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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특수전사령부 하태원 상사] 싸우는 방법대로, 살리는 방법대로 훈련하자

입력 2022. 08. 05   16:13
업데이트 2022. 08. 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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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원 상사 육군특수전사령부 독수리부대
하태원 상사 육군특수전사령부 독수리부대

올해 초 국군의무학교에서 병원전외상소생술(PHTLS·외상환자 발생 때 현장에서 입원 전까지 초기 응급처치 관련 최상위 교육) 과정을 특전사 최초로 수료했다.

전문적인 응급처치 자격 획득 후 부대에 복귀해 여느 날과 다름없이 팀원들과 함께 전투태세 완비를 위해 싸우는 방법대로 훈련하며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특수작전에 투입된 고립무원의 전장에서 팀원이 심각하게 다친다면 우리는 구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팀워크를 바탕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특전사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장 속 팀원의 부상은 상당한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전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진중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전우가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하면서 훈련해야 한다. 교육훈련이 곧 전투 준비이며, 전투 준비는 교육훈련으로 완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전인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려면 익숙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편안한 상황을 벗어나서도 대처할 수 있는 실전적인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가정해 전투기술과 전략전술을 연마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다. 머리·척추손상 등 외상성 부상에 대비한 응급처치 능력 또한 체득해야 한다. 팀의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응급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전문적 의무 능력도 갖춰야 한다.

특전사에 팀원은 동반자다. 나는 팀원을 지키고, 팀원은 나를 지키는 팀워크로 하나 된 존재이자 고립무원의 전장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함께 돌아와야 할 또 다른 가족이라는 의미다. ‘다친 팀원을 어떻게 보호하고 살릴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특전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전투 현장에서 다수의 외상환자가 발생할 것이고, 초기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훈련하고 또 훈련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싸우는 방법대로 훈련하는 가운데 ‘어떻게 전우를 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언제·어느 순간이라도 전우를 구할 수 있는 응급처치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내가 가진 PHTLS라는 전문적인 응급처치 능력을 팀원들에게 아낌없이 교육하고 전수해 서로를 더욱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을 다짐한다. PHTLS는 의무요원에게만 국한된 능력이 아니라 전투에 임하는 우리가 구비해야 할 기본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훈련 또 훈련해야 한다. 그리고 싸우는 방법대로 훈련하는 과정에서 살리는 방법대로 훈련한다면 전투 준비 완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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