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하늘 위의 기지국·원격지휘소 가능한 ‘팔방미인’

입력 2022. 11. 25   16:23
업데이트 2022. 11. 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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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작전 지원에서 국가전략 임무까지-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최근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중심으로
미래전 대비 새 대응 전력 활용 시도
 
미 KC-46A 페가수스 공중급유기
ABMS 갖춘 신형 통신중계 장비 장착
전투기 통신체계 중계·연결 용도 활용
 
미 스텔스 무인 공중급유기 전력화 역점
다목적 공중급유기와 결합 시너지 기대

 

첨단 전투 관리 시스템을 갖춘 신형 통신장비를 장착한 미 공군 KC-46A 페가수스 공중급유기가 전투기들의 통신체계를 중계·연결하는 모습을 그린 구상도. 
 사진=미 공군 홈페이지
첨단 전투 관리 시스템을 갖춘 신형 통신장비를 장착한 미 공군 KC-46A 페가수스 공중급유기가 전투기들의 통신체계를 중계·연결하는 모습을 그린 구상도. 사진=미 공군 홈페이지
우리 공군의 KF-16U 전투기가 피치 블랙 훈련에서 호주 공군 F-35A 전투기, A330 MRTT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와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홈페이지
우리 공군의 KF-16U 전투기가 피치 블랙 훈련에서 호주 공군 F-35A 전투기, A330 MRTT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와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홈페이지

최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를 미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대응 전력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는 이름 그대로 공중급유는 물론 병력과 물자 수송능력을 바탕으로 각종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더해 정보통신 중계, 무인 무기체계 원격통제 같은 새로운 임무 수행능력을 부여하고 미래 전쟁에 활용한다는 것이 선진국들의 구상이다.


미래 전쟁의 새로운 주인공


주요 선진국들이 보유 중인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는 일반 중·대형 여객기, 중·대형 화물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군용 수송기는 야전 운용을 위해 바닥이 매우 낮고 동체가 동굴 같은 반면 일반 여객기·화물기를 기반으로 한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는 화물 탑재 공간이 위·아래로 나뉘었다. 일부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는 사실상 내부 구조가 일반 여객기와 같아 병력 수송용 좌석을 제거하고, 복층으로 나뉜 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는 아군 유·무인 군용기의 공중급유는 물론 정보통신망을 확장하는 ‘하늘 위의 기지국’ 혹은 유·무인 복합체계 운용능력을 갖춘 원격지휘소 등 보다 공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전투능력은 거의 없지만 여객기 고유의 장거리 비행능력과 공중급유 능력, 그리고 각종 ICT 장비를 추가해 제한적이나마 공중지휘기 또는 전자전기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 공군은 지난해 5월 새로 개발 중인 KC-46A 페가수스 공중급유기에 첨단 전투관리시스템(ABMS)을 갖춘 신형 통신중계 장비를 장착하고, F-22·F-35 전투기의 통신체계를 중계·연결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미 공군은 궁극적으로 공중급유기를 작게는 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JADC2) 체계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활용하고, 크게는 다중영역작전 수행을 위한 멀티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멀티플레이어로 진화

일반적으로 공중급유기는 전투기·폭격기의 공중급유로 항속거리와 비행시간을 연장하고, 공군의 임무 영역을 확장하는 지원전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늘의 주유소’라는 명칭 때문이다. 하지만 자체 무장이 없는 비무장 전력임에도 불구하고 공중급유기는 전략자산으로 분류된다. 공중급유기 도입과 작전 배치는 단순한 전력 강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공중급유 외에도 병력·화물 수송 능력을 토대로 여러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는 다재다능한 임무 수행능력을 자랑한다. 테러, 대규모 자연재해 등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의 군사작전(MOOTW)’에서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MOOTW는 유엔 평화유지 활동, 대테러작전, 마약 소탕작전, 해상 치안 활동, 자국민 구출, 인도주의적 원조, 재해 복구, 국제평화 활동, 비합법 무장집단 해체 등을 의미한다. 세계 주요 선진국은 군사력을 투입해 침략 억제, 국익 보호, 국제기관 지원, 조약 의무 수행, 인도적 지원 및 그에 따른 경비 활동, 대민 지원, 분쟁의 평화적 해결 등의 국제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최근 실전 배치되는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는 일반적인 병력·화물수송 능력 외에도 ICT를 접목한 장거리 비행·공중급유 능력을 갖춘 진정한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다.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무인 무기체계가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와 무인 공중급유기

현재 공식적으로 공중급유기를 보유한 나라는 32개국이다. 하지만 실제로 공중급유기를 운용하는 나라는 18개국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공중급유기의 가치를 100% 이상 활용하는 나라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현재 자타공인 공중급유기 독보적 활용 국가는 미국이다. 최초의 공중급유기를 실전 배치한 것도 미국이며, 현재 가장 많은 숫자의 공중급유기를 보유한 나라 역시 미국이기 때문이다.

공중급유기 운용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미국은 날개 달린 모든 것에 급유가 가능하며, 공중급유를 통한 최장시간·거리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실제로 미 공군과 해군, 해병대는 주·야간은 물론 악천후에서도 공중급유가 가능하다. 공중급유기의 완벽한 임무지원 덕분에 미군의 모든 군용기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의 임무 변화와 함께 오직 공중급유만을 목적으로 하는 무인항공기 기반 차세대 전술공중급유기 개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텔스 기능이 있는 무인 공중급유기 전력화는 현재 미 해군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다. 보잉은 MQ-25A 스팅레이 무인 공중급유기 4대를 2024년 8월까지 미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무인 공중급유기가 도입되면 함재기의 작전 반경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F-35C 스텔스 전투기와 짝을 이룰 경우 보다 은밀하고 치명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해진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미 해군 항공모함과 함재기의 전략적 활용도 확장과 공중급유기 운용개념의 획기적인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전쟁에서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와 무인 공중급유기는 바늘과 실처럼 상호 보완적인 존재로 활약할 전망이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가 공중급유를 위한 중간 거점 혹은 정보통신 중계소 임무를 수행하고, 무인 공중급유기는 유·무인 복합체계를 바탕으로 보다 공세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전투기가 무인 전투기를 끌고 다니며 임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가 다수의 무인 공중급유기를 통제하며 공중급유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ICT의 눈부신 발전은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의 전략적 가치를 더 배가하고 있으며, 주요 선진국은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필자 계동혁은 ‘Aerospace & Defense’ 취재팀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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