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국방안보

[정전협정 특집] 이기성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유엔사 회원국과 유대 강화에 전력투구”

임채무

입력 2022. 07. 26   16:54
업데이트 2022. 07. 26   16:59
0 댓글
이기성 육군소장, 국방FM ‘국방광장’ 출연…27일 방송

협정 이행 감독·위반사건 협의 처리
1991년 한국군 장성이 수석대표
한국 국방부와 유엔사 교량역할
매년 회원국 참전용사 찾아 감사인사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까지 최선
6·25 잠시 멈춘 전쟁…잊지 말기를

 

이기성(육군소장·오른쪽)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가 국방홍보원 국방FM ‘국방광장’에 출연해 군정위의 역할과 임무를 소개하고 있다.
이기성(육군소장·오른쪽)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가 국방홍보원 국방FM ‘국방광장’에 출연해 군정위의 역할과 임무를 소개하고 있다.

이기성(육군소장)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이기성(육군소장)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유엔군사령부(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 수석대표인 이기성 육군소장은 “그동안 북한의 침투와 도발에도 정전협정이 있었기에 지난 69년 동안 한반도에서 제2의 6·25전쟁이 발발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국방홍보원 국방FM ‘국방광장’에 출연해 “지금으로부터 딱 69년 전, 이 땅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 정전협정이 이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전협정 결과로 남북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분계선(MDL)과 비무장지대(DMZ)가 세워졌고, 지금껏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전 관리를 맡고 있는 유엔사는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돼 임무가 끝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이외에도 정전협정의 의미와 이를 관리하는 유엔사의 주요 노력 등을 소개했다. 이 소장이 출연하는 ‘국방광장’은 27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방송된다. 글=임채무/사진=김병문 기자


정전협정의 체결 목적 달성 관리·감독

이 소장은 먼저 정전협정의 의미를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유엔사는 단순히 정전협정 관리를 넘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전의 사전적 의미는 ‘교전자들 간 합의된 적대행위의 일시적인 중지’입니다. 또 정전협정이란 ‘전쟁 중인 쌍방의 군사령관 사이에 전쟁의 일시적인 중지를 체결하는 합의’를 뜻합니다. 즉 정전협정 체결은 법적으로 전쟁이 종결된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일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정전협정을 체결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정전협정 서문에 잘 나와 있습니다. 서문을 보면 ‘쌍방에 막대한 고통과 유혈을 초래한 충돌을 정지시키기 위해’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 무장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 정전을 확립할 목적으로 협정을 체결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 6·25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쟁의 참화로 인한 국민의 막대한 고통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평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엔사 군정위는 바로 정전협정의 체결 목적을 달성하도록 이를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한반도 평화 정착 최일선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위원장 없이 5명의 고급장교로 구성

이처럼 중요한 일을 하고 있지만, 유엔사 군정위는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조직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장의 설명을 들으면 군정위가 매우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군정위는 정전협정 제2조에 의해 정전협정 이행을 감독하고, 정전협정 위반사건을 협의해 처리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위원장이 없는 공동조직체로 총 5명의 고급장교로 구성됐다는 게 특징입니다. 수석대표는 최초 미군 소장급 장성을 임명했으나 정전체제 유지에 대한 적법한 참여자로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부각하기 위해 1991년부터 한국군 장성을 수석대표로 임명하고 있습니다. 군정위 수석대표인 저는 정전협정과 관련해 유엔군사령관의 대리자로서 정전체제 시행을 감독하고, 정전협정 위반 시 해결을 위한 건전한 방책을 건의·시행합니다. 또 한국 국방부와 유엔사의 교량적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유엔사 회원국, 관련 기관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군정위 대표단 외에도 유엔사 회원국 연락장교들로 구성된 자문단그룹, 중립국 감독위원회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협력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6·25 참전용사와 후손 찾아 감사인사

이 소장은 군정위 임무와 구성 등을 소개하면서 무엇보다 유엔사 회원국과의 유대 강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사 회원국은 한국과 미국 외에 16개 전력제공국과 의료지원국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원국들은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발발한다면 즉시 병력과 장비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국가입니다. 이 때문에 수석대표는 매년 유엔사 회원국들을 순방하면서 유대를 강화하고 있죠. 회원국 방문 중에는 6·25 참전용사와 후손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합니다. 지난 5월에도 그리스와 노르웨이를 방문하면서 생존 참전용사분들을 뵙고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드라코스 참전용사회장님을 뵐 수 있었는데, 이분은 수차례 치열한 전투 끝에 지켜낸 휴전선 근처의 흙을 그리스에 가져와 아테네시 참전용사비 아래 보관했다고 하시더군요. 또 노르웨이에서는 전쟁 당시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 경계병으로 근무한 아르빗 옹을 만났습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노래를 가르쳐 주며 한국군과 깊은 우정을 쌓았다고 합니다. 그분이 기억하는 노래는 ‘아리랑’이었습니다. 이러한 군정위 활동들이 지난 세월 켜켜이 쌓여 원활한 정전 관리가 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6·25는 끝나지 않은 전쟁

인터뷰가 끝나 갈 무렵 이 소장은 방송을 듣고 있을 장병들에게 “6·25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 잠시 멈춰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달라”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하게 이어 주는 유엔사의 역할을 기억해 줄 것”을 당부했다.

“69년 전 정전협정으로 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 잠시 멈춰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군 장병들은 굳건한 안보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각자 위치에서 본분을 다해야 합니다.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유사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참전을 선언한 유엔사 전력제공국들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평시부터 관련 국가들과 우호증진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하게 이어 주는 유엔사의 역할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김병문 기자 < dadazon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