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국방안보

기동·화력이 견인…韓 국방과학기술력 쏘아올렸다

임채무

입력 2022. 01. 13   16:31
업데이트 2022. 01. 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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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연, 2021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 공개
공군방공유도탄사령부 장병들이 충남 보령 공군 사격지원대에서 지대공 유도탄 ‘천궁’을 발사하는 모습.  이경원 기자
공군방공유도탄사령부 장병들이 충남 보령 공군 사격지원대에서 지대공 유도탄 ‘천궁’을 발사하는 모습. 이경원 기자


국방과학기술개발 전략 수립과 국방 연구·개발(R&D) 정책방향 설정의 선결 조건은 주요 방산 선진국들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비교·분석하고 무기체계 개발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더불어 방위산업 육성과 국제화 추진전략 수립을 위해서도 주요 국가들의 무기체계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반드시 파악해야 할 필수 요소다. 이에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 제12조와 동법 시행령 제18조, 방위사업관리규정 제173조에 근거해 3년마다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국방일보는 국기연이 지난 10일 공개한 『2021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를 바탕으로 1~10위 국가의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과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을 우수·미흡 분야로 나눠 정리했다.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는 지휘통제/통신, 감시/정찰, 기동, 함정, 항공, 화력, 방호, 기타로 나뉜다. 또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은 지휘통제·전술통신·사이버전·레이더·합성개구레이더(SAR)· 전자광학/적외선(EO/IR)·수중감시·전자전·기동전투·지상무인·개인전투·수상함·잠수함·해양무인·고정익·회전익·항공무인·우주무기·화포·탄약·유도무기·수중유도무기·방공무기·화생방·국방M&S·국방SW다. 임채무 기자/자료 제공=국기연

01 미국
세계 최고의 무기수출국 위상 ‘우뚝’
부동의 1위는 미국이다. 미국은 막대한 국방 R&D 예산 투자로 지휘통제/통신, 감시/정찰, 기동, 함정, 항공, 화력, 방호, 기타 등 8대 국방과학기술 전 분야에서 최고 선진국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개념 무기체계 개발과 국방과학기술 연구 등을 선도해 세계 최고의 무기수출국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국기연이 발표한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모든 분야에서 우수하지만, 레이더, 잠수함, 고정익, 유도무기 등에서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레이더 분야에서는 저고도 대공/탄도미사일 방어체계(LTAMDS), 중거리 확장 탄도미사일 방어체계(MEADS) 등 신형 방공레이더 체계와 우주감시레이더(Space Fence) 개발 및 전력화 실적이 존재하며, 지상·해상·항공 모든 레이더체계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잠수함 분야의 경우 핵연료 재충전 없이 퇴역까지 운용 가능한 원자력 기술, 극초음속 미사일과 무인잠수정 진·회수가 가능한 탑재 모듈(Payload Module)을 개발하는 등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도무기 분야는 전략급 유도무기뿐만 아니라 정밀타격용 전술급 유도무기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공동 02 프랑스
스텔스·미사일경보시스템 ‘우수’

2008년 조사 이후 줄곧 2위 자리를 유지해온 프랑스는 점차 기술 수준에서 미국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타이거(Tiger) 공격헬기를 독일과 공동으로 개발해 스텔스·미사일경보시스템(MILDS)·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기술 등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기광학/적외선 장비(EO/IR) 핵심품목을 수출하는 등 꾸준하게 국방과학기술을 발전시켜오고 있다. 국기연이 분석한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에서는 감시정찰, 함정, 화력 분야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을 살펴보면 EO/IR과 회전익 항공기 분야에서 높은 수준이지만 사이버무기 분야 등이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EO/IR 분야는 핵심 부품의 자립도가 높고 대부분 자체 개발능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인다. 회전익 분야도 기체·로터·엔진·소재 등 핵심기술 보유국으로서 현재는 고속 회전익기, 소음 저감 등 기존 회전익의 한계를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이버 무기 분야는 군사 사이버 작전 교리를 발표하고, 사이버 전투원의 증원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 중이지만 국가 차원의 사이버 무기체계 개발 현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분석됐다.

