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손원일 제독의 세 가지 정신

입력 2025. 11. 10   15:07
업데이트 2025. 11. 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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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섭 손원일연구센터 대표
손영섭 손원일연구센터 대표

 


11월 11일은 대한민국 해군 창설기념일이다. 1945년 이날 동족상잔의 전운이 가득한 광복 직후의 혼란 속에서 단 한 명의 신념이 바다를 살리고 군대를 일으켰다. 그 이름, 손원일 제독. 해군과 해병대를 창설한 해군의 아버지이며, 국군의 터전을 닦은 그는 오늘날까지 우리 군의 정신적 지주로 남아 있다. 손원일 제독의 정신은 3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나라 사랑’이다. 손 제독의 나라 사랑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실천이었다. 10세 때 3·1 만세운동에 참여해 조국 독립을 외쳤고, 청년 시절에는 독립운동 단체를 조직해 민족의 정통성을 지키고자 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무역으로 번 자금을 모아 임시정부를 지원했고, 광복 소식을 접하고선 재산을 모두 버리고 귀국했다.

그는 “힘없는 나라는 주권을 지킬 수 없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 군대가 없던 조국에 가장 먼저 해군을 세웠다. 1945년 11월 해군을, 1949년 해병대를 창설해 병력의 입체적 전력을 구축했다. 또한 6·25전쟁기에는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해 최전선에서 서울 수복작전을 이끌며 국군 최고지휘관으로 포고문을 발표했다.

둘째, ‘바다 사랑’이다. “바다는 민족의 미래다.” 청년 손원일은 이미 1927년 바다의 가치를 깨달았다. 중국 중앙대 항해과에 들어가 중국 화물선과 독일 상선 등에 승선해 전 세계 항해 경험을 쌓았다. 바다는 곧 국력이고 미래라는 사실을 깨친 그는 광복 후 귀국하자마자 해군 창설을 주도했고, 해군 장병과 국민 모금으로 백두산함(PC-701)을 확보해 ‘우리 바다는 우리 손으로 지킨다’는 역사의 한 장을 새겼다.

6·25전쟁기에는 미군과 함께 바다를 활용한 상륙작전, 병력 수송, 피란민 보호 등 해양로를 사수함으로써 전쟁 흐름을 바꿨다. “3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바다를 잃으면 미래도 잃는다”고 단언한 그의 바다 사랑은 단순한 군사전략이 아닌 국가 비전 그 자체였다.

셋째, ‘충무공 사랑’이다. 손원일 제독은 충무공 이순신을 해군의 정신적 스승으로 세웠다. 그분의 망신순국(忘身殉國) 정신, 희생 리더십, 백성을 앞에 둔 결연함을 오늘날 해군 장병이 반드시 본받아야 할 본보기로 강조했다. 창군 표어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 몸을 삼가 바치나이다’는 문구를 새겼고, 후배 장병들에게 이를 지침으로 삼게 했다. 또한 부역자 처벌에도 정의로운 판단을 내리며 군의 도덕적 권위를 지켰다.

손원일 제독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숨 쉰다. 나라를 위하고, 바다를 붙들고, 충무공 정신을 지킨 그 길을 따라 우리 해군·해병대와 국군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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