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해군진기사, 장병 급식 개선 현장]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

노성수

입력 2021. 09. 24   17:36
업데이트 2021. 09. 2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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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소갈비찜에 꽃게탕·해물짜장면·탕수육·파스타·디저트까지… 
한 달에 두 번, 아주 특별한 점심

한식·중식·분식·양식 중 2가지 준비
지난 8월부터 둘째·넷째 목요일 운영
승조원 선호도 반영 다양한 메뉴 제공
맛·영양↑사기·전투력 향상 ‘쌍끌이’

 


해군진해기지사령부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에서 점심 특식으로 제공한 한식(오른쪽)과 중식 메뉴.
해군진해기지사령부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에서 점심 특식으로 제공한 한식(오른쪽)과 중식 메뉴.
함정 승조원이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에서 제공한 특식 중 한식 메뉴를 먹고 있다.
함정 승조원이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에서 제공한 특식 중 한식 메뉴를 먹고 있다.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 조리실에서 조리요원들이 완성된 전복 갈비찜 배식을 준비하고(왼쪽), 중식 메뉴로 제공할 짜장면의 면을 삶고 있다.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 조리실에서 조리요원들이 완성된 전복 갈비찜 배식을 준비하고(왼쪽), 중식 메뉴로 제공할 짜장면의 면을 삶고 있다.

해군이 핵심 전력인 함정 근무자들의 생활여건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병들의 취향을 반영한 양질의 급식 제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군진해기지사령부(진기사)는 지난 8월부터 둘째·넷째 목요일 점심에 한식·중식·분식·양식 중 2가지 메뉴를 준비해 골라 먹는 재미를 선사하는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해상 식당은 함정 승조원들이 정박 중 이용하는 식당을 말한다. 승조원 선호도를 바탕으로 진화를 거듭해 맛과 영양이라는 ‘두 토끼’를 잡고, 이를 바탕으로 사기·전투력 향상까지 겨냥한 진기사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를 소개한다. 글=노성수 기자/사진=부대 제공

펄펄 끓는 대형 솥에 잘 손질된 선홍빛 소갈비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간다. 푹 삶아진 갈비가 야들야들해질 무렵 ‘바다의 산삼’으로 불리는 전복과 양파·고추·고구마·무를 투하(?)한다. 구수한 육즙과 채소가 어우러지면서 맛있는 소갈비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입안에 침이 고인다.

지난 16일 찾아간 진기사 6부두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 조리실 모습이다. 매달 두 차례 부두에 정박한 함정 근무자들에게 점심 ‘특식’ 제공을 앞둔 조리실은 분주하기만 했다.

“전복 소갈비찜은 정성이 많이 필요한 음식입니다. 먼저 갈비의 핏물을 충분히 빼낸 후 새로 물을 받아 채소와 푹 삶아내야 고기가 연해지죠. 2시간 동안 충분히 고기를 삶아낸 뒤 배식 직전 본격적인 조리에 들어가야 맛있는 전복 소갈비찜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날 한식 메뉴 주요리인 전복 소갈비찜 조리를 맡은 이승수 상병의 말이다.

조리실 한편에서는 또 다른 ‘중식’ 메뉴 주요리인 해물짜장면 조리가 한창이었다. 승조원들이 좋아하는 짜장면을 맛있게 제공하려면 탱탱한 면발 유지가 필수다. 조리요원들은 준비된 면을 한꺼번에 삶지 않고, 배식 시간대별로 면을 차례차례 삶아내 장병들이 최적의 식감으로 짜장면을 맛볼 수 있게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제공된 점심 특식은 소갈비찜, 꽃게탕, 볼로네제 파스타 샐러드, 계란말이 등으로 이뤄진 한식과 해물짜장면, 탕수육 등으로 구성된 중식이었다. 각자 입맛에 따라 원하는 메뉴를 선택한 장병들은 고된 임무 수행의 부담감을 잠시 잊고 입안의 호사를 즐겼다.

진기사 6부두 해상 식당 카페테리아는 바다 위에서 해양 수호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이 영외에서 외식하듯 메뉴를 고르고, 급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 8월부터 월 2회 점심시간에 차돌 짬뽕과 찹쌀 탕수육이 조화를 이룬 중식, 차돌 쌀국수와 짜조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맛이 돋보였던 동남아식 등을 선보여 장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카페테리아 운영을 담당하는 근무지원대대 윤종대 원사는 “장병들이 선호하지만, 기존에 제공하지 않았던 메뉴를 골라 조리 가능 여부부터 파악했다”며 “조리에 필요한 장비와 시간을 철저히 분석해 장병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다채로운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장병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미리 파악해 제공하고 싶지만, 한정된 비용이 부담될 수 있을 터. 이에 진기사는 장병 1인당 1일 8790원에서 1만 원으로 인상된 급식비와 자율운영급식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더불어 소요 품목을 직구매하는 방식으로 장병 선호도와 영양을 모두 만족하는 식단을 완성했다.

이용석(준위) 식당운영관은 “해상 식당은 평균 400명 정도의 장병들이 이용하기에 따뜻한 음식은 채소 빛깔이 변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차갑게 먹어야 하는 무침류는 소스를 미리 만들어 조리시간을 단축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하자 잔반 배출량도 크게 줄었다”며 “자칫 조리과정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조리병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해 휴가를 포함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준비된 두 가지 메뉴 중 한식 메뉴를 선택해 시식했다. 전복 소갈비찜은 부드러운 국내산 소갈비와 쫄깃한 전복 식감이 일품이었고, 달콤 짭조름한 양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해물육수로 끓여낸 꽃게탕의 풍미 또한 유명 식당 주방장 솜씨 못지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준비된 디저트까지 시식을 마치자 입가에 미소가 절로 피어났다.

취향에 따라 메뉴를 선택해서 식사 중인 장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8전투훈련단 예비역함정관리대대 이종태 병장은 “고기를 비롯한 재료가 풍성했던 차돌 짬뽕이 기억에 남는다. 오늘은 전복 소갈비찜이 특히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진기사는 최근 해상 식당을 이용한 장병을 대상으로 카페테리아 운영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참여 장병 492명 중 469명이 ‘만족(95%)’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진기사는 이와 같은 장병들의 만족도를 이어가기 위해 향후 카페테리아 운영 식당을 순차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미선(대위) 복지관리과장은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 승조원들의 사기를 진작할 수 있도록 차별화되고 영양가 있는 급식을 제공하겠다”며 “이를 토대로 해군 전투력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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