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사관학교 전투체력지도사 과정 교육현장에 가다

이원준

입력 2021. 11. 24   17:02
업데이트 2021. 11. 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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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전사 100명 도전장… 육군 첫 전투체력 전문가는 ‘바로 나’

 

체력단련 지도법·전장순환운동 등
이론+실습 프로그램 2주 과정 실시
필기·실기 종합평가 후 합격자 선발

 
장병 체력 단련 전문교관 임무 수행
민첩성·지구력 등 복합적 능력 필요
추위 이겨내고 다양한 교육 ‘구슬땀’

 

철봉 매달려 웅크리기(레그턱)를 하고 있는 교육생들.
철봉 매달려 웅크리기(레그턱)를 하고 있는 교육생들.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은 이론과 실습평가로 나뉜다. 교육생들이 이론교육을 듣고 있다.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은 이론과 실습평가로 나뉜다. 교육생들이 이론교육을 듣고 있다.
전투체력지도사 과정 교육생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3㎞ 산악뜀걸음을 하고 있다.
전투체력지도사 과정 교육생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3㎞ 산악뜀걸음을 하고 있다.
교육생이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근력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교육생이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근력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육군체력연구센터가 운영하는 ‘1기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에 입소한 간부가 전장순환운동 실습을 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육군체력연구센터가 운영하는 ‘1기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에 입소한 간부가 전장순환운동 실습을 하고 있다.

육군이 전투력 발휘 근간인 ‘전투체력’을 일선 부대에서 과학적·체계적으로 관리할 전문가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전투체력지도사’가 주인공이다.

전투체력지도사는 대대급 야전부대에서 장병 체력을 단련하는 전문교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전투원이 실전이나 훈련에서 전투력을 힘껏 발휘할 수 있도록 평소 튼튼한 전투체력을 다지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전투체력지도사는 다른 부대원을 상대로 운동법을 지도해야 하는 만큼 탄탄한 육체, 강인한 정신력, 풍부한 이론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육군사관학교(육사) 육군체력연구센터가 운영하는 ‘1기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에 지난 15일 입소한 100명의 장병은 육군 최고 전투체력 전문가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추위를 뜨거운 열기로 이겨내고 있는 전투체력지도사 과정 교육현장을 찾았다.

글=이원준/사진=조종원 기자


“악! 악! 악! 악악!”

서울 한낮 체감온도가 섭씨 1도까지 떨어진 지난 22일 육사 교정에 우렁찬 함성이 울려 퍼졌다. 2주간 진행되는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에 입소한 장병 100명이 3㎞ 산악뜀걸음을 하며 외치는 구호였다. 목청껏 소리칠 때마다 이들의 입가에선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지친 내색을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각 부대를 대표해 전투체력지도사에 도전장을 낸 만큼 이들은 모두 강철체력을 갖추고 있었다.

육사 육군체력연구센터는 지난 15일부터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을 운영하며 전투체력 전문가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은 이번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육군이 2018년 전투체력 강화를 위한 정책연구를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기초체력과 다른 ‘전투체력’

전투체력은 흔히 이야기하는 기초체력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말 그대로 실제 작전이나 전투임무에 필요한 체력을 의미한다. 전투체력 특징 중 하나는 스피드, 민첩성, 지구력, 순발력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가령 기존 운동법인 팔굽혀펴기가 근력을 주로 필요로 한다면 전투체력 평가 항목 중 하나인 전장순환운동은 근력·근지구력·민첩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기초체력에 비해 전투체력은 운동법이 복잡하다. 부대원의 전투체력을 배양하기 위해 전문지식을 갖춘 교관이 필요한 이유다.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은 크게 이론과 실습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교육생들은 2주 동안 전투체력단련, 운동생리학, 트레이닝 방법론, 운동재활, 체력단련 지도법 등 이론교육을 받는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야외로 나가 전장순환운동, 240m 왕복달리기, 철봉 매달려 웅크리기(레그턱), 외줄오르기, 뜀걸음 등을 하며 전투에 필요한 체력을 끌어올린다. 필기·실기 종합평가를 거쳐 최종 합격자에게는 전투체력지도사 자격증을 부여한다.

