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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항공우주안전기관’으로 도약

입력 2023. 04. 06   17:00
업데이트 2023. 04. 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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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으로 만드는 ‘가장 높은 힘’
공군항공안전단


항공안전관리시스템 노하우 전파 앞장
‘국가급 전문기관’으로 임무 역량 집중
항공안전교육 국제적 전문성 인정받아
예방안전제도 연구 등 다양한 임무 수행
미래 우주영역 관리체계도 선도 박차


항공안전은 공군이 내세우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의 근간이다. 제아무리 빠르고 강력한 전투기도 안전관리시스템이 허술하다면 전투에서 승리를 보장하기 어렵다. 공군항공안전단(항안단)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항공안전관리시스템과 노하우를 공군 전체로 확산해 ‘막강한 공군력’ 구축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군(軍)뿐만 아니라 범국가적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국가급 항공안전 전문기관’ 임무 수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방안전을 선도하고, 국민안전에 기여하며 ‘글로벌 항공우주안전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항안단을 우리부대 집중탐구로 소개한다.

글=김해령/사진=양동욱 기자


대대 단위 교육으로 안전문화 전파

안전관리교육을 받고 있는 공군11전투비행단 110전투비행대대 F-15K 조종사들.
안전관리교육을 받고 있는 공군11전투비행단 110전투비행대대 F-15K 조종사들.

 

공군항공안전단 교관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공군항공안전단 교관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린 5일, 서울 동작구 항안단에는 11전투비행단 110전투비행대대 박훈제(중령) 대대장을 비롯한 F-15K 조종사 60여 명이 모여 있었다.

냉철한 판단력과 뛰어난 순발력을 자랑하는 전투조종사들이지만 이곳에선 하나같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학구열을 뿜어냈다. 이들은 항안단 비행대대 안전교육과정에 입과한 조종사로, 항공안전 경각심을 일깨우는 ‘안전문화교육’을 경청하고 있었다.

공군 조종사들은 매년 1회(2박 3일) 항안단을 찾아 안전문화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교육은 비행대대 단위로 시행하며, 대대장부터 훈련조종사들까지 모든 조종사가 대상이다. 이날은 안전 설문조사와 이론교육, 참여형 토론수업 등이 이뤄졌다.

항안단의 비행대대 안전교육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교육은 관련 기관에서 해당 업무 수행 담당자·관리자가 대표로 과정을 이수하고 복귀해 전파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교육효과는 담당자·관리자에게 국한될 때가 많다.

이와 달리 비행대대 안전교육은 전 부대원이 참가해 안전문화를 각인하고, 승무원자원관리(CRM) 능력을 향상하는 효과를 낸다. 공군 비행대대뿐만 아니라 정비대대와 육·해군 항공부대들도 항안단에서 안전교육을 받는다.

조상환(전문경력관 가군) 항공심리교관은 “비행사고는 항상 갑작스럽게 발생한다”며 “베테랑 조종사라도 자만하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개개인에게 직접 안전문화를 반복해 심어 줄 필요가 있다”며 안전문화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조 교관은 30년 이상 비행 경험이 있는 조종사 출신이다. 항안단은 역량 있는 교관 육성을 위해 교육과정이 종료되는 매년 8월과 12~1월에 교관 역량 강화 기간을 운영한다. 또 질 높은 교육을 위해 주기적인 교관회의도 개최하고 있다.

최정열(군무부이사관) 안전관리실장은 “약사가 약의 종류·성분을 알지 못한 채 처방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듯이 안전하려면 전문지식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지휘관부터 임무요원들 한 명 한 명이 안전에 대한 개념을 인지해야만 비로소 안전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 내 최초 ISO 21001 인증

공군11전투비행단 110전투비행대대 F-15K 조종사들이 조별 토론을 하고 있다.
공군11전투비행단 110전투비행대대 F-15K 조종사들이 조별 토론을 하고 있다.

 

각 부대의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는 조종사.
각 부대의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는 조종사.

 
항안단은 지난해 12월 교육기관경영시스템(ISO 21001) 국제 표준인증을 군 내 최초로 획득했다. 항공안전교육이 국제적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ISO 21001은 교육 관련 성과물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의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인증하는 국제 표준이다. 2018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정식 제정했다. 

항안단 안전교육은 군 내 전문안전교육과 정부기관 인가 운영 교육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군 내 전문안전교육은 공군 안전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안전관리담당관의 지식·직무 역량 습득을 위한 과정이다. 공군 조종사와 정비사, 관제사, 항공통제사, 감찰실 안전담당관을 대상으로 17개 과정을 운영 중이다.

정부기관 인가 운영 교육과정에서는 비행안전관리부터 항공안전관리시스템(SMS), 항공정비안전관리 과정 인가를 획득할 수 있다. 또 재난안전 종사자 전문교육 대행기관으로 재난안전관리자·항공재난안전관리·재난안전실무자 과정도 병행하며, 국민안전교육기관 인증도 획득해 국민 생애주기 안전교육도 실시한다.

항안단은 지난해 공군 전문안전교육 30개 과정(117개 차수), 국토교통부 인가 6개 과정(6개 차수), 행정안전부 인가 6개 과정(9개 차수) 등 2800여 명을 교육했다. 올해는 29개 과정 126개 차수, 약 3500명의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항안단은 △선제적 예방안전관리제도 연구 △미래형 사고조사체계 구축 △비행절차 및 비행체계 표준화 등으로 비행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 비행기준 연구를 통한 군 적용기준 개발 △과학화 장비·체계 활용 교육훈련 △비행안전 영향 정밀평가까지 항공안전과 공군 발전을 위한 여러 업무를 수행 중이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비행작전부대들이 업무에 참고할 만한 서적도 발간한다. 항안단은 미 연방항공청(FAA) 비행·관제 표준 참고집을 우리말로 번역한 『FAA 비행·관제 표준 참고집』, 국제비행 표준규칙을 집대성한 『공역관리 해외 규정집』 등을 만들어 배포한 바 있다.

항안단은 이제 ‘항공우주안전단’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을 쌓고 있다. 미래 우주영역에서의 안전관리체계도 선도하겠다는 것. 아울러 지금까지 구축해 온 항공안전관리시스템을 바탕으로 해외 위탁 안전교육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최정열 안전관리실장
최정열 안전관리실장

 

최 실장은 “항안단은 국내 안전문화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고, 정부와 국제기관 인증을 받으며 결실을 맺었다”며 “다른 나라 공군 등이 제의해 오는 안전 위탁교육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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