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옥 시론] 순국선열의 숭고한 뜻과 희생 기리자

입력 2018. 11. 15   14:34
업데이트 2018. 11. 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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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유 영 옥 
국민대학교 교수·국가보훈학회장
유 영 옥 국민대학교 교수·국가보훈학회장


내일(17일)은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79회 순국선열의 날’이다. 순국선열이란 일제의 국권 침탈로부터 광복에 이르는 기간에 국내외에서 일제에 저항하고 독립을 위해 항거하다 순국하신 분들을 일컫는다. 순국선열의 날은 대한제국이 국권을 찬탈당한 을사늑약 체결일에서 비롯됐다.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총회에서 망국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제정했던 것이 ‘순국선열의 날’의 시작이었다.

특히 지난 1997년부터는 이날을 정부기념일로 복원해 매년 정부 주관으로 기념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우리가 ‘순국선열의 날’을 제정해 그 뜻을 기리는 이유는 우선, 국권을 찬탈당한 치욕을 망각하지 않고 이러한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기의 표현이다. 다음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공고히 해 국민의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나아가 순국선열들의 얼과 위훈을 선양함으로써 이분들의 희생정신과 독립정신을 후대에 계승하기 위함이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의 미래는 없다. 구한말 한반도가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의 각축장이 되면서 우리는 일본에 너무도 쉽게 나라를 빼앗겼다. 광복되자마자 외세에 의해 분단되는 비극을 맞았고, 분단의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한 독립투쟁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을사늑약을 계기로 군대가 강제로 해산됐으나 수많은 사람이 의병에 가담했고 독립군으로 궐기해 국권 회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웠다.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안중근 장군은 1907년 연해주로 망명해 의병운동에 참여한 뒤 1909년에는 11명의 동지와 함께 손가락을 절단해 맹세한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를 결성했다. 안 장군은 그해 10월 26일 대한제국과 만주지역을 병합하기 위해 하얼빈을 방문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안 장군은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태극기를 꺼내 “대한 독립 만세!”를 우렁찬 목소리로 외치다 현장에서 러시아 경찰에 체포돼 일본 관헌에게 넘겨져 뤼순(旅順) 감옥에 갇힌 이듬해 3월 26일 사형당했다. 그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던져 조국과 더불어 영원히 사는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처한 한반도의 현실은 피와 땀으로 조국을 되찾아 우리에게 물려준 순국선열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다. 게다가 한반도는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여전히 주변 열강의 이해관계가 상충한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은 애국정신으로 일치단결해 일제에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고 오늘의 부강한 한국이 있게 해준 순국선열들의 조국애와 순국 정신을 절실히 요청하고 있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우리도 단합하며 애국정신을 발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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