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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국 국방광장] 조국 위한 열정의 30년, 미래 향한 아름다운 동행 30년

입력 2022. 09. 28   15:37
업데이트 2022. 09. 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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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국 예비역 육군소령. 산림청 산림헬기 조종사
임종국 예비역 육군소령. 산림청 산림헬기 조종사

2022년 9월 23일, 절기상 추분인 가을 하늘은 더 높고 짙푸르다. 맞벌이인 우리 부부는 아침부터 여느 때 출근길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평상시와는 다르게 양장을 차려입었다. 1년 늦춰져 육군3사관학교에서 거행되는 임관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어떻게 변해있을까?’ 상상하며 자동차는 영천을 향해 달렸다.

50대를 훌쩍 넘은 나이로 모두가 많이들 변해 있을 것이다. 후보생 시절 9개월 내내 매일 얼굴을 마주 대했던 동기들이다.

학교 정문 앞에 도착했다. 30여 년 전 입교를 위해 부모님과 함께 문경에서 대구행 기차를 타고 영천까지 버스를 번갈아 타며 왔었다. 부모님께서는 입대하는 막내아들의 뒷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셨을 것이다. 그리고 댁으로 돌아가서 허전한 마음을 소 먹이 주는 일로 쓰다듬고 추슬렀을 것이다. 그때 차마 눈물 흘리실 부모님을 뒤돌아서 뵐 수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후보생 시절은 기초군사훈련부터 공수훈련, 전방 소대장실습까지 부모님의 기도 속에 마칠 수 있었다.

차를 세워놓고 먼발치에서 정문을 바라보았다. 눈시울이 금세 촉촉이 젖는다. 전국 각지에서 하나, 둘씩 접수대로 모여들었다. 어깨를 툭 치며 인사를 건네는 동기는 점호 때 내 관물대 청소 불량으로 단체 얼차려를 받았던 일을 기억 못하는지 먼저 인사를 건넨다. 고마웠다.

행사는 충혼탑 참배와 충성의식, 기념행사로 진행되었다. 충성의식은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푸른 잔디인 충성연병장에서 펼쳐졌다. 이중 가장 멋있고 모두의 탄성을 자아낸 것은 바로 57기와 58기 후배들의 늠름한 열병과 분열이었다. 이들이 무대 앞으로 가까이 행진할 때는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30년 전의 나로 돌아가 행진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나도 저랬었구나, 나 또한 조국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불타있었다. 초급장교로서 따라야 할 상관과 지휘할 병사들, 맡겨질 직책 등 염려와 기대로 더욱 교육에 참여했었다.

기념행사는 야외 호국정에서 있었다. 가을 하늘 석양이 지며 무대 화면이 더욱 돋보이는 시간, 무대화면 만큼이나 우리 3사 28기 동기생들의 30여 년은 가치 있었다. 비록 지금은 현역과 예비역 신분이지만 ‘충성대 호랑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은 변하지 않았다.

“조국을 위한 열정의 30년, 미래를 향한 아름다운 동행 30년” 슬로건 아래 또다시 각자는 군과 생업 등 삶의 현장에서 계속 전진해 갈 것이다.

다시 한 번 ‘가슴에 큰 꿈과 조국에 충성’이라는 열정이 식지 않도록 일깨워주신 학교장님과, 동기생을 대표로 수고를 아끼지 않은 회장단과 임원진에 감사를 전한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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