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하계군사훈련 현장을 가다] 육군3사관학교

이원준

입력 2021. 07. 29   17:12
업데이트 2021. 07. 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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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전사 향한 뜨거운 땀방울… 또 다른 태극마크, 또 하나의 ‘원팀’
하계군사훈련 현장을 가다 ⑤ 육군3사관학교 <끝>
 
3·4학년 생도 ‘KAAY 강철전사 경연대회’
완전군장 3㎞ 뜀걸음·장애물 달리기부터
화학탄 공격 대처·환자후송까지 한계 도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빛난 전우애’
“동기와 함께 했기에 낙오자 없이 대회 마쳐”

 

육군3사관학교 생도가 5m 높이의 외줄 타고 오르기 도중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육군3사관학교 생도가 5m 높이의 외줄 타고 오르기 도중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강철전사 경연대회 ‘완전군장 3㎞ 뜀걸음’에 출전한 생도가 폭염을 뚫고 역주하고 있다.
강철전사 경연대회 ‘완전군장 3㎞ 뜀걸음’에 출전한 생도가 폭염을 뚫고 역주하고 있다.
‘화생방지역 극복’ 임무를 마친 생도가 땀을 흘리며 착용했던 방독면을 정리하고 있다.
‘화생방지역 극복’ 임무를 마친 생도가 땀을 흘리며 착용했던 방독면을 정리하고 있다.
마지막 단계인 ‘진지구축’ 코스에서 한 생도가 무게 70㎏이 넘는 대형 타이어를 운반하고 있다.
마지막 단계인 ‘진지구축’ 코스에서 한 생도가 무게 70㎏이 넘는 대형 타이어를 운반하고 있다.
‘KAAY 강철전사 경연대회’에 출전한 육군3사관학교 생도들이 힘을 합해 대형 타이어 2개를 운반하고 있다.
‘KAAY 강철전사 경연대회’에 출전한 육군3사관학교 생도들이 힘을 합해 대형 타이어 2개를 운반하고 있다.
화생방 상황에서 방독면을 착용한 육군3사관학교 생도들이 들것을 이용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화생방 상황에서 방독면을 착용한 육군3사관학교 생도들이 들것을 이용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포기하지 마!” “조금만 힘내자!” “그래 할 수 있다!”

무더위가 절정에 달한 지난 28일, 경북 영천의 육군3사관학교(3사) 교정에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계군사훈련을 받는 3·4학년 생도들이 내뱉는 뜨거운 함성이었다. 3사는 하계군사훈련의 하나로 생도들이 전투체력과 정신력을 겨루는 ‘KAAY 강철전사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미래 육군의 정예장교를 꿈꾸는 생도들은 27~28일 장애물 달리기, 완전군장 3㎞ 뜀걸음, 화학탄 공격 대처, 환자후송, 진지 강화 등의 종목에서 선의의 대결을 벌였다. 생도들은 따가운 햇빛과 후텁지근한 날씨의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묵묵히 전진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는 옆에서 나타난 전우가 군장을 대신 들어줬다. 한여름 태양보다 더 뜨거운 생도들의 전우애와 팀워크를 엿볼 수 있었던 현장을 소개한다. 글=이원준/사진=이경원 기자


처음 열린 경연대회 ‘거침없는 도전’

‘KAAY 강철전사 경연대회’는 3사가 올해 처음으로 야심 차게 준비한 생도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생도들은 하계군사훈련 기간 장애물 달리기, 개인화기, 전술적 상황조치, 체력 등 각 분야에서 종합적 평가를 받는다. 미래 전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 고도의 전투기술, 전장 리더십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제1회 대회 슬로건은 ‘KAAY 전사들의 거침없는 도전’이다. 각 종목은 개인전·단체전으로 나뉘어 자웅을 겨루며, 우수 팀과 개인에게는 포상을 수여한다. 특히 개인전 최우수·우수 2명에게는 ‘육군 최정예 300전투원’ 선발이라는 영예가 주어진다.