공동 02 러시아
고속로켓 어뢰 전력화 등 높이 평가
러시아는 2018년 조사부터 프랑스와 함께 2위로 평가받고 있다. 러시아는 극초음속 및 장사거리 유도무기체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초공동어뢰 시크발(Shkval)-3에 대한 성능개량 사업을 지속하는 등 화력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단 다양한 지휘통제체계를 운용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 수준이 낮고, 모델링&시뮬레이션(M&S) 분야에서도 한국·중국 등에 비해 발전속도가 느리다는 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은 화력과 방호 분야가 우수한 것으로, 지휘통제/통신 등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에서는 유도무기와 수중유도무기 분야가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도무기 분야는 기초과학 기술 역량과 우주개발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대형로켓 및 전략 미사일에 대한 세계 선두권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수중유도무기 분야의 경우 엔진·전기·로켓추진방식 등 다양한 추진방식을 가진 어뢰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고속로켓 어뢰와 같은 경우 서방 선진국보다 먼저 전력화하는 등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공동 04 독일
능동안테나 핵심기술 ‘선도’
독일은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 교체를 위해 2020년 프랑스와 협약해 지상전투시스템(MGCS) 개발을 추진한 부분과 능동안테나 핵심기술인 디지털빔포밍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부분 유도무기를 주변국과 공동 개발하고 있고 고정익 항공기 분야에서 독자 개발 경험이 부족해 영국과 함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은 기동과 화력 분야가 상대적으로 우수하며 다소 미흡한 분야는 지휘통제/통신과 항공/우주분야다.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으로 평가했을 때는 SAR과 기동전투 분야가 우수했고, 고정익과 유도무기 분야가 미흡했다.

독일은 ‘TerraSAR’ ‘TanDEM-X’ ‘SAR-Lupe’ 등 많은 SAR위성체계 개발 경험과 함께 특히 ‘SARah’ ‘TanDEM-L’ ‘HRWS’ 등 독자적인 SAR 위성개발 로드맵을 갖고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어 SAR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얻었다. 기동전투 분야에서는 기동 전투체계의 자체 설계 및 생산능력을 보유해 신형전차를 개발(MGCS)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통해 해당 분야의 무기체계 수출을 활발히 수행 중인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공동 04 영국
지휘통제 분야 SW 기술 ‘최고 수준’

2018년 4위로 상승한 후부터 독일과 공동 4위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은 지휘통제 관련 소프트웨어(SW) 기술 및 잠수함 선체, 탑재장비(무장·소나센서 등), 추진계통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통신위성 분야에서도 기술 수준은 높지만, 최신 기술개발이 미비하고 독자적인 위성발사체가 없어 상대적으로 기술 수준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을 살펴보면 지휘통제/통신과 함정 분야가 우수한 평가를, 항공/우주분야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 또한 지휘통제와 해양무인 분야가 우수 분야로 평가됐으며, 우주무기와 방공무기 분야가 미흡한 분야로 나타났다.

지휘통제 분야,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영국은 2021년 우주사령부 창설을 바탕으로 그동안 동맹국에 의존해 왔던 우주기반 정보감시정찰(ISR) 능력과 우주 관련 산업을 동반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평가를 얻었다.

06 중국
사이버전·유도무기 분야 ‘두각’
중국은 2015년 6위에 등극해 6년째 현 순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기술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 공공 및 민간기관에 지속적인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등 사이버전 분야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의 지상무인체계(UGV) 개발능력과 비교해 기술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UGV 플랫폼 연구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국기연이 분석한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은 항공/우주와 함정 분야가 우수한 것으로, 기동 분야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에서는 사이버전, 유도무기 분야가 우수했다. 반대로 지상무인, 국방M&S 분야는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전 분야는 전 세계 공공 및 민간 부문 목표물에 대해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온 이력이 다수 존재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공격 실행 능력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도무기는 최근 우수한 기초기술 및 항공우주기술을 기반으로 첨단 정밀유도무기를 개발하는 등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07 이스라엘
무인기·우주·미사일 방어 ‘집중 투자’
이스라엘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무인지상차량(UGV)을 실전에 배치하는 단계에 돌입했을 정도로 기동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더불어 무인기·우주·미사일 방어를 주요 3대 개발 분야로 선정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도 기술력 축적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초계함 등 함정을 미국과 독일에서 도입·운용하고 있어 자체적인 함정 설계·건조 기술력은 미흡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수중유도무기의 필요성이 낮아 해당 분야 연구개발 실적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은 지휘통제/통신과 기동 분야가 우수하며 함정, 항공/우주 분야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 중 우수한 분야는 지상무인, 항공무인 분야다. 지상무인 분야는 이스라엘 위치 특성상 국경분쟁 등 주변국과의 지속적인 전투상황에서 전투인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경지대 등에는 이미 다양한 UGV가 실전 배치되고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무인 분야는 저고도·중고도 무인기 시장의 강자로 활발하게 무인기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08 일본
해양무인체계 플랫폼 분야 선진 기술 보유

