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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 위험한 쥐들

입력 2026. 06. 09   16:37
업데이트 2026. 06. 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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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강함은 흔들리지 않는 내면에서 나온다. 군복을 입고 국가의 안위를 지키는 일 역시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보고 단련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온전히 해낼 수 있다. 머무는 기간도, 맡은 직책의 무게도 저마다 다르지만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자기수양의 시간이다.

우리는 국방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끈끈한 인연이다. 하지만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부대끼다 보면 크고 작은 마찰을 겪는다. 특히 몸이 고되고 피곤하면 남을 탓하거나 미워하는 번뇌의 쥐가 나타나 평온을 깨뜨리고 갈등의 씨앗을 뿌린다.

탐욕·성냄·어리석음이라는 세 마리의 큰 쥐와 그 틈에 번식하는 비방·협잡·모략·비도덕·오만·배신·불신의 생쥐들이다. 우리의 마음을 갉아먹는 이 쥐들을 잡기 위해선 칭찬과 배려, 겸손과 믿음이라는 덫이 필요하다.

이 쥐를 제대로 잡으려면 먼저 녀석들이 무엇을 먹고 이토록 끈질기게 번식하는지 알아야 한다. 옛 고승의 깨달음을 담은 『신심명(信心銘)』의 첫 구절에는 ‘지도무난 유혐간택(至道無難 唯嫌揀擇)’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나 이것과 저것을 가려내고 좋고 싫음을 분별하는 마음을 꺼리라는 뜻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마음속에 들끓는 온갖 생쥐는 바로 이 ‘분별하고 가려내는 마음’을 가장 좋은 먹이로 삼아 몸집을 불려 나간다.

나와 남을 편 가르고 편한 임무와 고된 임무을 나누며 마음에 드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차별하는 순간, 그 갈라진 틈을 타고 오만과 불신이 스며들어 서로 간의 신뢰를 허문다. 상황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화를 내고, 남보다 좀 더 편해지고 싶어 요령을 피우는 어리석음 역시 결국 내 잣대로 좋고 나쁨을 끊임없이 저울질하는 분별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때 배려와 겸손의 덫은 내 잣대로 남을 평가하는 날 선 시선을 거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때 작동한다. 고된 일과 속에서 땀 흘리는 옆 동료의 수고를 묵묵히 인정해 주는 것, 내 생각만 옳다는 고집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훌륭한 덫이다. 이 덫으로 마음의 쥐를 잡았을 때 얻는 보상은 세간의 지폐 몇 장으론 형용할 수 없다.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 같은 큰 쥐들은 정말 끈질기다. 조금만 긴장을 늦춰도 또다시 고개를 들고 마음의 창고를 어지럽힌다. 누군가를 탓하고 원망하고 싶어질 때는 잠깐 멈춰 서 혹시 나의 기준으로 누군가를 재고 가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용기는 총검으로 눈앞의 적을 찌르는 것뿐만 아니라 내 안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차별과 미움의 번뇌와 맞서 싸워 이기는 것이다.

마음의 쥐를 잡는 덫은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설치할 수 있다. 아침에 마주친 동료에게 먼저 건네는 인사,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과 중 묵묵히 건네는 음료수 한 캔, 과업 중 피로를 달래며 서로 나누는 짧은 수고의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심오한 철학을 들먹일 것도 없이 그저 곁에 있는 이를 향한 굳혀진 잣대를 거두는 사소한 행동이 모여 병영의 어두운 구석을 걷어 낸다. 오늘 마음의 상태를 가만히 들여다보라. 섣불리 가려내고 차별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배려와 칭찬의 덫을 튼튼히 놓을 때 우리의 땀과 헌신이 스민 이 공간은 훌륭한 마음의 수양처가 될 것이다.

노선재 대위 공군8전투비행단 법사
노선재 대위 공군8전투비행단 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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