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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음을 가르치는 선생님

입력 2026. 06. 09   16:39
업데이트 2026. 06. 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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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AKMU(악뮤)의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중에서) 

가수 이찬혁은 이 가사의 의미과 관련해 “슬픔은 기쁨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최북단에서 정훈장교로 복무한 지난 2년 역시 그러했다. 단지 어렵고 고립된 시간이 아니라 일상의 소중함과 삶의 기쁨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한 ‘아름다운 마음’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초등학교 교사를 꿈꿔 왔었다.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세상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세상은 안전하니 마음껏 꿈을 펼치라”라는 믿음을 전하는 ‘기쁨’의 전달자였다. 반면 정훈장교로서 마주한 현실은 그 아름다운 세상을 어떻게 지켜 낼 것인지의 고민이었다. 장병들에게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나라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하는 일이 중요했다.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고자 했던 내가 군에선 그 기쁨을 지켜 내기 위한 ‘헌신’을 배우고 가르치게 된 셈이다. 그 헌신이 결코 어둡고 무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모두가 잠든 새벽 눈 덮인 길을 묵묵히 치우고, 혹독한 추위에도 흔들림 없이 경계작전에 임하는 장병들의 모습은 그간 꿈꾸던 교육의 가장 숭고한 현장이었다.

정훈장교로 복무하며 장병들에게 자주 강조했던 말이 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을 소중히 살아가자”는 것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님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다시 펼칠 수 없는 소중한 삶의 한 페이지다. 지금 곁에 있는 전우에게 감사하고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아 낼 때 우리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주인이 될 수 있다.

이제 다시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려 한다. 앞으로 서게 될 교실에선 단순히 세상의 아름다움만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눈 오는 날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을 터주는 누군가의 수고를 먼저 떠올릴 줄 알고, 우리가 누리는 평화 뒤에 존재하는 수많은 헌신과 희생을 기억할 줄 아는 아이들을 길러 내고 싶다.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 주는 것을 넘어 그 세상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주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다.

교육을 받던 신병들의 초롱초롱한 눈빛, 카메라에 담았던 치열하고도 늠름한 훈련현장,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던 장병들의 진심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장병들에게 약속했듯이 전역 후에도 우리 군의 든든한 민간 서포터즈로서 이 숭고한 가치를 세상에 전할 것이다. 군복 입은 선생님으로 보낸 이 뜨거운 계절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아 새로운 길의 첫걸음을 환히 비춰 줄 것이라고 믿는다.

김찬승 중위 육군22보병사단 십자성포병대대
김찬승 중위 육군22보병사단 십자성포병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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