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최신 무기의 세계

전 비행구간 초음속 유지…단 한 발로 구축함 무력화

입력 2025. 11. 12   15:56
업데이트 2025. 11. 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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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무기의 세계
중국 ‘CM-302 대함 미사일’

인민해방군 운용 ‘YJ-12’의 수출형
해수면 5~15m 스키밍 비행하며 접근
종말 단계 회피기동으로 CIWS 피해
파키스탄에 첫 수출…인니와도 계약
중동·아프리카 국가도 지속적 관심
인·태 항로서 우방 확산…경계 필요

 

태국 ‘Defense&Security(D&S) 2025’ 방산 전시회에서 공개된 실물 크기 CM-302 미사일 모형. 필자 제공
태국 ‘Defense&Security(D&S) 2025’ 방산 전시회에서 공개된 실물 크기 CM-302 미사일 모형. 필자 제공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태국에서 개최 중인 방산 전시회 ‘Defense&Security(D&S) 2025’를 현장 취재했다. 실전에 투입된 LIG넥스원의 KGGB 유도폭탄 및 훈련기와 전투함을 구매한 태국에서 열린 행사답게 현지 언론과 군 관계자들이 우리 K방산을 얼마나 아끼고 선호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모습도 있었다. 행사장 입구 부분에 집중적으로 포진한 대한민국 방산기업 못지않게 관심을 받은 곳이 바로 행사장 맨 뒤에 설치된 중국 방산기업들의 부스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이목이 집중된 것은 중국항천과기그룹(CASIC)이 개발한 CM-302 초음속 대함 미사일이었다. 태국 해군 관계자는 물론 많은 동남아시아 군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CASIC가 전시한 실물 크기 CM-302에 관심을 보였다. 최근 중국은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인 수출 세일즈를 벌이고 있어 우려된다.


서태평양 반접근/지역거부 능력 강화

CM-302 초음속 대함 미사일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용 중인 YJ-12 미사일의 수출형으로, 2016년 주하이 에어쇼에서 ‘세계 최고의 대함 미사일’이란 타이틀로 처음 공개됐다. YJ-12는 199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돼 2000년대 중국 공군 H-6K 폭격기에 배치되기 시작했으며, 2015년 베이징 전승절 열병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 미사일은 인도·러시아가 공동 개발한 브라모스(BrahMos)와 러시아의 P-800 오닉스(Oniks)를 겨냥한 경쟁 무기체계로, 중국이 서태평양에서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한 핵심 전력이다.?

CM-302의 가장 큰 특징은 전 비행 구간에서 초음속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미사일은 고체 로켓 부스터로 발사된 후 액체 연료 램제트 엔진으로 전환돼 순항하는 2단 추진 방식을 채택했다. 경쟁 기종이라 할 수 있는 브라모스와 오닉스, 그리고 우리 군의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과 달리 단일 공기흡입구가 아닌 네 개의 분리된 공기흡입구를 채택해 고속, 고기동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공기를 램제트 기관에 공급한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CM-302는 저고도에서 마하 2~2.5, 고고도에서는 최대 마하 3~4의 속도를 낼 수 있다. YJ-12의 사거리는 400~460㎞에 달하지만, 국제 무기 수출 규제에 따라 CM-302의 수출형은 280~290㎞로 제한돼 있다.?

미사일은 250㎏의 고폭탄두를 탑재하는데 CASIC는 CM-302 1발만으로도 5000톤급 구축함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유도 방식은 관성항법시스템과 중국의 베이더우 위성항법시스템을 결합해 중간 유도를 수행하고, 종말 단계에서는 능동 레이다 호밍으로 전환된다. 특히 해수면 5~15m 고도에서 스키밍 비행을 하며 목표물에 접근하고, 종말 단계에서 회피기동을 수행해 함정의 근접방어무기체계(CIWS)를 피할 수 있다.?

내수용 버전인 YJ-12는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과 해군에서 광범위하게 운용되고 있다. 공군 H-6K 전략폭격기와 해군항공대 H-6J 폭격기는 YJ-12를 최대 6발 탑재할 수 있다. 해상 발사형인 YJ-12A는 최신예 055형 순양함과 052D형 구축함에 탑재되고 있다. 자료에 따라 오차는 있지만 중국군은 최대 3000발에 이르는 YJ-12 계열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태국 ‘Defense&Security(D&S) 2025’ 방산전시회에서 공개된 CM-302 미사일의 실사격 훈련 영상. 필자 제공
태국 ‘Defense&Security(D&S) 2025’ 방산전시회에서 공개된 CM-302 미사일의 실사격 훈련 영상. 필자 제공

 


이란·이집트 도입 검토 


CM-302의 첫 번째 수출 사례는 파키스탄이다. 파키스탄 해군은 2017~2018년 중국으로부터 도입한 4척의 Type 054A/P(투그릴급) 호위함에 각각 8발의 CM-302를 탑재했다. 이는 인도 해군의 브라모스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는 CM-302의 가장 주목받는 잠재 고객이다.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31억 달러 규모의 중국 방산 차관 가운데 약 10억 달러가 CM-302를 포함한 무기체계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도 2025년 7월 유엔 재래식 무기 금수 조치 해제 이후 CM-302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는 구형 HY-4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CM-302를 포함한 다양한 중국제 대함미사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성능을 이유로 CM-302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하고 있다.

즉, CM-302는 마치 과거 대함미사일의 태동기 때 프랑스가 MM39 엑조세(Exocet) 미사일을 원하는 국가에 민항기 수출과 패키지를 엮거나, 외교관계를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미사일을 쓴 것처럼 자체 해안 방어능력을 확충시키고 싶은 국가에 자국의 최신 무기를 판매해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중국의 생존에 필수적인 인도·태평양의 에너지 수송 항로에 우방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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