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우명소 시즌2

[우명소 시즌2] 공군20전투비행단 장비정비대대 차지현 중사 

입력 2023. 02. 23   17:18
업데이트 2023. 08. 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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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보다는 ‘최후의 요원’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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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20전투비행단 장비정비대대 차지현 중사 


공군 최초 여군 EOD 반장 목표
폭발물처리사 2급 등 관련 자격증 취득
전문성 기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할아버지가 6·25전쟁 참전용사
무용담 들으며 군인의 꿈 키워
“후배 양성에도 이바지하고 싶어”

6·25전쟁 참전용사의 손녀가 폭발물처리(EOD) 능숙급 자격을 취득했다. 공군 현역 여군으로서는 유일하다. 그 주인공은 20전투비행단(20전비) 장비정비대대 차지현(30) 중사다. ‘공군 최초 여군 EOD 반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차 중사를 서면으로 만나 봤다. 김해령 기자

공군20전투비행단 장비정비대대 차지현 중사
공군20전투비행단 장비정비대대 차지현 중사



빛나는 하사 계급장 받는 순간 뭉클해

차 중사는 준비된 군인이었다. 그는 어릴 적 6·25전쟁 참전용사인 할아버지의 무용담을 들으며 군인의 꿈을 키웠다. 조국 하늘을 수호하는 공군 부사관으로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진 후로 ‘군인은 강인한 체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중론에 따라 학생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 왔다.

일찍이 길러 온 체력은 부사관 후보생 시절 빛을 발했다. 다른 후보생들에 비해 체력과 정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것. 차 중사의 군인정신은 그가 EOD 요원의 길을 걷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당시 차 중사의 소대장은 그의 적성을 알아보고 EOD를 추천했다. 그렇게 차 중사는 2012년 임관과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빛나는 하사 계급장을 받는 순간 뭉클했습니다. ‘드디어 국가·국민을 위해 희생한 할아버지의 뒤를 잇는구나’라는 생각에 감격했었죠. 그러면서도 EOD 요원이 되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기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차 중사는 임관하며 항공탄약 특기를 신청했고, 2014년 ‘폭발물처리 초급 과정’에 입과했다. 이 과정에서 차 중사는 강도 높은 체력·임무훈련에 지치기도 했지만 EOD 요원이 되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차 중사는 1등으로 과정을 수료했고, 폭발물 보호장구 ‘밤슈트(Bomb Suit)’를 입게 됐다.


선배들 도움으로 초도·승급교육 통과

차 중사는 EOD 임무를 수행하며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육군특수전사령부의 ‘급조폭발물(IED) 처리 전문가 과정’, 국군의무학교의 ‘특전의무반 과정’ 등을 이수했다. ‘폭발물처리사 2급’ ‘초경량 비행장치 조종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 16일에는 ‘능숙급’ EOD 요원으로 승급됐다. EOD 요원은 ‘숙달급’ ‘능숙급’ ‘정통급’ 자격으로 구분된다. 정통급은 2인 1조로 이뤄지는 민간지역 불발탄 처리, IED, 항공기 안전조치 등 모든 EOD 임무에서 조장 역할을 맡는다. 유사시엔 단독 작전 수행도 가능하다. 능숙급은 정통급 인원이 없을 때 조장 임무를 대신할 수 있다.

능숙급은 IED 과정과 초도·승급교육을 통과해야 한다. 사격장 불발탄 처리 3회 이상, 탄약 비군사화 처리 5회 이상, 5년 이상 실무 경험의 숙달급 요원 중 심사를 통해 승급된다. 현재 공군에서 능숙급 EOD 요원 중 여군은 차 중사가 유일하다.

차 중사는 능숙급 EOD 요원으로 성장하는 데 선배들의 도움을 첫손가락으로 꼽았다. 그는 “선배들의 교육과 지도가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죠. 저도 더 발전해 후배 양성에 이바지하는 멋진 EOD가 되고 싶습니다.”


불발탄 처리 횟수 늘수록 사명감 커져

차 중사는 능숙한 EOD 요원답게 불발탄 처리 경험도 풍부하다. 그는 민간지역에서 발견된 M14 대인지뢰를 해체한 적도 있다.

“M14 대인지뢰 처리는 뇌관과 지뢰 본체를 분리·해체하는 절차입니다. 경험이 많다고 쉬운 것도 아닙니다. 안전조치 때마다 매번 긴장됩니다. 한 차례, 한 차례 불발탄 처리 횟수가 쌓이면서 사명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3년 전에는 충남 서천군 장항항 근처에서 바지선이 어업 중 우연히 건진 불발된 항공탄약을 처리하는 작전에도 참여했다.

“서해안의 물때로 바지선에 접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바지선에서 어렵사리 항공탄약을 꺼내 부대 폐탄 저장고로 이동하기까지 총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때의 긴장감은 지금도, 아니 평생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차 중사는 여군 EOD 반장이 목표이지만, 사실 ‘최초’보다는 ‘최후’의 요원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군 EOD 요원 최초의 반장도 욕심나지만, 전역할 때까지 오랫동안 EOD 요원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임무 수행 능력을 담금질하고, 이를 토대로 국민과 전우의 생명을 살리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사진 제공=김경률 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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