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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우주력 발전 비전 담은 『스페이스 오디세이 2050』 공개

서현우

입력 2021. 07. 20   16:58
업데이트 2021. 07. 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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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작전센터·우주전대 결성… 우주 선진국 위한 구체적 전략·방향 제시

전 영역 작전우세·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국제적 군사우주분야 선도 목표
1단계- 2025년까지 감시능력 구비…‘우주작전전대’로 대응역량 강화
2단계- 레이더 우주감시체계 등으로 전방위 감시·정찰 능력 확보
3단계- 2050년까지 대우주작전 수행 능력 완비…우주무기 확보

 
공상과학(SF) 문학계의 거장 아서 클라크(Arthur C. Clarke)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과학과 우주 기술에 놀라운 영감을 제공했다. 과학자이자 미래학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대표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우주를 향해 손을 뻗는 인류의 미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최근 공군이 공개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2050(Space Odyssey 2050)』은 아서 클라크가 그린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게 목표다. 공군의 우주력 발전의 비전과 추진계획을 담은 『공군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서』의 별칭인 『스페이스 오디세이 2050』을 살펴본다.

최근 개정·발간한 『공군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서』 표지.  공군 제공
최근 개정·발간한 『공군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서』 표지. 공군 제공

우주 기술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복합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초소형 위성체계를 활용한 군사 목적의 위성군(群) 구축에 각국의 관심이 날로 증대하고 있으며, 우주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우주작전을 위한 우주 무기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각국은 전 영역에서의 우세 확보 달성을 위한 핵심으로 우주 영역을 꼽고, 우주 영역에서의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하려는 경쟁을 심화하고 있다.

최근의 미·중 패권경쟁은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그 각축 공간의 중심에는 우주가 있다. 미국은 민간기업과 국가기관이 협력해 우주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형 위성에서 초소형 위성까지 다양한 종류의 위성을 운용하며, 우주탐사를 비롯한 전 분야에서 우주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우주군 및 통합우주사령부를 창설했고, 계속해서 최첨단 우주 무기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와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국·러시아의 우주 위협을 억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한 중국의 ‘우주굴기’는 국가 주도의 우주발사체 개발 및 우주정거장 건설, 독자적인 위성항법체계·위성통신체계, 대위성무기 등 공세적인 우주개발로 이어지며 우주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러시아 역시 우주 강국의 위상 회복을 위한 우주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우주개발 기본계획 개정으로 우주작전부대를 창설하는 등 우주력을 안보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 공군도 이 같은 안보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20여 년 전부터 교리·조직·전력 등 유·무형의 우주역량 기반체계 구축을 지속해 왔다. 지난 2000년에는 공군 비전을 작성하면서 항공우주군으로의 발전과 공군 중심의 항공 우주력 육성을 표명했다. 2002년에는 전군 최초로 우주 작전 교리를 제정하고, 우주전담부서 확대 및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했다. 또 연합연습을 위한 한미 우주통합팀을 운영하고, 우주전력 건설 등 국방·공군 우주력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우주력 발전은 수많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공군 우주력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발전계획과 노력의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공군은 분야별로 발전시켜 온 우주역량을 체계화하는 동시에 효율적인 우주력 발전 계획을 위해 『공군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서』를 마련했다. 2013년 최초 발간한 이래 8년 만에 전면 개정한 것. 상위 문서인 국방부의 『국방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서』의 우주력 발전 목표·방향·추진과제를 공군 우주력 발전 차원에서 지원하고, 『공군기본정책서』의 정책지침과 『공군전략서』를 토대로 공군 우주력 발전 계획 및 세부 이행지침을 제시하기 위해 작성됐다.

공군은 여기에서 우주력의 세 가지 주요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역할은 전 영역 작전우세 달성을 주도하는 것이다. 공군 우주력은 항공 우주력의 핵심적인 구성 요소다. 공·지·해 같은 전통적·물리적 영역에서부터 우주라는 광활한 영역에까지 고도·속도·거리에서 나타나는 우월한 특성을 투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전 영역(All-domain)에서의 우세를 달성하고, 합동작전의 전승을 보장한다. 또 우주감시체계를 통해 우주 영역에 대한 상황을 인식하고, 배치된 위성을 활용해 정보를 지원한다. 우주로의 적시적인 전력투사로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고, 대우주작전 수행 때 기동의 자유와 우주자산 활동을 보장하며, 적 위협을 억제하게 된다.

두 번째 역할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국방우주 분야 적용을 선도하는 것이다. 공군은 우주 분야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우주전력 소요를 창출하려고 한다. 첨단 과학기술군의 특성을 활용해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부합하는 민군 우주 분야 기술협력 강화와 통합적인 역량 발휘를 선도할 것이다.

세 번째 역할은 국제적 군사우주 분야 협력을 선도하는 것이다. 공군은 미 우주군과의 파트너십 및 한미 우주작전 수행체계를 활용해 우주작전 수행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 아울러 우주의 평화적 이용 제고와 역내 다자간 우주 위험·위협 완화를 위한 국제 공조에 선도적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공중우세를 우주우세로 확대하고, 우주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가 우주안보 능력 발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공군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서’는 공군 우주 분야의 포괄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동시에 그간 공군에서 추진한 과제들을 분석·평가해 강점은 더욱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했다. 이전까지는 공군 우주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개념, 우주작전 수행개념 등이 부족했으나 이번 개정으로 우주전략을 신규로 정립하고, 합동 전장 기능별 작전 수행 개념을 구체화해 전투발전 요소별 추진계획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개정 계획서는 우주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작성했다. 특히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책자 중간중간에 우주 관련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우주 이야기를 수록해 접근성을 높였다.

