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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한국맵서 K2 쏴보신 분~ 어떤가요?

입력 2021. 07. 22   16:46
업데이트 2021. 07. 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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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K2 돌격소총
1984년 국산화 성공 한국군 주력 소총
2016년 편의성·성능 개선 K2C1 개발
예비역 추억 소환 K2 등장 게임 큰 관심

SF ‘소녀전선’ 명중률 높은 총기로 인기
‘워게임’ 85년 소총수 병종 기본 장비
‘배틀그라운드’ 최근 신규 무기로 추가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면서 한국의 여러 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한국 특유의 무언가가 해외로 나갈 때 늘 달라붙는 접두사는 ‘K’다. 그런데 K-팝, K-힙합, K-게임과 같이 한국 특유의 무언가를 소개할 때 붙는 이 K 접두사는 군 복무를 경험해본 이들에겐 조금 더 익숙한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사례가 있다. 바로 한국군의 제식소총인 K2 소총이다.

K2 소총. 1977년부터 84년까지 8년여에 걸쳐 개발된 한국군 고유 모델의 기본화기다.  사진=국방일보 DB
K2 소총. 1977년부터 84년까지 8년여에 걸쳐 개발된 한국군 고유 모델의 기본화기다. 사진=국방일보 DB
광복 이후 우리 군은 숙원사업으로 보병 제식소총의 국산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미군과의 동맹관계와 그 원조 속에 보병 제식소총은 기본적으로 미군의 M16A1을 중심으로 구성됐는데, 1970년대부터는 미군으로부터 라이선스 생산 허가를 받아 국내 조병창에서 자체적으로 M16A1을 생산·정비하며 주력 소총으로 M16A1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라이선스 생산의 수량 제한 등으로 인해 제식소총의 국산화 필요성이 더욱 대두됐고, 자체적인 소총의 제작과 생산 작업이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70~80년대 돌격소총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던 M16 계열 소총과 AK 계열 소총이 가진 장점을 결합하고자 하는 연구방향이 제시됐고, 1984년에 여러 프로토타입을 통한 실험 끝에 최종형으로 완성된 소총에 K2 자동소총이라는 이름이 붙으며 본격적으로 한국군의 주력 소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후 전방부대를 시작으로 서서히 보급을 넓혀간 이래 아직 사용 연한이 남아 있는 몇몇 M16A1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군의 주력 총기라는 이름을 K2는 80년대 이래 40년 이상 유지하는 중이다.

이후 K2는 21세기를 맞은 만큼의 새로운 업그레이드를 추가해 2016년부터 K2C1이라는 후속작으로 변화를 맞았다. 현대식 총기들이 채택하고 있는 부착물과의 호환을 위해 피카티니 레일이 총몸과 총열부에 추가됐고, 기존의 접이식 개머리판은 80년대보다 커진 한국인 평균 신장에 맞출 수 있도록 5단계의 길이조절이 가능해진 새로운 개머리판으로 변경됐다.

한국군 보병 제식소총인 K2(뒤)와 후속작인 K2C1. 보병 주력장비를 자체적으로 생산해 보유하는 몇 안되는 국가로서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총기이자 한국군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무기다.  사진=국방일보 DB
한국군 보병 제식소총인 K2(뒤)와 후속작인 K2C1. 보병 주력장비를 자체적으로 생산해 보유하는 몇 안되는 국가로서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총기이자 한국군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무기다. 사진=국방일보 DB
80년대 이후 한국군을 상징하는 소총으로 자리한 덕에 K2 소총은 여러모로 한국 내에서는 이름도 모양도 익숙한 총기로 손꼽힌다. 어지간한 예비역들은 ‘K2’라는 단어를 들으면 히말라야의 높은 산보다 소총 이름을 먼저 떠올린다. 초기형 K2와 함께 군 생활을 마친 필자도 지금 다시 총을 잡아도 분해조립이 어렵지 않을 만큼 익숙함이 있다. 자국이 직접 생산한 고유 무기로 제식장비를 갖추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인에게 K2는 꽤 친숙하고 또 사실상 한국군을 상징할 수 있는 무기로 각인돼 있으며, 덕분에 여러 게임에서 K2가 출현하면 꽤나 높은 관심 속에 해당 무기를 만져보는 특이한 게임 플레이 스타일도 나타나는 편이다.

