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병사 의견 반영해 先 메뉴 편성·後 식자재 조달…잔반이 줄었다

최한영

입력 2021. 10. 13   17:20
업데이트 2021. 10. 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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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더 좋은 병영식당’ 공개
즉석 조리코너·신선한 샐러드바 인기
주말 브런치·팟타이 등 신메뉴 도입
시차제 조리로 따뜻한 음식 바로 제공
퇴식 컨베이어·자동 식기세척기 구비도

 

육군32보병사단 장병들이 13일 ‘더 좋은 병영식당’에서 점심식사 전 원하는 음식을 고르고 있다. 이날 메뉴로는 장병 선호도를 반영한 돈가스, 쫄면, 카레, 소시지 등이 제공됐다.  한재호 기자
육군32보병사단 장병들이 13일 ‘더 좋은 병영식당’에서 점심식사 전 원하는 음식을 고르고 있다. 이날 메뉴로는 장병 선호도를 반영한 돈가스, 쫄면, 카레, 소시지 등이 제공됐다. 한재호 기자

육군이 군 급식체계 혁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더 좋은 병영식당’이 시범운영 한 달 만에 공개됐다. 메뉴 편성, 식자재 조달 등에서 기존 공급자 중심 군 급식체계를 장병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음식 질 개선으로 잔반 대폭 줄어


13일 오후 육군32보병사단 본부근무대 병영식당에 모인 장병들이 식사를 시작했다. 기본 메뉴로는 밥, 돈가스, 카레, 쫄면이 제공됐다. 소시지도 철판에서 구워지기 무섭게 장병들이 가져갔다. 샐러드바에서는 야채 샐러드와 김치, 시리얼, 우유 등을 제공했다.

이날 하루만 ‘특식’이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식당 입구에 게시된 10월 메뉴표에서 햄·치즈 샌드위치, 날치알 계란찜, 토마토 오므라이스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병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정비근무대 최정우 상병은 “이전보다 음식의 질이 나아지면서 잔반(버리는 음식) 양이 확실히 줄었다”며 “시리얼과 신선한 야채가 매일 나오는 것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장병 선호도 반영 메뉴 편성

육군은 지난 6월 남영신 참모총장 주관으로 개최한 장병 급식체계 혁신 토론회에서 더 좋은 병영식당 운영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1보병사단 일월성대대, 3보병사단 백호대대, 32사단 본부근무대에서 더 좋은 병영식당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3곳의 병영식당에서는 기존 공급자 위주 중앙조달 대신 장병 선호도를 고려한 선(先) 메뉴편성, 후(後) 식자재 조달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주말 브런치와 팟타이, 맥적구이 등 밀레니얼·Z(MZ)세대 장병이 선호하는 메뉴가 편성된다.

32사단 더 좋은 병영식당 장태양(중사) 급양관리관은 “본부근무대장 주관으로 조리병, 각 부대 병사가 참여하는 급식회의를 열어 메뉴를 정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급식방법도 개선했다. 대형 철판이 설치된 직화요리 코너에서는 즉석조리와 배식이 가능하다. 따뜻하고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1회 대량 조리 대신 수회에 걸친 시차제 조리도 하고 있다. 퇴식 컨베이어, 자동 식기세척기도 구비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조리병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밀폐형 튀김기, 인덕션 부침기, 오븐기 등의 조리기구를 도입한 것. 더불어 반가공·반조리 식품과 소스(드레싱)류를 활용해 식자재 손질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였다.

육군은 조리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대책도 수립했다. 내년까지 조리병과 민간조리원, 영양사 등 3700여 명의 조리인력을 확충한다. 학교기관과 후방지역 부대에서는 민간 위탁급식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조리인력은 전방부대로 전환할 방침이다.

육군은 더 좋은 병영식당 운용 결과를 토대로 연말까지 예산운영과 메뉴 편성, 식자재 조달, 식당운영까지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육군 급식체계 혁신 추진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혁신 모델은 내년부터 육군 210여 개 병영식당에 적용하고, 2025년까지는 중대급 이상 전 부대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여인형(준장) 육군 정책실장은 13일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이등병부터 장군까지 동일한 의식주 구현, 전(全) 전우가 함께하는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라며 “장병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영 기자


최한영 기자 < visionchy@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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