『공군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서』는 공군 우주 분야 최상위 계획문서로 공군의 우주에 관한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향후 내부적으로는 우주 분야 정책 및 전략발전 방향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외부적으로는 국방부·합동참모본부의 우주 관련 기획서에 반영돼 국방 우주력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공군은 이번 『공군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서』를 개정하면서 우주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개념, 우주 작전 수행개념 등을 새로 정립했다. 우주 전략목표는 국가 우주 활동의 자유와 전 영역 작전 수행여건 보장을 위한 우주우세를 확보하는 것이며, 이러한 우주 전략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장 기능별 우주 작전 수행개념을 구체화했다. 우주 작전은 정치·군사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우주력을 활용해 우세를 확보·유지하는 모든 군사 활동을 의미한다. 적대 세력이 우주 공간과 자산을 이용해 우리 측 군사작전을 제한시키는 행동을 거부하고, 억제하기 위해 수행된다.

공군은 전 영역 작전 수행을 지원하고 우주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주 작전을 ‘우주영역인식’ ‘우주정보지원’ ‘우주전력투사’ ‘대우주작전’ 등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립한 뒤 다양한 기법을 적용·평가해 요구능력을 식별했다. 먼저 ‘우주영역인식’은 지상 기반의 우주 감시체계를 활용해 한반도 상공의 우주 영역을 상시 감시하는 것이다. 전천후 우주물체 탐지·추적·식별, 실시간 우주기상 관측 및 예·경보 능력 등이 요구된다.

‘우주정보지원’은 정찰·통신·항법·기상·조기경보 위성 정보를 적시에 제공해 합동작전을 지원하는 것이다. 우주 기반 적성 탄도탄 조기경보체계, 위성항법체계, 군 전용 감시정찰, 통신 및 신호수집 능력 등이 요구된다.

또 ‘우주전력투사’는 우주 기반의 우주 작전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우주 자산을 우주 공간으로 투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중발사체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발사체 및 유·무인 우주비행체 등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대우주작전’은 공세적·방어적 작전 수행으로 우주우세를 달성·유지하는 것이다. 우주의 평화적 이용 관련 국제협약을 적극적으로 준수하면서 향후 우주 군사화에 대비한 자위권 차원의 우주무기를 개발·확보한다는 것이다. 공군은 기본적으로 우리 측 우주 자산에 대한 적의 공격을 억제하며, 억제 실패 땐 방어를 위해 대우주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우주 전략 달성을 위한 합동 전장 5대 기능별로 우주 작전 수행개념을 살펴보면 ‘전장 인식’ 분야는 전천후 우주영역인식 능력 확보를 통해 우주전력을 통제하고, 우주위험·위협에 대비한다. ‘지휘통제’ 분야는 우주 정보를 통합 분석 및 적시 분배해 합동 지휘통제를 보장하며, ‘전력운용’ 분야는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부합하도록 우주전력을 투사하고 우주 작전을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방호’ 분야는 우주 공간을 통한 적 위협으로부터 우리 측 우주 자산을 보호하고, ‘지속지원’ 분야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우주 작전 수행에 필요한 우주전력을 신속히 복원하고 지원한다.

이러한 우주작전 수행개념과 더불어 우주우세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요건은 우주위협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안보위협에 대비해 핵심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독자적 우주작전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군은 실효적인 우주력을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공군은 지속 가능한 우주력 건설을 위해 현재의 우주작전 능력과 국방 자원, 국가·국방 우주력 발전과 연계한 3단계 발전목표 및 전투발전요소별(정책·전략, 전력, 조직, 인력·교육, 연습·훈련)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먼저 1단계는 2025년까지 제한적인 우주감시능력을 구비하고 우주작전 수행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군은 전자광학 위성감시체계를 오는 10월에 전력화하며, 2024년까지 우주기상 예·경보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우주영역에 대한 상황인식·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의 ‘우주작전대’를 ‘우주작전전대’로 확대 편성할 예정이다.

2단계는 2030년까지 전방위 위협에 대한 감시정찰과 제한적 대우주작전 수행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다. 공군은 고출력 레이저 위성추적체계와 레이더 우주감시체계를 확보해 3축 우주감시체계(광학-레이저-레이더)를 기반으로 전천후 우주감시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또 초소형위성체계 등을 구축해 우주기반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운용하는 ‘우주작전단’과 ‘우주작전센터’를 신설해 효율적으로 통제할 계획이다.

2050년까지 진행되는 3단계는 전천후 우주감시와 대우주작전 수행능력을 완비하는 것이다. 3단계에서는 대우주작전 수행을 위한 우주무기와 독자적 운용이 가능한 한국형 항법위성 및 조기경보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우주감시, 위성운영 등 한반도 전구 및 우주영역에서 우주작전을 지휘·통제하는 ‘우주사령부’ 편성도 꿈꾸고 있다.

우주 전력·조직 발전과 더불어 공군은 향후 확대될 인력 소요를 반영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인적관리·교육체계 발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우주물체 추락·충돌 등 우주위협·위험으로부터 국민안전과 국가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민·군 합동대응체계를 구축하고, 대내외 우주 분야 연습·훈련 참가를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우주 선진국들이 우주 전력과 조직을 확대하는 가운데 한미 미사일지침을 해제하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우주력 건설에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군도 향후 우주력 건설에 관심과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공군의 우주력 발전계획을 담은 ‘공군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서’의 발간은 시기적절하고 고무적인 일이다. 공군의 우주력 발전이 민·관·군 등 대내외 협력을 통해 지속 순항하기를 바라며, 일관성 있게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정리=서현우 기자
제공=공군항공우주전투발전단



서현우 기자 < july3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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