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론

[두진호 시론] 진급의 시간

입력 2022. 09. 07   16:55
업데이트 2022. 09. 0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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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진급의 시간’이다. 육·해·공군 그리고 해병대 등 각 군은 7일 대령 진급 결과를 발표했다. 향후 장성급 장교 인사 및 후속 인사까지 완료되면 올해 실질적인 진급 업무는 일단락된다. 상위 계급으로의 진출에 실패한 전우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진급 반열에 오른 전우들에겐 축하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긴 터널과도 같은 ‘진급의 시간’을 통과하는 동안 묵묵하게 믿고 지지해준 군인 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와 축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국방 인사관리 훈령’은 진급 사무와 관련하여 전문성과 도덕성, 장차 활용성 등을 고려하고 능력 위주의 자유경쟁을 통해 우수 인재를 발탁한다는 ‘선발방침’을 규정하고 있다. 우리 군은 이러한 방침 하에 투명하고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북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및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등 급변하는 안보환경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 인재를 대거 선발했다. 또한, 한미 군사동맹의 결속력 강화 및 국방 분야에서 ‘글로벌 중추국가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연합·합동 전문 자격자는 물론 해외 군사교육 수료자 등 지역 전문성을 갖춘 인재도 발탁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대규모 야외 훈련이 크게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 고도의 전투준비태세 유지에 헌신해 온 학교기관 및 교육훈련 관계자들도 상위 계급으로 진출했다. ‘진급 적기’가 지났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성실 복무자들이 과거와 비교해 다수 진출함으로써 직업 소명의식을 갖춘 인재들이 인정받는 풍토가 조성됐다. 또한, 접적지역 근무자는 물론 코로나19 및 수해 등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앞장선 인재들도 진급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올해 각 군의 진급 심사는 국방정책과 현행작전태세를 주도하여 ‘국방혁신 4.0’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진급도 어려운 일이지만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는 과정도 그만큼 복잡하다고 한다. 우수 인재를 식별하기 위해 헌신한 진급 심사위원과 인사제도 발전 및 진급 업무에 관여한 관계관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명예의 가치가 중요한 군인들에게 진급은 최고의 보상이면서 현실적인 장벽이다. 모든 군인은 임관과 동시에 ‘진급의 시간’을 선택한다. 진급이 복무의 목적은 아니지만, 복무의 질을 제고하는 핵심적인 수단임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인력 구조상 진급 대상자에 비해 진급 공석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절대다수가 만족할 수는 없다. 국방 인사관리 훈령은 ‘결과에 승복’하는 진급풍토를 조성한다는 인사 목표를 기술하고 있다. ‘국방혁신 4.0’ 추진으로 AI 과학기술 강군을 선도하는 핵심 주체는 결국 인재이다. 성과 창출에 특화된 민간영역의 인사 관행과 군의 특수성을 조화롭게 고려하되 출신 및 기수, 연공서열 관행을 배제하고 전문성과 사명감, 창의력과 혁신 의지를 갖춘 인재들의 진출 여건을 보장하는 인사 원칙과 제도 정립이 중요하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오늘도 변함없이 지구를 공전하며 어둠을 밝혀줄 보름달이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희망의 존재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번 연휴가 ‘진급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전우들이 각자의 마음속에 ‘담대한 구상’을 새겨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들 모두가 다가올 ‘진급의 시간’을 향해 ‘담대한 구상’을 후회 없이 펼쳐나가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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