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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도들이 말하는 의미와 성과] “합동성, 서로의 마음을 느끼는 데서 출발…”

이원준

입력 2022. 11. 24   16:52
업데이트 2022. 11. 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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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혜 민 
육군사관학교
박 혜 민 육군사관학교
홍 승 재 
해군사관학교
홍 승 재 해군사관학교
김 민 우 
공군사관학교
김 민 우 공군사관학교
이 가 영 
국군간호사관학교
이 가 영 국군간호사관학교


2학년 사관생도들은 함대 견학을 마지막으로 19일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번 훈련은 사관생도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마라도함 사관실에서 각 사관학교 대표 생도를 만나 합동순항훈련의 의미와 성과를 들었다.


-대부분 이번이 첫 함정 편승이라고 들었다. 장기간의 함정 생활은 어땠는지.



박혜민 육군사관생도=배에서 먹고 자고 생활해 본 것은 처음이다. 넓은 개인공간이 있는 학교와 달리 좁은 격실에 3층 침대를 써야 해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오밀조밀한 구조 덕분에 다른 학교 동기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지금은 3층 침대를 같이 쓰는 친구들과 정말 많이 친해졌다(웃음).



김민우 공군사관생도=멀미가 심한 편이라 걱정했는데, 일주일쯤 지나니까 흔들리는 함정에 익숙해졌다. 괌에 도착해서는 오히려 땅 멀미가 났다. 항해 중에는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다 보니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각 군의 문화를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그리고 생각보다 밥이 맛있어서 좋았다.



이가영 국군간호사관생도=나도 비슷하다. 함정 안은 답답하고 작은 공간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폐쇄적이라고 생각한 공간에서 자유로움을 느꼈다. 항해 중 비행갑판에서 본 물결치는 바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름다운 모습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홍승재 해군사관생도=우리 사관생도들이 편히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각자 자리에서 노력해 준 승조원 덕분이다. 다른 학교 생도들에게 ‘해군 임무가 정말 힘들고, 또 중요한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 훈련 내내 자부심이 충만했다.



-항해 훈련·실습을 하며 많은 경험을 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일정은?



이가영 생도=괌에서 참가한 함상 리셉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리셉션이 해군에만 존재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타 군 문화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였다. 생도 신분으로 현지 교민을 만나고, 그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심어 준 것 같아 뜻깊었다. 또 정예장교가 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테이블이 달라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현지 6·25전쟁 참전용사와 한 공간에 있었던 점도 의미 있다.



홍승재 생도=미래 해군장교로서 기관실 당직 체험이 인상 깊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4시간을 근무하며 많은 것을 체감했다. 함정에선 모든 승조원이 힘을 합쳐 임무를 수행해야 대비태세와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 또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승조원들의 모습이 멋있었다. 가까운 미래 나 또한 멋진 장교가 돼 부하들을 이끌고 싶다.



박혜민 생도=항해실습 중 장교·부사관들과 대화를 나누며 전문성에 감탄했다. 전문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일과가 끝난 뒤에도 자기개발에 몰입하는 걸 보며 ‘스페셜리스트’로서의 해군을 확인했다. 나 역시 육군에서 전문성을 갖춘 지휘자·지휘관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우 생도=공군은 전투기 조종사의 경우 한 기체에 1~2명이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해군은 수백 명이 한 몸처럼 함정을 움직인다는 게 신기했다. 또 함교에서 참관한 헬기 이·착함 훈련도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는 활주로에 이·착륙하는 것만 봤는데, 움직이는 함정 위에 이·착함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이번 순항훈련 제1의 목표는 ‘합동성 배양’이다. 어떤 부분에서 성장했다고 느끼는지 궁금하다.



박혜민 생도=합동성은 전술·전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다. 합동성은 서로의 ‘마음’을 느끼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함정에서 멀미도 해 보고, 승조원의 고충을 체험하고, 색다른 함정문화를 경험하면서 해군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훈련이 끝나면 학교로 돌아간다. 앞으로의 목표와 다짐이 궁금하다.



홍승재 생도=합동순항훈련에 진심으로 열정을 담아 임했다. 낯선 환경에 힘들기도 했지만 다른 사관생도들과 함께 있으니 어려운 일도 쉽게 느껴졌다. 각자 학교로 흩어져 시원섭섭하기도 하다. 이번 훈련은 내게 더 성숙하고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 생도 생활을 하며 많은 도전을, 그리고 많은 실패를 하겠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완벽하게 임무를 해내고 싶다.



이가영 생도=이번 훈련 경험을 바탕으로 임무에, 국가 위기상황에 헌신하는 간호장교가 되겠다. 처음 출항할 때 낯선 사람들과 3주를 보내는 것에 걱정이 많았는데 환하게 반겨 준 해사 생도들, 낯선 환경에서 함께 적응한 육·공사 생도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 주신 훈육관님들, 그리고 전단장님과 모든 승조원께 감사드린다.
글=이원준/사진=김병문 기자

이원준 기자 < wonjun44 >
김병문 기자 < dadaz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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