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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린 종교와 삶] 변화의 주체

입력 2021. 06. 29   17:00
업데이트 2021. 06. 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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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자기 통찰,
자기 존중감과 수정능력 갖춘다면
누구나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어

 

박하린 육군 6군단·법사·소령
박하린 육군 6군단·법사·소령

불교에서는 “모든 것은 변한다”라는 무상(無常)을 제일(第一)의 진리로 삼고 현상에 집착하는 마음이 모든 고통의 근본이 된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고통의 원인이 되는 집착을 버리고 진리를 깨닫게 되면 고통에서 벗어나서 행복해진다고 가르친다.

15년째 군에서 복무하고 있지만 늘 다른 지역과 보직, 사람과 환경에 따라서 마음의 호불호를 느껴왔다. 바로 내 기준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15년 동안 군은 많이도 변해왔고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한 ‘꼰대’ ‘라떼’ 같은 말은 기성세대가 과거 자신의 경험에 머물면서 신세대와 공감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빗댄 신조어다. 하지만 ‘꼰대’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기성세대가 살아온 경험과 문화는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새로운 상황을 수용하지 못해서 유발되는 갈등과 고통은 다르다.

흔히들 “사람은 안 변한다”라고 말한다. 한 번 굳어진 사람의 성향은 잘 바뀌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홀로코스트의 유대인 학살 과정에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 박사는 연구를 통해서 “사람은 변한다”라고 말했다. 나 또한 사람은 ‘어떤 상황’을 겪거나, ‘자기 성장’을 위해서 노력하면 변한다고 생각한다.

60여 년간 이뤄진 에든버러 대학의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의 성격은 약간 변하는 정도가 아니라 많이 변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60년 전 성격과 60년 후 성격은 같은 사람이지만 굉장히 변했고 성격뿐만 아니라 기호·기술·개성 등도 그러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아니라도 우리는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텍사스대 캐서린 뮌크스 교수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저 교수는 사람은 타고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라고 느낄수록 학생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됐으며 소속감도 떨어지고 불안해하며 학업에 대한 몰입·흥미·실제 수행 모두가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서 리더가 변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다.

사람이 변하기란 쉽지 않다. 타고난 성향과 기질은 잘 바뀌지 않고 가치관과 생각 또한 잘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 노력을 거치면 성격과 성향 또한 바뀔 수 있으며 가치관을 바꿈으로써 빠른 행동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 가치관과 행동의 변화를 통해서 습관과 성격까지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변하기 힘든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자기 자신의 깨달음과 지속적인 실천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되고자 하는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는 ‘자기 통찰’과 그 바탕이 되는 ‘자기 존중감’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꿔 나가는 ‘자기 수정 능력’을 갖춘다면 말이다.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를 매 순간 선택하고 실천함으로써 우리는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 매 순간 실천하는 삶을 통해서 변화의 주체가 되고 우리 모두가 자기 성장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삶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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