교육생들은 앞으로 남은 필기·실기시험을 통과하면 육군 최초로 전투체력지도사 타이틀을 얻게 된다. 전투체력지도사는 창끝 전투력 발휘의 근간인 전투체력을 과학적·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전문가이다. 이들은 대대급 이하 부대에서 조교인 전투체력지도병과 함께 부대원들의 전투체력을 단련하고, 더불어 부대 체력단련 시설·장비를 관리하는 업무를 병행하게 된다.


교육생 전원 ‘특급전사’…최고령은 만 40세


육군은 첫 번째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을 앞두고 만 40세 이하 간부(중사~대위)를 대상으로 교육 입소 희망자를 모집했다. 자격 요건은 가장 최근에 시행한 체력검정에서 전 종목 ‘특급’을 달성하고, 지휘관 추천서를 받아야 했다. 깐깐한 선발 과정을 통해 지덕체를 갖춘 정예 전투원들이 최초의 전투체력지도사가 될 기회를 얻었다.

올해 교육 입소자 중에는 육군 최고 전사를 꿈꾸는 장병들이 많이 참여했다. 최고령자인 23경비여단 최대성(40) 상사도 그중 한 사람이다. 대대 행정보급관 임무를 수행하는 그는 “올해 처음으로 문을 연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에 도전해 체계적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방법을 경험해보고 싶었다”며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자세로 교육에 충실히 임하고, 나중에 부대로 돌아가 전투체력 노하우를 부대원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육군은 내년부터 교육과정을 연 2회로 확대 편성해 매년 300명의 전투체력지도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나중에는 총 1800여 명을 양성해 모든 대대급 부대에 전문교관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사관생도와 장교 후보생을 대상으로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터뷰] 육군체력연구센터장 김경배 대령
“전투를 위한 체력단련체계적 기틀 마련할 것”


“지금까지는 ‘체력검정’을 위한 체력단련을 해왔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전투’를 위한 체력단련이 될 것입니다. 전투체력은 전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체력입니다. 체력단련이 안된 부대는 훈련이나 실전 상황에서 신체적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습니다.”

전투체력지도사 과정을 총괄하는 김경배(대령) 육군체력연구센터장은 전투체력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전투력과 직결된 민첩성·순발력·지구력을 끌어올리고, 평가 위주 체력단련에서 탈피해야 실제 작전에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투체력 훈련과정 중에는 240m 왕복달리기가 있다. 20m 구간을 6차례 왕복하는 종목으로 민첩성·스피드·지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240m 왕복달리기는 실제 전투현장에서 활용하는 ‘약진’과 비슷하다고 김 센터장은 설명했다. 체력단련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투 수행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다.

전투체력은 육군 체력단련의 목적과 개념을 새롭게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 같은 운동법에 국한됐던 ‘체력’ 개념을 다시 쓰고,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체력 능력을 교범으로 제시했다. 전투체력지도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전투원의 체력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야전에서 전투체력을 적용해보니 목적이나 내용에 대해 공감대·인식이 부족하고, 만들어진 원리를 잘 모르는 문제점이 식별됐습니다. 체력단련을 체계적으로 하려면 과학적인 운동법을 알아야 합니다. 전투체력지도사는 대대급 부대에서도 체계적으로 체력단련을 할 수 있도록 기틀을 잡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육군체력연구센터는 이번 1기 과정을 시작으로 앞으로 전투체력지도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들이 소속 부대로 돌아가 전문교관으로서 다른 장병들을 지도하며 체력과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것으로 김 센터장은 기대하고 있다.

“전문적인 지도역량을 갖춘 지도사를 통해 육군 모든 부대에 전투체력단련의 정확한 개념과 원리를 확산할 것입니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체력단련 방법을 적용하게 함으로써 창끝 전투력 발휘의 근간인 전투원의 체력을 튼튼히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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