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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군사상식]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뭔가요?

임채무

입력 2022. 08. 08   17:13
업데이트 2022. 08. 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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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부 차원 을지연습·한미 군사연습 합친 이름”

 
1954년 유엔사 주관 군사연습 시작
1968년 ‘1·21 사태’ 계기
정부 차원 전시 대비 태극연습 도입
다음 해부터 을지연습으로 명칭 변경

 
1976년 군사·정부연습 통합 시행
몇 차례 이름 바뀌며 유기적 전개

 


마블의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의 상징은 방패(Shield)다. 이 방패는 지구 상에서 가장 단단한 금속인 ‘비브라늄’을 통째로 써서 만든 만큼 각종 총탄을 막아내는 것은 물론 어떤 폭발물에도 끄떡없다. 파괴할 수도 없고, 가해지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흡수해 버린다. 그야말로 천하무적(天下無敵)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방패는 평화 수호의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딱 하나, 영화상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방패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비록 이 방패는 실존하지 않지만,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방패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달 하순부터 진행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가 바로 그것. UFS란 무엇일까? 알쏭달쏭 군사상식, 오늘은 UFS를 소개한다. 임채무 기자


을지연습과 자유의 방패 변천사


UFS는 정부연습인 ‘을지연습’과 한미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가 합쳐진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안전 보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인 연습이다.

최초 정부연습과 군사연습(한미 연합연습)은 별도로 시행됐다. 먼저 군사연습은 1954년부터 유엔군사령부 주관으로 ‘포커스 렌즈(Focus lens)’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다. 포커스 렌즈는 한반도 전역을 돋보기 보듯 북한의 침략행위에 대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1968년 1월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사건인 ‘1·21 사태’가 일어났고, 같은 해 7월 정부 차원의 전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도상연습 위주로 ‘태극연습’이 추진됐다. 다음 해 태극연습은 ‘을지연습’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을지는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 장군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정부는 전쟁지원 절차를 숙달하기 위해 정부연습을 군사연습에 추가 실시했다. 그리고 1976년 비로소 군사연습과 정부연습을 통합함으로써 ‘을지포커스렌즈’가 탄생하게 됐다.

을지포커스렌즈는 2008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하면서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을지프리덤가디언(UFG·Ulchi Freedom Guardian)’으로 또 한 번 이름이 바뀌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한국군 단독연습인 태극연습과 연계해 ‘을지태극연습’이라는 이름으로 전개됐다.


을지연습, 충무사태 가정 실전적 전개


그렇다면 을지연습과 군사연습인 자유의 방패 차이점은 무엇일까?

일단 군사작전과 정부 기능 유지, 국민 생활 안전 등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비계획을 상호 교차 검증한다는 점에서 을지연습과 군사연습은 뗄 수 없이 유기적으로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 다만 훈련 주체가 을지연습은 정부 즉, 시·군·구 이상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단체, 중점 관리 대상업체라는 것과 군사연습은 한미 양군이 주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을지연습의 경우 △전시전환절차 연습 △도상 연습 △전시 현안 토의 △실제 훈련 등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불시 공무원 비상소집훈련, 개인별 전시 임무카드 작성 확인·보완, 전시 직제 편성훈련 등을 한다. 전시 국가 총력전 체제로 전환하는 충무사태를 가정해 준비된 연습 각본에 따라 실시 기관에서 지도상(도상)이나 메시지 등으로 통합 상황조치도 한다. 더불어 인력·물자·장비 등을 동원해 전시대비계획 시행절차를 숙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관별 전시대비계획의 보완 사항을 파악하고, 도출된 문제점을 해결하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군사 상황과 더불어 국내외 정치·경제·외교·사회 등 전반적으로 변화된 안보환경에 대한 기관별 전시 임무 내용을 연습 각본에 반영해 실전성을 높였다. 또 국가 핵심 기반시설 방호 및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실제 훈련도 계획돼 있다.


자유의 방패는 어떻게 진행되나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방현안 업무보고’에 따르면 이달 하순 예정된 군사연습은 위기관리연습(4일)→1부 연습(5일)→2부 연습(4일) 등 3단계로 13일간 전개한다. 위기관리연습에서는 북한 도발 때 초기 대응과 함께 한미가 공동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절차를 숙달한다. 1부 연습에서는 전시체제 전환과 북한군 공격 격퇴 및 수도권 방어 등을 연습한다. 또 2부 연습에서는 수도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역공격과 반격작전을 펼친다. 역공격은 성공적인 방어·반격을 위해 적 주력의 측·후방 등 약점을 공격하는 작전이다.

국방부는 국가 총력전 수행 능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국제분쟁 양상과 인프라 발전 등을 고려한 실전적 시나리오를 훈련에 적용하기로 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급조폭발물이 발견된 상황이나 반도체공장 화재, 은행 전산망 마비 등이 대표적인 예다. 통합방위작전계획 보완·검증을 위한 공항 테러나 민간·군 시설 드론공격 대응, 다중이용시설 피해복구 훈련도 병행한다.

이 가운데 제대별·기능별 연합 야외기동훈련(FTX)도 집중 이뤄진다. 현재까지 국방부가 계획한 훈련은 연합 과학화전투훈련, 연합 공격헬기 사격훈련, 연합 해상초계작전 등 11개다. 아울러 한국군 4성 장군이 미래연합사령부 지휘를 맡으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작전 수행 능력 3단계 평가 중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을 평가할 계획이다.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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