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정전 70주년 특별기획 - 다시, DMZ

[DMZ에서 만난 사람들] 최전방 수호자처럼… 완전작전 달성한다

맹수열

입력 2023. 02. 21   16:54
업데이트 2023. 02. 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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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28보병사단은 현재보다 빠른 상황조치를 위해 사단의 주요 병력을 교대로 전방에 배치하고 있다. 유사시 가장 먼저 현장에 투입되는 수색대대와 화력지원에 나서는 박격포 소초, 365일 물샐틈없는 경계 임무를 돕는 과학화경계 시스템 정비반이 주인공이다. 적과 맞닿아 있는 최전방에서 만난 각 부대원들은 긍지와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자신이 맡은 임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완전작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글=맹수열/사진=조용학 기자 

지난 1일 저녁 경기도 연천군 중서부전선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육군28보병사단 쌍용여단 GOP 경계 장병들이 노을이 내려앉은 철책로를 따라 걸으며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1일 저녁 경기도 연천군 중서부전선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육군28보병사단 쌍용여단 GOP 경계 장병들이 노을이 내려앉은 철책로를 따라 걸으며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수색대대 2중대 3소대 부소대장 조덕상 중사

“전방 소초가 대대본부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인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밤낮없이 출동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는 것도 부담은 되죠. 하지만 최전방을 지킨다는 수색요원 특유의 자부심이 이런 제한 사항들을 극복하는 원동력입니다. 사단·대대 차원에서 최대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사단 수색대대 2중대 3소대 부소대장(팀장) 조덕상 중사는 최전방에서 실제 작전을 펼친다는 긴장감을 이겨내는 요소로 수색대대원이라는 긍지와 긍정적인 태도를 꼽았다.

2016년 임관한 조 중사는 2018년부터 수색대대 임무를 수행했다. 힘들기로 정평이 난 수색대대를 자청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 중사는 ‘호기심’이라고 대답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활동하는 수색대대에 대한 궁금증이 저를 이끈 것 같습니다. 기왕 시작한 군 생활을 누구보다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어느새 팀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그는 임무 완수 과정에서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했다. 조 중사는 “팀원 모두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것은 오롯이 팀장의 책임”이라면서 “적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은 물론 목함지뢰 등 DMZ 안에 존재하는 모든 변수를 계산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중사와 팀원들은 사단의 결정에 따라 일반전초(GOP) 인근 최전방 소초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일정 기간 교대로 전방에 머물며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에 진입해야 하는 중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적의 도발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예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도발에 맞서 누구보다 신속하게 최전방으로 향해야 하는 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임무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전방 근무는 힘든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함께 즐기며 지내자는 것이 저와 팀원들의 마음가짐입니다. 도발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하되 상황이 발생하면 완전작전을 달성하기 위해 강력한 힘을 갖추겠습니다.”





정비대대 과학화정비1반 유명주 중사

사단 정비대대 과학화정비1반 유명주 중사는 지난 2일 과학화정비반 전방 순환배치 제도에 따라 GOP 곳곳을 돌며 정비에 여념이 없었다.

“GOP 상주 정비에 돌입한 지는 이제 반년 조금 넘었네요. 이제 임무 수행에 적응이 된 상태입니다. 1일 24시간 단위 교대라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지만, 하다 보니 나름 장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단의 완전작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죠.”

GOP 상주 전 과학화정비반은 주말을 포함한 1주일 단위 야간 대기근무를 했다고 한다.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한다는 장점이 있을 법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고.

“시시각각 들어오는 정비 요청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새벽까지 온 신경을 전화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일주일 내내 날 선 감각을 유지해야 했죠. 과학화 장비는 항상 100% 가동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GOP 상주로 바뀌고 나니 그날만 확실히 근무를 서면 돼 오히려 정신적인 부담은 덜 합니다.”

2012년 병사로 사단에 입대한 뒤 부사관이 된 지금까지 계속 28사단을 지켜온 유 중사는 사단에 과학화경계 시스템이 도입된 뒤 지금까지 쭉 정비를 맡아온 베테랑이다. 이쯤이면 ‘정비의 달인’이라고 부를 법하지만 그는 겸손했다.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는 모든 것을 정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화경계 시스템은 변수가 많죠. 특히 소프트웨어 부분까지 고려해야 해서 여전히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현장을 돌면 아직 저는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낍니다. ‘더 배우고, 더 잘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학화경계 시스템은 계속 발전하겠죠. 저 역시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로 임무에 임하겠다고 매일 다짐하고 있습니다.”



쌍용여단 1대대 화기중대 추진소초장 변지훈 상사(진)

“전방에 오면 소초원들이 더 끈끈해집니다. 평소 분리된 생활관과 달리 한곳에서 먹고 자면서 전우애가 쌓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소초원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쌍용여단 1대대 화기중대 소속으로 전방 추진소초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소초장 변지훈 상사(진). 그는 박격포 소대의 전방 소초 추진으로 현장에서 작전을 종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지는 것은 물론 장병들의 자부심과 소속감도 향상됐다고 전했다.

소초장 8개월 차인 변 상사(진)는 과학화정비반 유명주 중사와 마찬가지로 임관 후 지금까지 28사단을 지킨 토박이다. 그래서인지 28사단 소속으로 최전방을 수호한다는 자부심 역시 대단했다.

“기본적으로 박격포 대기 임무를 맡고 있지만 초동조치조, 대공초소 경계 지원 등 최전방 수호병들이 하는 임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몸은 힘들지만 서로 일치단결해 잘 극복하고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소초원들의 사기이고,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저부터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가 내뿜는 ‘긍정 에너지’ 덕분인지 훈련을 마친 소초원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한 달 넘게 전방에 머물면서도 누구 하나 볼멘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초원들의 증언이었다.

하지만 추진소초에 근무하는 동안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변 상사(진)는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적 도발에 맞서 최일선에서 싸우는 정예 화기중대원이라는 긍지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만약 이곳에서 포격 도발이 벌어진다면 가장 먼저 적지를 향해 포탄을 발사해야 하는 게 우리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매일 훈련에 매진하는 이유는 중요한 순간에 당황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빠르고 강한 화력 지원으로 상황을 조기에 종결하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맹수열 기자

글=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사진=  조용학 기자 < catc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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