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개막한 2020 도쿄 올림픽도 이제 폐막까지 나흘만을 남겨뒀다. 코로나19 범유행으로 1년 연기된 대회인 데다 여러 이슈가 겹치며 우려도 많았지만, ‘팀 코리아’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의 활약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폭염을 견디는 우리에게 스포츠의 감동을 안기고 있다.
목이 쉬도록 ‘파이팅’을 외친 소년 궁사 김제덕, 그와 짝을 맞춰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첫 금메달을 안기더니 여자 단체전 금메달, 여자 개인전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대한민국 최초의 하계올림픽 3관왕이 된 안산의 인기가 대단하다. 김연경의 활약 속에 극적인 한일전 승리를 가져온 여자 배구 대표팀, 치열한 승부 끝에 메달 다섯 개를 확보한 펜싱 대표팀의 활약도 대단했다.
18세 나이로 대한민국 신기록을 세운 수영의 황선우, 남자 높이뛰기 대회에서 2.35m를 통과하며 대한민국 신기록을 세운 국군체육부대 소속 우상혁 일병의 선전도 값지다. 수영과 육상 모두 불모지였던 만큼 말로 다할 수 없는 놀라운 성과다.
메달 유무를 떠나 오랜 시간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내는 모든 선수에게 응원과 감사의 메시지가 쏟아진다. 금메달 지상주의, 기억하지 못하는 은메달은 이제 옛말이다. 나라를 대표해 유니폼에 국기를 달고 국제무대에서 자웅을 겨루는 선수들의 모습에 국민은 진심 어린 격려를 보낸다.
생활관에서 봤던 5년 전 2016 리우 올림픽 때와도 확실히 달라졌다. 당시 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통곡했고, 여자 유도 48㎏급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보경도 결승전이 끝나자마자 한참을 오열했다. 패배한 선수에게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2021년의 선수들은 다르다. 유도 100㎏ 결승전에서 패한 조구함은 상대 일본 선수를 축하하는 모습으로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남자 양궁 개인 8강전에서 탈락한 김우진은 ‘충격적인 결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는 기자의 말에 ‘내가 쏜 8점이고 내 손에서 떠난 활’이라고 대답했다. 3관왕 안산이 결승전 무대에서 되뇌었던 다짐은 올해 대한민국 대표팀을 요약하는 최고의 한마디다. ‘쫄지 말고 대충 쏴’.
긴 시간 동안 우리는 국제무대에서의 스포츠 경기를 국력 과시의 장, 1등만 기억하는 세상으로 이해했다. 지금의 한국은 다르다. 결과를 떠나 모두에게 기꺼이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선진국이라 선망하던 나라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승리하며 도전한다.
올림픽을 앞둔 지난달 2일 유엔무역개발회의가 한국의 지위를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한 결정 역시 경제 성장과 더불어 이런 소프트 파워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1964년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공교롭게도 일본이 국제 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계기 역시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이었다. 오래도록 일본은 우리에게 꺾어야 할 상대, 따라잡아야 할 나라였다. 그 찬란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일본은 56년 만에 올림픽을 다시 가져왔지만, 내게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멋진 모습이 더욱 새 시대의 상징처럼 보인다.
전후 폐허를 극복하고 냉전 후 새로운 시대를 이끌 국력을 전 세계에 알린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떠오른다.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주제가 ‘손에 손 잡고’ 노랫말처럼, ‘벽을 넘어서’는 선수들의 모습과 함께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는 세상을 꿈꿔본다. 우리는 더 크고 더 넓게 성장했다.
지난달 23일 개막한 2020 도쿄 올림픽도 이제 폐막까지 나흘만을 남겨뒀다. 코로나19 범유행으로 1년 연기된 대회인 데다 여러 이슈가 겹치며 우려도 많았지만, ‘팀 코리아’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의 활약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폭염을 견디는 우리에게 스포츠의 감동을 안기고 있다.
목이 쉬도록 ‘파이팅’을 외친 소년 궁사 김제덕, 그와 짝을 맞춰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첫 금메달을 안기더니 여자 단체전 금메달, 여자 개인전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대한민국 최초의 하계올림픽 3관왕이 된 안산의 인기가 대단하다. 김연경의 활약 속에 극적인 한일전 승리를 가져온 여자 배구 대표팀, 치열한 승부 끝에 메달 다섯 개를 확보한 펜싱 대표팀의 활약도 대단했다.
18세 나이로 대한민국 신기록을 세운 수영의 황선우, 남자 높이뛰기 대회에서 2.35m를 통과하며 대한민국 신기록을 세운 국군체육부대 소속 우상혁 일병의 선전도 값지다. 수영과 육상 모두 불모지였던 만큼 말로 다할 수 없는 놀라운 성과다.
메달 유무를 떠나 오랜 시간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내는 모든 선수에게 응원과 감사의 메시지가 쏟아진다. 금메달 지상주의, 기억하지 못하는 은메달은 이제 옛말이다. 나라를 대표해 유니폼에 국기를 달고 국제무대에서 자웅을 겨루는 선수들의 모습에 국민은 진심 어린 격려를 보낸다.
생활관에서 봤던 5년 전 2016 리우 올림픽 때와도 확실히 달라졌다. 당시 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통곡했고, 여자 유도 48㎏급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보경도 결승전이 끝나자마자 한참을 오열했다. 패배한 선수에게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2021년의 선수들은 다르다. 유도 100㎏ 결승전에서 패한 조구함은 상대 일본 선수를 축하하는 모습으로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남자 양궁 개인 8강전에서 탈락한 김우진은 ‘충격적인 결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는 기자의 말에 ‘내가 쏜 8점이고 내 손에서 떠난 활’이라고 대답했다. 3관왕 안산이 결승전 무대에서 되뇌었던 다짐은 올해 대한민국 대표팀을 요약하는 최고의 한마디다. ‘쫄지 말고 대충 쏴’.
긴 시간 동안 우리는 국제무대에서의 스포츠 경기를 국력 과시의 장, 1등만 기억하는 세상으로 이해했다. 지금의 한국은 다르다. 결과를 떠나 모두에게 기꺼이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선진국이라 선망하던 나라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승리하며 도전한다.
올림픽을 앞둔 지난달 2일 유엔무역개발회의가 한국의 지위를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한 결정 역시 경제 성장과 더불어 이런 소프트 파워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1964년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공교롭게도 일본이 국제 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계기 역시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이었다. 오래도록 일본은 우리에게 꺾어야 할 상대, 따라잡아야 할 나라였다. 그 찬란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일본은 56년 만에 올림픽을 다시 가져왔지만, 내게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멋진 모습이 더욱 새 시대의 상징처럼 보인다.
전후 폐허를 극복하고 냉전 후 새로운 시대를 이끌 국력을 전 세계에 알린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떠오른다.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주제가 ‘손에 손 잡고’ 노랫말처럼, ‘벽을 넘어서’는 선수들의 모습과 함께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는 세상을 꿈꿔본다. 우리는 더 크고 더 넓게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