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방위사업청과 함께 하는 웨폰 스토리

2조8900억 원 투입… 2035년까지 국내 연구·개발

맹수열

입력 2021. 07. 19   16:13
업데이트 2021. 07. 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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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한국형 아이언 돔’ 장사정포 요격체계
 
수백 ~ 수천 동시다발적 화력 대응
산지 많은 한반도 전장 환경 고려
“ADD, 핵심 기술력 사전 확보”
성공적 독자 개발·전력화 된다면
군 방어능력·수출 분야 ‘큰 성과’

 

방위사업청은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 전장 환경에 맞는 요격체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로켓·박격포 등 단거리 공격체계 등을 요격하는 C-RAM 체계로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대표적인 C-RAM 체계인 아이언 돔의 발사 모습. 
 사진 제공=라파엘 홈페이지
방위사업청은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 전장 환경에 맞는 요격체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로켓·박격포 등 단거리 공격체계 등을 요격하는 C-RAM 체계로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대표적인 C-RAM 체계인 아이언 돔의 발사 모습. 사진 제공=라파엘 홈페이지

장사정포 요격체계와 같은 C-RAM 체계인 이스라엘 아이언 돔이 운용하는 EL/M-2084 레이더. 
 사진 제공=엘타시스템 홈페이지
장사정포 요격체계와 같은 C-RAM 체계인 이스라엘 아이언 돔이 운용하는 EL/M-2084 레이더. 사진 제공=엘타시스템 홈페이지

지난달 28일 제13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이 가시화됐다. 이날 방추위가 심의·의결한 장사정포 요격체계 사업추진 기본전략을 통해서다. 장사정포 요격체계 사업은 북한의 장사정포(방사포) 위협으로부터 중요 시설과 군사 보안시설을 방호하기 위한 요격체계를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짧은 시간에 다량으로 날아오는 단거리 공격체계를 완벽히 방어하기 위한 요격체계라는 점에서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Iron Dome)과 궤를 같이한다.

장사정포 요격체계 사업은 내년부터 총 사업비 2조8900억 원이 투입, 2035년까지 진행된다. 방위사업청(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선행 핵심기술 개발 등을 통해 사업기간을 약 2년 단축하는 등 조기 전력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사업비는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장사정포 요격체계 왜 필요할까?


날아오는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무기체계는 크게 MD와 C-RAM 체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MD는 미사일 등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전에 파괴하는 개념으로 개발된 체계다. 현재 우리 군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인 ‘KAMD’를 구축하고 있다. KAMD의 기본 개념은 발사된 적의 탄도미사일을 지상과 해상, 공중에 배치된 다양한 탐지자산으로 식별·추적한 후 이 정보를 토대로 탄도탄작전통제소(KTMO Cell)가 요격을 결심하면 (요격미사일) 운용 부대가 미사일을 발사해 공중에서 파괴하는 것이다.

하지만 KAMD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은 동시에 대량으로 발사하는 장사정 포탄이나 북한이 최근 연이어 시험 발사한 대구경·초대형 장사정포에 대응하기에는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C-RAM은 로켓·박격포 등 단거리 공격체계 등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C-RAM의 대표적인 체계로는 이스라엘이 2011년 실전 배치한 아이언 돔이 꼽힌다. 아이언 돔은 요격미사일과 EL/M-2084 레이더, 교전통제소로 구성돼 있다.

아이언 돔은 목표물의 근거리에서 폭발해 파편으로 동시에 날아오는 다수의 포탄을 요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아이언 돔의 위력을 과시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자국 영공에 진입한 하마스의 로켓포 가운데 90% 이상을 아이언 돔으로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아이언 돔은 수십여 개의 비행체를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교전통제소에서 표적의 우선순위를 할당해 명중률을 높인다. 하지만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의 환경에 맞춰 만들어진 저고도 방어체계다.

사막에서는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지만, 산지가 많은 한국의 지형에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또 비정규전 부대인 하마스나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은 간헐적으로 이뤄지지만 한 번의 장사정포 공격으로 수백에서 수천 발의 화력을 집중시키는 상황이라면 방어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방사청 관계자 역시 “아이언 돔은 산발적인 로켓포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체계”라면서 “동시다발적인 장사정포 대응에는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유사시 장사정포 공격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군도 아이언 돔 같은 방공망을 서둘러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후 연구기관과 군은 검토 과정에서는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국내 기술 수준으로 연구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뒤 국내 독자개발이 결정됐다. 방사청은 “ADD가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에 적용되는 핵심 기술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기 때문에 기술력을 사전에 확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장사정포 요격체계 구성은?


방사청에 따르면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교전통제소, 다기능레이더, 발사대, 유도탄으로 구성된다.

다기능레이더는 장사정포가 발사되면 자탄 분리 이전 또는 주요 방호목표 도달 이전에 공중에서 요격하기 위해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장비다. 교전통제소는 탐지 자산들이 수집한 공격정보, 발사원점, 예상 낙하지점 등을 바탕으로 표적을 선별해 통제하는 장비다. 유도탄은 보관 용기와 발사관 기능을 하는 캐니스터(Canister)와 공중요격 유도탄을 통칭한다.

방사청은 “장사정포 요격체계에 소요되는 기술의 선행연구로 기술 성숙도를 평가한 결과 전반적으로 우리 기술 수준은 탐색개발 진입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면서 “ADD가 유사 무기체계 개발을 통해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방사청은 특히 핵심소요 기술인 ‘다대다 교전기술’은 선행 핵심연구를 수행해 탐색개발 착수 전까지 모든 소요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날로 증가하는 장사정포 위협은 우리에게 공대지 유도무기의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방사청은 국내 연구개발로 진행하는 장사정포 요격체계 사업이 국방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민간 기술과의 융합,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장사정포 요격체계가 성공적으로 개발돼 전력화된다면 우리 군의 방어능력 강화와 함께 세계 시장 선점 및 수출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사청과 ADD는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의 조기 착수와 개발 성공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목표 성능이 우수한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을 성공시켜 대한민국이 만든 또 하나의 명품 무기가 세계 유도무기의 지향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킬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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