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유공자를 예우하는 일은 국가와 군이 다해야 할 의무이자 후배 세대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다. 국가가 어려울 때 목숨을 걸고 싸우신 분들에게 오늘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은 그분들께 감사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군수참모실은 최근 베트남전쟁 참전유공자 주거환경 개선 지원 활동을 펼쳤다. 여든이 다 돼 가는 노인이 된 그분은 젊은 시절 국가의 부름을 받고 이름도 낯선 타국에서 전장에 나가 싸우셨다. 귀국 이후에도 국가를 먼저 생각하며 살아오셨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현실적 어려움이 깊어졌다. 주택의 전기설비와 수도시설 고장으로 인해 일상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고, 이러한 현실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해결이 힘들어 보였다.
현장에 도착한 우리는 먼저 집 안의 전기장치부터 점검했다. 낡은 조명기구는 밝기가 약하고 안전성도 떨어져 있었다. 콘센트와 배선이 노후화돼 감전이나 화재 위험도 있었다. 이에 따라 콘센트와 배선은 물론 조명기구도 새것으로 교체했다.
보일러와 수도시설 문제도 간단하지 않았다. 우리는 각자의 직무기술을 살려 문제점을 식별하고, 낡은 부품을 교체하거나 보수했다. 각종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고 안전에 문제없도록 작업했다. 모두 한결같이 ‘이왕이면 좀 더 튼튼하게, 좀 더 편리하게’라는 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오늘 하루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왔지만, 진짜 의미 있는 시간은 집 안 곳곳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난 이후였다. 우리는 참전용사의 옆자리에 앉아 오랜 세월 가슴에 묻어 뒀던 참전용사의 기억을 함께 나눴다. 처음엔 조심스레 말을 꺼냈지만, 이내 베트남전쟁에서의 치열했던 전투현장을 생생하게 이야기해 주셨다.
마음이 절로 숙연해졌다. 참전 당시의 긴장과 공포, 끝까지 함께했던 전우애, 나라에서 부르면 또 나가야 한다는 결의가 한마디 한마디에 묻어났다. “사람이 그리웠다. 찾아와 줘 고맙다”는 마지막 말씀이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의미를 가슴에 새겼다.
국가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예우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우리들의 봉사 활동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수리에 필요한 공구와 물품을 직접 준비하고, 참전용사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자 모두가 정성을 다했다.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선배 전우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고, 호국보훈의 중요성을 몸소 배우는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다음에 또 오자”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는 얘기를 나누면서 소중한 오늘의 배움을 간직하며 실천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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