일본은 2008년부터 순위가 떨어져 이번 조사에서 8위에 선정됐다. 섬나라인 일본은 해양무인체계 플랫폼 분야에서 선진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또 우주무기 분야에서 위성엔진과 관련해 국가 차원에서 꾸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방M&S 분야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으며, 화생방 분야에서도 화학탐지·식별·경보체계, 해독체계 관련 기술이 다소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의 경우 함정과 항공/우주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화력 분야에서는 미흡한 평가를 받았다.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을 살펴보면 우주무기와 해양무기 분야가 우수 분야, 화생방과 국방M&S 분야는 미흡 분야로 분석됐다.

우주무기 분야의 경우 발사체와 관련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협력 등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우수 분야로 선정됐다. 해양무기 분야는 기존 기술력과 함께 최근 프랑스와 공동으로 무인잠수정 연구를 수행하는 등 해양무인체계에 지속적 투자가 이뤄져 우수 분야로 평가됐다.
『2021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에서 한국은 기동·화력 분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포천시 꽃봉훈련장에서 육군7포병여단 장병들이 K9A1자주포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2021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에서 한국은 기동·화력 분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포천시 꽃봉훈련장에서 육군7포병여단 장병들이 K9A1자주포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09 대한민국 

자주포 성능개량 등 화포 분야 4위까지 상승
한국은 2012년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2018년까지 공동 9위를 유지하다 2021년 처음으로 단독 9위에 올라섰다. 특히 화포 분야에서 자주포 성능개량, 무인화 및 자동화 등 실적을 기반으로 분야 순위가 4위까지 상승했으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잠수함 분야에서도 기술 수준이 비약적으로 향상했다. 그러나 우주무기 분야의 경우 2021년 누리호 발사시험 등 우주발사체 일부 기술을 보유했으나, 항법위성 발사경험 등이 부족해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추진이 필요하다고 국기연은 평가했다.

한국의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의 우수 분야는 기동, 화력 분야다. 상대적인 미흡 분야는 항공/우주, 감시정찰 분야다.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은 지휘통제, 화포 분야가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휘통제 분야는 국방개혁 2.0을 통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ICT를 활용한 무기체계의 지능화 시도와 AI 기반의 지능형 지휘통제체계 개발을 통해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공유 및 신속한 지휘통제를 보장하고자 하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화포 분야는 타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기술 보유와 자주포 성능개량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어 우수 분야로 선정됐다. 상대적 미흡 분야로는 SAR, 해양무인 분야가 꼽혔다.

10 이탈리아
독자적인 SAR 위성 개발·운용

이탈리아는 SAR 분야에서 독일과 더불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최근에는 최신 회전익기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틸트 로터기 AW-609의 개발 및 초도비행을 완료하는 등 국방기술과학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M&S 분야는 유럽 국가 중 낮은 수준이며, 무인전투체계에 대한 기술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탈리아의 8대 국방과학기술 분야별 수준은 항공/우주와 감시정찰 분야가 우수하며, 방호 분야가 미흡했다. 26개 무기체계 유형별 기술 수준의 경우 우수 분야로는 SAR, 회전익 항공기 분야가 선정됐으며, 미흡 분야로는 화생방과 국방M&S 분야가 뽑혔다. 우수 분야로 평가된 SAR 분야는 유럽에서 독일과 더불어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CSG(Cosmo-Skymed Second Generation)와 같은 독자적인 SAR 위성을 개발·운영하고 있어 높은 기술 수준을 이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회전익 항공기 분야는 헬기 개발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전자식 비행제어(FBW)기술, 전자식통합엔진제어장치(FADEC)기술,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기술 등 최신기술을 보유한 점을 인정받았다.


임채무 기자 < lims86@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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