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종교와삶

[종교와 삶_정효천 대위] 강약으로 진화하는 두 토끼를 잡자

입력 2023. 02. 14   16:01
업데이트 2023. 02. 14   16:05
0 댓글
정효천 대위. 육군3보병사단 교무 
정효천 대위. 육군3보병사단 교무 

 

하나의 원인으로 양쪽의 이익을 얻었을 때 일석이조(一石二鳥)와 같은 맥락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속담 같은 공식적 표현이 아닌 것을 알고 계셨나요? 관용표현으로 알고 있던 저는 의아함에 국립국어원의 문의 사항을 찾아보았습니다. ‘토끼 둘을 잡으려다가 하나도 못 잡는다.’ 욕심을 부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 하면 그 가운데 하나도 이루지 못한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질의응답을 확인했습니다.

사람들은 실패를 통해 좌절하지 않고 더 나은 방향, 더 큰 이익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존재이기에 부정보다는 긍정, 절망보다는 희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표현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새해를 맞아 우리는 희망에 바탕을 둔 긍정적 미래를 꿈꾸며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을 다짐하게 되고, 몇십번의 새해를 맞이했기에 목표 설정은 이미 능숙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짐작하듯 실천의 과정과 결과입니다. 실천과 노력 없이 많은 이익을 얻을 기대만 하다 한 마리 토끼도 못 잡게 되는 결말을 맞이한 경험 또한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서두와 같이 토끼를 다 놓치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토끼 한 마리만 잡는 것에는 만족할 수 없는 희망의 민족이기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올해 원불교 신년법문은 ‘강약 진화로 평등 세상 이룹시다’입니다. 원불교 교도의 한 해 공부 표준으로 ‘이 세상은 강(强)과 약(弱) 두 가지로 구성돼 있나니 강자와 약자가 서로 진화의 도를 행하면 이 세상은 원만 평등한 낙원이 되려니와 그 도를 행하지 못하면 세상의 평화는 영원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군대는 강자와 약자가 확실한 계급사회입니다. 그 가운데 서로 진화(進化)의 관계가 아닌 대립의 구조가 된다면 불편과 괴로움이 끝이 없습니다. 강자와 약자는 함께 살아가는 은혜의 관계로 보면 강자는 약자로 인하여 강자의 지휘를 얻습니다. 따라서 약자를 잘 보호하고 인도할 책임이 있고, 약자는 강자의 인도와 도움으로 점점 강자의 지위에 오를 수 있기에 강자를 스승으로 삼아 강자가 되도록 정성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강자는 영원한 강자의 지위를 얻고, 약자는 변하여 강자가 되는 것이 진화의 평등 세상입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것을. 그래서 강자는 약자에게 강을 베풀 때 나도 이롭고 상대도 이로운 자리이타(自利利他) 법으로 약자를 강자로 진화시켜야 합니다. 약자는 강자를 선도자로 삼고 어떤 어려움과 고통이 있다고 해도 약자의 자리에서 강자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진보해야 다시 없는 강자가 됩니다.

강이라는 토끼도, 약이라는 토끼도 결국 자신의 위치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진급하기 위한 노력을 했을 뿐이지만 서로 진화하여 더 나아진 평등 세상을 이루는 것이 결국 이 세상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이치가 아닐까요? 그러나 강자는 강자의 입장에서 나만 이롭고 상대는 손해 보는 관점으로 몸과 마음을 행하면 결국 약자가 되고 말 것이고, 약자는 어떻게 약자가 변하여 강자가 되고 어떻게 강자가 변하여 약자가 되는지 생각 없이 다만 강자를 대항하기로만 하면 또한 영원한 약자가 되고 마는 토끼 둘을 잡으려다 하나도 못 잡는 격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강약 두 마리 토끼를 통해 진급의 날들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