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무기와 미래 전쟁 - 야간투시경 ‘AN/PSQ-42 ENVG-B’
AI가 열화상정보 증강현실로 구현
2018년 개발 시작 2019년 실전배치
미 육군·해병대 1만3000대 이상 보급
총구만 노출한 상태서 표적 조준 사격
아프간 철수작전서 우수한 성능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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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 육군과 해병대에서 보급하고 있는 AN/PSQ-42 ENVG-B(Enhanced Night Vision Goggle-Binocular)는 가장 진보된 성능을 갖춘 차세대 야간투시경이다.
AN/PSQ-42 ENVG-B는 무선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목표물 식별기능(RTA),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활용해 다양한 시각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 야간투시경은 올해 1월 기준 미 육군 9개 여단전투단(BCT)과 해병대에 최소 1만3000대 이상이 보급됐다.
상상을 초월하는 성능
AN/PSQ-42 ENVG-B는 미국의 방위산업체 L3해리스(Harris)가 2018년 개발을 시작해 2019년부터 실전배치된 차세대 야간투시경이다. 듀얼 튜브 이미지 강화(dual tube Image-Intensifying)와 적외선 열화상(Thermal-Imaging) 기술을 결합한 이 장비는 AI 판단에 따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적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AN/PSQ-42 ENVG-B 착용자는 상황에 따라 어둠 속에서 미세한 빛을 증폭하는 단순기능과 AI가 광증폭기능·열화상정보를 AR 기술로 하나의 화면에 융합하는 복합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이들 기능을 이용하면 짙은 안개나 연막탄 등이 시야를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도 사물을 식별하거나 표적을 조준해 공격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다른 AN/PSQ-42 ENVG-B나 광학조준경 등이 촬영한 영상을 다른 장병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AN/PSQ-42 ENVG-B는 2019년부터 보병용 소화기 및 공용화기에 장착되는 FWS-I 조준경의 열화상정보를 무선으로 공유할 수 있다. 즉 조준을 위해 얼굴을 노출할 필요 없이 AN/PEQ-15 같은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사용해 표적을 조준하고 총구만 적을 향해 노출한 상태에서 교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AN/PSQ-42 ENVG-B는 기존 단안식 AN/PVS-14 및 2008년 4월부터 보급 중인 AN/PSQ-20 ENVG(Enhanced Night Vision Goggle)보다 향상된 시각정보 제공 및 야간전투 능력을 보장할 수 있다.
단순히 어둠 속에서 사물을 식별하는 것이 아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협동전투를 가능하게 하는 단말 역할까지 해 기존 야간투시경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성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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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전투의 필수품
한때 야간투시경은 일반 보병부대와 특수부대 혹은 최정예부대를 구분하는 기준이었다. 최첨단 광학장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야간투시경의 가격이 매우 비싼 것은 물론 작은 충격에도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첨단 무기가 난무하는 현대전의 전투공간이 주야간 구분 없이, 전기가 완전히 차단된 건물 실내와 지하공간으로까지 확장되면서 야간투시경 수요는 폭증하는 추세다. 말 그대로 특수부대는 물론 일반 보병부대조차 야간투시경 없는 전투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처럼 야간투시경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첨단 과학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튼튼한 내구성과 높은 신뢰성을 갖춘 야간투시경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AN/PSQ-42 ENVG-B는 현존하는 야간투시경의 ‘끝판왕’이라고 불려도 손색없는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AN/PSQ-42 ENVG-B는 앞서 개발돼 여전히 양산 및 실전배치가 진행 중인 AN/PSQ-20 ENVG의 성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광학장비다. AN/PSQ-20 ENVG는 영상증폭장치와 적외선 열화상 기술을 하나로 결합한 최초의 야간투시경이다. 이처럼 더욱 진보된 성능의 AN/PSQ-42 ENVG-B는 미 육군과 해병대가 극단적인 전투환경에서도 위협을 식별하고 적을 공격하며 장병들 스스로 판단하고 싸울 수 있도록 보장한다.
진화를 거듭하는 야간투시경
일반적으로 NVD(Night-Vision Device), NOD(Night Optical/Observation Device), NVG(Night-Vision Goggles) 등으로 불리는 야간투시경은 미세한 빛만 있으면 영상증폭관을 활용해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식별할 수 있게 만드는 광학장비다. 다만 주변에 발광체가 없는 완전한 암흑 속에서는 온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육안으로는 확인 불가능한 적외선 등을 감지해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열영상감시장비(TOD)는 사물이 방출하는 중적외선(MWIR)과 원적외선(LWIR)을 감지해 사람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광학장비다. 대표적으로 미 육군이 사용하는 AN/PAS-13 열상조준경(TWS)이 있으며, 최근엔 AN/PSQ-20 ENVG나 AN/PSQ-42 ENVG-B와 같이 서로 다른 야간투시 방식을 하나로 융합해 사용하는 복합형 야간투시경이 등장하는 추세다.
기존 야간투시경과 같이 단안경 형태로 방탄모에 탈·부착하거나 아예 HMD(Head Mounted Display)가 내장된 일체형 방탄모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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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의 야심 찬 계획
이제 야간투시경 없는 야간 및 대도심전투(지하전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간투시경은 현대전의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쓸 만한 성능의 야간투시경을 대량 확보하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미국의 강력한 방산물자 수출입 통제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공장을 자처하는 중국으로 인해 돈만 있으면 쓸 만한 성능의 야간투시경을 확보하는 게 더는 문제가 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 역시 점점 좁혀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군 현대화와 함께 야간투시경 보급에 사활을 걸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야간 및 대도심전투(지하전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저가·보급형 야간투시경의 대량 생산·보급은 현재 야간전투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군에는 큰 골칫거리다.
이에 대응하고자 미 육군은 일반 보병부대에서 사용하는 AN/PVS-14 단안식 야간투시경과 특수부대에서 사용하는 AN/AVS-10, AN/PVS-15 또는 AN/PVS-31, GPNVG-18 같은 양안식 야간투시경을 AN/PSQ-20 ENVG와 AN/PSQ-42 ENVG-B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 육군은 2019년부터 보급된 AN/PSQ-42 ENVG-B가 현대전은 물론 미래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2021년 8월 진행된 아프가니스탄 철수작전에서 AN/PSQ-42 ENVG-B의 우수한 성능을 직접 검증하기도 했다. 차세대 야간투시경으로 기대를 모으는 AN/PSQ-42 ENVG-B의 활약 여부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N/PSQ-42 ENVG-B의 특징
-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72lp/㎜ 고해상도 야간투시 화면
- 사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화면 설정
- 40도 이상의 넓은 시야각과 1280x1024(SXGA) 디스플레이
- 어떠한 상황에서도 분명한 사물 식별과 정밀조준 능력
- AI와 AR 기술을 활용한 일목요연한 시각정보 제공
-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영상정보 공유
- 착용자 피로 최소화하는 가벼운 중량·인체공학적 설계
- 필요에 따라 단안(좌우 선택 가능) 및 양안 선택 기능
- 기존 야간투시경에 비해 획기적으로 향상된 내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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