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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김락주 중령] 실효적 간부 교육훈련을 위한 제언

입력 2023. 03. 22   15:46
업데이트 2023. 03. 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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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락주 육군 73사단 독수리여단 중령
김락주 육군 73사단 독수리여단 중령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군의 전투력 수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간부 교육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동원사단은 상비사단에 비해 병력 규모가 작아 작전 및 교육훈련, 부대관리를 위해 ‘1인 다역’을 수행하는 간부들의 개인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실 병력 기동훈련이 제한된 만큼 효과적인 간부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다.

동원사단 대대장으로 취임한 후 간부 교육훈련 수준과 인식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자 간부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부대 관리에 집중하다 보니 일부 간부는 간부교육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치부하거나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열외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이런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지난 1월 사단 교육훈련 향상 방안 토의 시 ‘간부 정예화를 위한 교육훈련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고, 약 두 달간 실제 간부 교육훈련에 적용해 보았다. 그 결과 간부들의 직무수행 역량이 향상되고, 간부교육 자료를 존안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성과를 달성한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부대임무 필수과업목록(UMETL)과 사단 부대훈련지시, 지휘관이 임무수행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과업 위주로 간부교육 과제를 도출했다. 물론 나열한 모든 과제를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따라서 연간 부대운영계획과 상급부대 통제 일정에 따른 가용시간을 판단하고, 부대 여건과 간부 수준 등 우선순위를 고려해 실천 가능한 핵심 과제를 자체 선별한 후 간부 교육훈련 계획을 수립했다. 제한된 시간을 고려 전·평시 작전수행 관련 과제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이후 간부교육을 주도할 교관을 지정해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보장해주었다. ‘교육의 질은 교관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책임감을 갖고 해당 분야에 정통하도록 관련 교범과 참고자료를 확보하고 연구할 수 있게 했다. 최근 혹한기훈련 기간에는 통신소대장이 착안한 ‘민간회선 활용 ATCIS 운용 간 문제점’ 등 통신 분야에 대한 제언을 토대로 토의식 교육을 진행해 보았다.

교관이 활용한 자료와 교육훈련 간 노트에 작성한 결과물은 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유해 열외자를 포함한 모든 간부가 활용하도록 했다. 메모, 사진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아카이브(Archive)를 축적해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다만 간부교육 결과는 과제명, 핵심내용, 향후 보완·발전사항 위주로 간략히 정리하되 보고를 위한 보고를 하거나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여 간부 교육훈련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도록 해야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지금까지 간부교육이 형식에 그쳤던 원인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지휘관들의 인식 문제와 실적 유지 차원의 행정정리가 한 부분을 차지했다고 본다.

요약하자면 지휘관 주도로 간부들의 교육훈련 수준을 명확히 분석한 후 과업의 우선순위와 실천 가능한 과제를 엄선하여 실습·토의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그 결과를 데이터화하고 향후 개선방안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사람은 한 게 없고, 긍정적인 사람은 한계가 없다’고 한다. 단 10분 짧게 교육하더라도 지휘관이 강한 의지를 갖고 관심을 기울인다면 간부 교육훈련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대대장으로서 부하에게 최고의 복지인 실질적인 교육훈련을 위한 고민과 담금질을 계속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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