대회 첫날 열린 장애물 달리기는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 경기장으로 사용된 영내 장애물 경기장에서 진행됐다. 개인전은 장애물 14개를 극복해 결승점에 도착한 시간을, 단체전은 팀원들이 장애물 15개를 2명씩 릴레이 방식으로 2회 완주한 시간을 측정했다.

대회 이틀째인 28일 오전에는 전술적 상황조치 평가가 이뤄졌다. 10명씩 12팀, 총 120명의 3·4학년 생도가 중대를 대표해 팀 대항전을 펼쳤다. 첫 번째 순서는 목표지역으로 기동. 생도들은 20㎏의 완전군장을 메고 3㎞를 달려야 한다. 단체전이기 때문에 나 홀로 좋은 기록을 달성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팀원 모두가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끌어주고 밀어주며 앞으로 나아갔다. 체력이 좋은 생도는 힘들어하는 전우의 군장을 대신 운반하기도 했다.

“멈추면 안 돼! 발 굴러!”

선두에서 달리던 3중대 생도가 뒤처진 팀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태양에 달궈진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3㎞ 가까이 달린 뒤라 전투복은 땀으로 흥건한 모습이었다. 전우의 목소리를 들은 팀원들은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 힘을 짜내기 시작했다. 출발할 때 함께였던 이들은 결승선을 통과할 때도 ‘원팀’이었다.


체력·정신력·전투기술 등 ‘담금질’

3㎞ 뜀걸음을 마친 생도들은 장애물 코스, 화생방지역 극복, 환자후송, 진지 강화 등 주어진 상황에 따른 전술적 행동에 나섰다. 장애물 중 ‘외줄 타고 오르기’는 맨손으로 줄을 잡고 5m 높이를 올라야 하는 종목이다. 먼저 외줄 타기를 마친 생도들은 다른 팀원의 줄을 꽉 잡아주며 편하게 오를 수 있도록 도왔다.

“우리 믿어! 우리 믿고 올라가!”

팀원들의 응원에 외줄에 매달려 있던 생도가 다시 힘을 내 손을 뻗었다. 체력은 이미 방전된 상태였지만 전우들의 힘찬 응원 속에 결국 장애물 극복에 성공했다.

마지막 진지 강화는 더미(Dummy·인체 모형) 4개, 대형 타이어 3개, 탄통 4개를 들고 60m를 이동하는 종목이다. 빠른 시간 내에 성인 남성 무게인 더미와 타이어, 그리고 5㎏의 탄통을 운반해야 한다. 생도들은 사전에 약속한 대로 3~4명씩 나눠 더미와 타이어를 들어 올렸다. 몇몇 생도는 근육질 팔뚝을 뽐내며 홀로 타이어를 짊어지기도 했다. 생도들의 입에서는 외마디 탄식이 절로 흘러나왔고, 이마에서는 땀이 빗줄기처럼 흘러내렸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순서인 것을 알기에 팀원들은 하나 돼 끝까지 힘을 쏟아부었다.

장애물 달리기 1위를 기록한 4학년 김민현 생도는 “나를 죽이지 못할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매일 3㎞ 이상 뜀걸음을 하며 경연대회를 준비했는데, 응원해준 동료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4학년 김별 생도는 “작열하는 태양도 막을 수 없는 뜨거운 열정으로 동기들과 함께 나아간 결과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대회를 마쳤다”며 “한계에 도전하면서 강한 팀워크와 멋진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3사는 여름철 온열손상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경연대회가 열린 영내 곳곳에 그늘 텐트를 설치하고 식수대를 운영했다. 아울러 각 종목이 끝난 뒤에는 생도들에게 휴식시간을 제공하며 더위를 식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모든 평가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오전 8시~11시 사이에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경연대회에서는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경철(중령) 생도대 1대대장은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하계군사훈련 기간 성과 있는 교육훈련이 시행될 수 있도록 온도지수를 고려해 훈련과 휴식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교로서 자질을 갖추기 위한 담금질 과정을 멋지게 이겨내고 있는 생도들이 자랑스럽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생도들은 오는 8월 6일까지 이어지는 하계군사훈련을 통해 정예 장교로 거듭나기 위한 체력·정신력·전투기술 등을 갈고 닦을 예정이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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