 감지하는 주 대역(MC ; Main Channel) 감지기와 근 적외선 영역을 감지하는 보조 대역(AC ; Auxiliary Channel) 감지기가 있어 항공기가 내뿜는 배기 열과 기만불꽃을 구별해낼 수 있다.  


1996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러시아와의 연구는 우선 이 같은 2색 탐색기에 대한 개념 및 구현 방안, 고 수신감도 달성 기술, 체계 요구 신호 생성 개념 및 주요 구성품의 작동 개념에 대한 기술적인 협의가 이루어 졌다. 


이글라를 기본으로 하되 이글라 보다 10mm가 더 큰 직경 80mm의 탐색기로서 표적 포착 및 IRCCM 성능을 더 향상시킨다는 것은 이미 합의된 것이었지만, 개념 설정에서부터 적잖은 이해의 차가 없지 않았다. 


 "신궁 탐색기 IRCCM 중에서 적외선 신호에서 두 대역의 신호 크기를 비교한다는 점을 예로 들어 보죠. 기본원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한 장치들을 작은 공간에 다른 장치들과 조화롭게 꾸려 넣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너무 복잡합니다. 돈이 많이 투입되는 방법을 사용해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고요. 아날로그 방식 전자회로만으로 복잡한 신호처리를 수행해야 하는데.... 국과연이 15년간 개발한 적외선 탐색기에서 단지 감지기 숫자가 두 개로 늘었을 뿐이지만 그 복잡성은 초기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고, 여기에 줄줄이 딸려 나오는 생소한 개념을 따라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이원상 책임연구원)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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