‘배틀그라운드’ 한국맵 업데이트에 맞춰 출시된 K2. 구형 K2로 등장해 추가 부착물이 부족하지만 본체 성능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필자 제공
‘배틀그라운드’ 한국맵 업데이트에 맞춰 출시된 K2. 구형 K2로 등장해 추가 부착물이 부족하지만 본체 성능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필자 제공

K2가 등장하는 게임들
국산 유니크 무기로 K2의 위상이 드높은 만큼, 국내에서 출시되는 총기 액션 게임에서 K2는 남다른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크로스파이어’, ‘서든어택’,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2’ 등 수많은 밀리터리 액션 게임에서 K2는 출시 때마다 게이머들로부터는 ‘국산 총기 성능 얼마나 잘 뽑았나 보자’라는 검증을, 밀리터리 마니아들과 예비역들로부터는 ‘고증이 얼마나 정상인가 보자’라는 검증을 받아 온 바 있다.

개별 게임별로 K2의 위력은 고정적이라기보다는 게임마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위상으로 등장한다. 현실 총기의 실제 제원을 고려하기보다는 게임 내 다른 총기들과의 밸런스를 고려해 게임마다 무기들 속의 상황에 맞게 성능이 개선되거나 하향되는 편이다. 주로 5.56㎜ 탄약을 쓰는 AR 계열 총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그래도 국산 총기인지라 기본적인 애착이 있어 디자인에는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2017년경에는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인 ‘소녀전선’에 K2가 정식으로 출시돼 화제를 일으킨 바 있었다. 널리 알려진 여러 총기의 특성을 전술인형이라는 안드로이드에 투영시켜 만들어진 캐릭터들로 전투를 벌이는 SF 세계관의 이 게임에 K2는 꽤나 높은 명중률 수치를 나타내며 나쁘지 않은 화력과 활용도로 한국 서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총기 디자인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에도 머리핀 등에 K2의 가늠쇠나 멜빵 고리 같은 부품들을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여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80년대를 다룬 전략게임인 ‘워게임: 레드 드래곤’에서도 K2는 한국군의 주력 화기로 등장한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보병 편제 중 85년 소총수라는 이름의 병종이 기본 돌격소총으로 장비하고 나오며, 예비군과 일반 소총수는 M16을 장비하고 나오기에 85년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K2의 보급 사례를 보여주는 설정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90년식 해병대, 대공보병 등이 기본무장으로 M 계열 장비 대신 K2를 장비하고 출전한다.

2021년 7월에는 인기 밀리터리 배틀로얄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에서 1980년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디자인한 새로운 맵 ‘태이고’를 출시하며 새로운 업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다. 고무대야, 개집, 초록 울타리 같은 한국적인 분위기를 살린 맵에는 지형뿐 아니라 사용하는 장비와 무기들에서도 한국적인 모습을 살려내고자 한 흔적들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신규 추가 무기가 K2 소총이다.

5.56㎜ 탄약을 사용하는 돌격소총으로 등장한 K2는 1980년대 한국 농촌이라는 맵의 배경과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신형인 K2C1이 아니라 구형 K2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따로 피카티니 레일이 달려 있지 않아 다른 총기보다 부착물을 달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지만, 위력적인 탄속과 발당 피해량이 훌륭한 편이라 평가는 나쁘지 않다. 다만 연사 시 반동은 풀파츠(개머리판, 탄창, 스코프 등의 총기 부착물을 모두 장착한 상태) 개조가 완료된 다른 5.56㎜ 소총에 비해 다소 제어가 힘든 형태로 출시되어 초심자보다는 베테랑 게이머의 손에 들려 있을 때 더 위력이 발휘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경혁 게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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