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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병영생활

입력 2021. 08. 03   15:54
업데이트 2021. 08. 0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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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교 준 병장 
공군1방공유도탄여단 군사경찰대
안 교 준 병장 공군1방공유도탄여단 군사경찰대

입대를 앞둔 사람들은 대부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군 복무 기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과연 내가 군대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어려운 선임을 만나면 어떻게 하지?’ 등등.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성격상 여러 사람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기보다는 마음 맞는 소수와 지내는 걸 선호하고, 혼자 사색에 잠기는 걸 즐기는 타입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여러 걱정과 고민을 안고 입대해 자대 배치를 받았고, 공군1방공유도탄여단 군사경찰대의 일원이 됐다. 대구라는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나는 부대원들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내겐 더 힘들게 느껴졌다.

그런 내가 의기소침하고, 힘들어 할 때마다 바로 위 선임이 다독여줘 잘 견딜 수 있었다. 그는 “신병이고 처음 해보는 일이니까 실수할 수도 있어. 준비해서 다음에는 더 잘하면 돼”라고 위로의 말을 자주 해줬다. 그 선임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후임들이 힘들어할 때도 늘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주곤 했다. 그가 보여준 배려와 위로 덕분에 나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행동과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고,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군 생활을 자신 있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이렇게 군 생활에 적응하고 나니 이제 남은 시간을 더욱 알차게 보내자는 생각이 들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기간을 어떻게 더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고민했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원하는 공부를 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바로 실천으로 옮겼다. 근무를 마치고 나면 꼭 필요한 휴식 시간 외에는 가능한 한 책을 보고 펜을 들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1년 조금 넘게 세무사 자격증 시험공부를 했고, 마침내 세무사 자격 1차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누군가는 ‘군대는 20대 청춘의 무덤’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전역을 앞둔 이 시점에 돌아보니 나에게 군대는 20대 청춘이 성장할 수 있는 ‘요람’이었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다하면서 이룬 세무사 자격 시험 1차 합격의 성취감은 ‘앞으로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

이렇듯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1개월의 군 생활에서 나는 선임의 위로·응원 덕분에 상대방을 배려하고 위하는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고, 더 나은 인생을 위한 도약을 할 수 있었다. 그가 했던 사소한 말 한마디가 나비효과가 돼 내 삶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나 역시 그 선임처럼 이 글을 통해 전우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전우들이 슬기로운 병영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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