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해군군수사 백동훈 해병중사] 장단·사천강지구전투로 본 군수지원의 중요성

입력 2023. 03. 21   16:47
업데이트 2023. 03. 21   16:55
0 댓글
백동훈 해병중사, 해군군수사 수중항공관리처
백동훈 해병중사, 해군군수사 수중항공관리처


‘전투는 무기가 하지만, 전쟁은 물자가 한다’는 명언이 있다. 장단·사천강지구전투가 발생한 지 71주년을 맞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비롯한 과거 전쟁사를 토대로 향후 어떤 방향으로 군을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위의 전투를 이끈 진정한 승리의 요인을 확인하고자 한다.

장단·사천강지구전투는 자랑스러운 승전(勝戰)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해병대 전투 중 가장 긴 전투로 유명하다. 장단지구는 현재 북한 개성시 사천강 유역이며, 전투는 서울을 사수하기 위해 11㎞에 달하는 구간을 전면 수비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1952년 3월 17일 한국 해병대 1연대는 미 해병1사단과 함께 중동부 전선에서 장단지구로 이동해 수도권 방어를 했다. 전투는 총 네 차례에 걸쳐 펼쳐졌다. 동·남쪽으로 임진강이, 서쪽으로 사천강이 흐르는 이 지역은 북고남저(北高南低)의 지형으로 아군의 작전행동에 제한이 따르는 불리한 곳이었다. 한미 해병대는 이러한 조건에서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때까지 장장 16개월간 방어 임무를 완수했다.

당시 아군은 776명이 전사했지만, 적군 1만4000여 명을 사살해 ‘최소 피해, 최대 전과’라는 작전 결과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군사분계선을 아군에 유리하게 확정 짓는 데 기여해 오늘날 우리나라의 서부전선을 만들었고, 해병대 확대 개편의 계기가 됐다.

역대 전쟁사를 보면 적 군수지원의 허점을 파고들어 큰 전력 격차를 극복한 사례들이 많다. 장단·사천강지구전투는 적을 공격하는 전술도 뛰어났지만, 무엇보다 장기간에 걸쳐 벌어진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군수지원 능력도 탁월했다.

전쟁이 지속되면 전투원의 사기뿐만 아니라 보급 상황이 열악해진다. 전 세계의 어느 전쟁사를 봐도 다르지 않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또한 지속적인 군수물자 지원이 가능하기에 전투원들이 오롯이 전투에 전념하고 있다.

필자가 해군군수사령부 기동·일반장비팀에서 맡은 차량 및 전군 군수정비 임무는 전·평시를 막론하고 동일하게 이뤄진다. 장비 운용 중 부대에서 정비할 수 있는 능력이 초과돼 운용이 제한된다면 훈련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 또 장비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인력에 의존하면 능률이 저하돼 전쟁 성패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신속한 정비 서비스 제공을 위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철저한 군수계획 없이 성공하는 훈련과 승리할 수 있는 전쟁은 없다.

우리는 ‘전승을 보장하는 완벽한 군수지원’ 달성과 끊임없는 군수혁신을 위해 부단히 달려가고 있다. 필자는 군수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해군·해병대의 선진화된 군수지원을 위해 열정을 쏟을 것이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