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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변화·혁신으로 새로운 조직문화 만들 것”

이원준

입력 2022. 05. 12   17:07
업데이트 2022. 05. 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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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신상태 회장
 
1000만 예비역 결사체 정체성 확립
부정·비리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사업체 긴급 회계감사 통해 재정 진단
17일 한미동맹 강화 주제 안보세미나
‘변화와 혁신’…향군의 미래 기대하세요

 

취임 한 달째를 맞은 신상태 향군 회장이 11일 서울 양재동에 있는 집무실에서 국방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향군 제공
취임 한 달째를 맞은 신상태 향군 회장이 11일 서울 양재동에 있는 집무실에서 국방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향군 제공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는 올해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창립 70주년이 되는 해이자, 제37대 신상태(70) 회장 체제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70년 향군 역사를 돌이켜보면 신 회장은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예비역 대장·중장이 대다수였던 역대 회장과 달리 신 회장은 대위로 전역했다. ‘비(非) 장성’ 출신 인사가 향군회장을 맡은 것은 1952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지난달 13일 당선을 확정 짓고, 어느덧 취임 한 달을 맞은 신 회장을 만나 향군의 목표와 앞으로 달라질 모습을 들어봤다. 이원준 기자


‘변화·혁신’으로 이미지 바꾼다

“취임 후 한 달간 ‘향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을 바꿔야겠다’는 각오로 외부 인사를 많이 만났습니다. 국회, 국가보훈처, 서울시 등 유관부서 인사들은 향군의 새로운 70년을 열어가는 신상태 체제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면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향군을 보는 우려의 시각이 ‘기대의 시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느끼며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신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변화와 혁신’을 제시했다. 향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1000만 예비역 결사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변화·혁신이라는 목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회장 선거에서 확인한 대의원의 압도적 지지(70.19%)를 바탕으로 신 회장은 향군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 이 시대의 안보 상황, 향군이 처한 정체성의 혼란과 재정 위기를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저에게는 1000만 예비역이 맡긴 짐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직 출발선에 있지만 반응이 좋다고 자부합니다. 향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가 이를 방증합니다. 임직원의 사기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특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되살아나고 있는 게 가장 큰 수확입니다.”


부패·부조리 타파

신 회장이 생각하는 향군은 ‘국가 자산’이다. 그는 향군이 대한민국 최대 예비역 단체로서, 튼튼한 안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가 부르면 언제든지 최전선으로 달려가겠다. 이것이 1000만 향군 회원의 한결같은 다짐입니다. 향군은 어느 한 명이 소유할 수 없는 국가적 자산입니다. 자산은 그 가치에 해당하는 만큼 역할을 해야 하지만, 그동안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신 회장은 안보 결사체로서 향군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패·부조리부터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군을 둘러싼 국민의 부정적 시선도 내부 문제에서 기인했다는 생각에서다.

“첫째는 부조리를 근절해야 합니다. 부조리는 어떠한 경우라도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부정·비리와 관련해서는 한 번만 적발되면 그것이 누구든 퇴출하겠다는 것이 방침입니다.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우리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고, 그래야 국익을 위한 향군 활동이 국민 가슴에 와 닿을 수 있습니다.”

향군은 신 회장 취임 이후 새 진용을 빠르게 갖추고 있다. 지난 2일 국·실장 인선을 마무리한 신 회장은 외부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국·실장 인선은 대내외에서 잘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하 업체 사장 인선에는 진통이 있었습니다. 재공고에 재재공고를 거듭했어요.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싶었는데, 예상보다 지원이 많지 않은 겁니다. 연봉 6000만 원이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향군이 대기업처럼 연봉을 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차선책으로 관련 분야 유경험자를 위주로 선발하고, 경영총장은 삼성그룹 부사장 출신을 ‘삼고초려’해 모셔왔습니다.”


3대 업무 기조

신 회장은 취임사에서 ‘3대 업무 기조’를 발표했다. △강력한 한미동맹 기조하에 튼튼한 안보 지원 △전문경영인 체제로 성과 위주 경영 추구 △정의롭고 화합된 향군 문화 창출이 그것이다.

“첫 번째 기조를 위한 첫 사업으로 오는 17일 프레스센터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주제로 안보세미나를 개최합니다. 둘째는 재정 안정입니다. 이를 위해 각 사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회계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제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항아리의 물이 새나가는 구멍부터 틀어막은 다음 다시 물을 채울 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또 향군의 전 임원과 사장들이 연봉의 10%를 자진 삭감하며 재정난 극복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습니다. 향군의 재정 회복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결코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마지막 기조인 화합된 향군 문화를 위해 신 회장은 자신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설명했다. 회장부터 바뀌어야 직원들도 바뀐다는 것은 오랜 기간 기업체를 경영해온 그의 소신이기도 하다.

“변화를 위해서는 권위주의 퇴출, 소통의 문화 조성, 비리·부조리 없는 조직 운영이 필수입니다. 회장이 솔선수범하고, 어려운 일에 앞장서 뛰면 모두가 믿고 따라오지 않겠습니까? 물론 70년 된 조직 역사가 한꺼번에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1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반드시 해내야 합니다. 나중에 임기를 마칠 때 사람들이 변화된 향군의 모습을 보며 박수 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 회장은 현역 장병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여러분이 전·후방 각지에서 고생한다는 점은 모든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각자 위치에서 국가 안보를 지키는 데 열과 성을 다하고, 건강하게 복무하시길 기원합니다. 예비역이라면 누구나 향군의 정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향군에 가입해 우리나라 안보에 힘을 보태주길 당부드립니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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