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KCTC 차세대 과학화전투체계 박차

김상윤

입력 2021. 05. 04   16:33
업데이트 2021. 05. 0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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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마일즈 체계’는 과정… 혁신 행보에 쉼표없다

실전장 구현·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최첨단 훈련 환경’ 조성 목표 위해
다양한 분야서 끊임없는 변화 모색
통신망 개선·인력 보강 등 선결과제도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이 과학기술 발전 및 안보환경 변화에 발맞춰 차세대 과학화전투훈련체계 구축에 나섰다. 사진은 KCTC 요원들이 새롭게 도입 중인 ‘드론마일즈’ 장비를 드론에 장착하는 모습. 조종원 기자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이 과학기술 발전 및 안보환경 변화에 발맞춰 차세대 과학화전투훈련체계 구축에 나섰다. 사진은 KCTC 요원들이 새롭게 도입 중인 ‘드론마일즈’ 장비를 드론에 장착하는 모습. 조종원 기자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이 과학기술 발전 및 안보환경 변화에 발맞춰 차세대 과학화전투훈련체계 구축에 나섰다. 사진은 KCTC 요원들이 과학화전투훈련체계 지원 상태를 모니터하는 모습. 조종원 기자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이 과학기술 발전 및 안보환경 변화에 발맞춰 차세대 과학화전투훈련체계 구축에 나섰다. 사진은 KCTC 요원들이 과학화전투훈련체계 지원 상태를 모니터하는 모습. 조종원 기자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Korea Combat Training Center)이 ‘드론마일즈(Drone MILES) 훈련체계’ 도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급변하는 국방안보환경 속에서 오늘의 ‘첨단’이 내일의 ‘구식’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한 것은 과학화전투훈련도 마찬가지. 이에 KCTC는 ‘드론마일즈’ 이외에도 실 전장 구현, 교전체계 개선,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화전투훈련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과학기술발전 속도, 새로운 작전 개념, 현대전의 최신 양상 등을 반영해 ‘차세대 과학화전투훈련체계’로 도약하는 것이 KCTC의 목표다. 글=김상윤/사진=조종원 기자


‘전자기 펄스’로 더 정확하게

과학화전투훈련에서 쓰이는 마일즈 장비는 ‘다중통합 레이저 교전체계’다. 실제 화기의 사거리와 특성을 현실적으로 모사하는 레이저를 실탄 대신 발사하며 교전훈련을 벌이는 방식이다. 문제는 레이저 빔이 나뭇잎·유리 등을 투과하지 못하고 차폐·반사돼 실탄의 효과를 제한적으로만 모사한다는 점이다. 과학화전투훈련의 본질이 ‘실전에 근접한 훈련’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차세대 과학화전투훈련에서 레이저를 대체할 기술로는 전자기파 펄스(EMP)가 주목받고 있다. KCTC는 내년부터 EMP 등 신기술 기반 교전장비에 대한 연구용역에 돌입해 2025년 무렵까지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2032년에는 교전장비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올인원 마일즈’로 더 간편하게

과학화전투훈련에 참가한 각 전투원은 감지기, 발사기, 전시창 등 10여 개의 장비를 몸에 부착한다. 하나의 전투 조끼에 최대한 많은 개별 장비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개선이 이뤄졌지만, 교전훈련 상황에선 여전히 격렬한 움직임은 다소 불편하다는 반응이 있다. 또한, 개인별 마일즈 착용 위치에 따라 피해 감지의 왜곡 우려도 있다. 이에 KCTC는 기존 장비의 모든 기능을 통합해 전투원의 신체 정보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올인원’ 개념의 전투복 마일즈 장비 개발을 추진한다. 전차·장갑차 등의 무기체계 마일즈 역시 감지기, 전시창, 사격통제장치 기능을 통합해 한층 경량화하고 세밀한 피해 모의가 가능한 방향으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통합형 헬멧’으로 더 생생하게

KCTC는 교전훈련의 몰입감을 높이고자 신호탄, 폭음 등의 장치를 활용 중이다. 차세대 과학화전투훈련의 전장 묘사는 지금보다 더 생생해질 전망이다. KCTC는 가상·증강현실(VR·AR), 홀로그램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복합 적용한 5G 기반 ‘통합형 헬멧’을 연구 중이다. 개별 전투원이 착용한 통합형 헬멧을 통해 포탄의 섬광, 화력 공격에 따른 지형지물의 변화, 피폭 장비에서 피어오르는 불꽃과 연기, 피가 흐르는 부상자의 모습 등 실감형 전장환경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빅데이터’로 더 스마트하게

KCTC의 과학화전투훈련은 여단급 전투훈련체계까지 발전했다. 훈련 규모가 커지면서 묘사 가능한 전투 객체는 8000여 개로 확대됐고 전투원의 위치, 이동 경로, 사격 및 피해 정보 등 수집되는 교전 데이터도 크게 늘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훈련부대의 강·약점을 정밀하게 분석해 전투발전 소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화전투훈련의 중요한 강점 중 하나다. KCTC는 과학화전투훈련을 통해 축적된 실전에 근접한 전투 데이터를 저장·관리하고 목적에 맞게 분류·목록화하는 방식으로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혁신의 선결 조건

차세대 과학화전투훈련 구축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먼저, 통신망 문제다. 현재 KCTC 훈련장의 통신망은 2005년에 설치돼 단문 위주의 교전 정보만 송·수신 가능한 수준이다. ‘통합형 헬멧’ 등의 훈련 장비가 적용되려면 20Gbps 속도의 ‘5G 기반’ 통신망 설치가 필수적이다. 미래전의 초연결·초지능 전장에 부합한 훈련 환경을 구현하고 급증하는 교전 데이터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도 데이터 유통체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마일즈 장비 개발 절차도 개선이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각 무기체계의 마일즈 장비가 뒤늦게 별도로 개발돼 훈련 투입 시기가 지연됐고 개별 관리 소요도 컸다. 훈련 때마다 각 무기체계와 마일즈를 하나하나 장착해야 하는 불편도 있었다.

최근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력화를 앞둔 소형무장헬기(LAH)는 소요제기 단계부터 작전운용성능(ROC)에 마일즈 기능이 반영됐다. 이렇듯 무기체계 개발 및 개선, 전력화 과정에서 마일즈 기능을 통합·연동한다면 시간·예산 등 각종 소요를 최소화하고 최신 무기체계를 신속하게 훈련에 투입할 수 있다.

전문인력 보강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KCTC의 인력은 교전훈련 지원에 특화된 인원 위주로 구성돼 훈련에서 수집된 방대한 전투 정보를 빅데이터 기술로 발전시키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 미래 전투발전의 허브 역할을 할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은 전장 기능별 교전 데이터를 수집·처리·가공할 수 있는 전문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 실현 가능하다.



[인터뷰] KCTC 엄만익 (대령) 체계부장

“첨단기술 속도 맞춰 차세대 훈련체계 조속히 디자인해야”



“야전부대가 실제 드론을 날려가며 공격·자폭 드론 전술을 실전적으로 훈련할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장병 부상 위험이 있고, 고가의 드론을 일회성 훈련으로 마구 소모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육군의 미래 핵심전력이 될 드론봇 운용능력을 도대체 어떻게 향상할 수 있을까요? 해답은 ‘과학화전투훈련’이라 생각합니다.”

KCTC 엄만익(대령) 체계부장이 ‘드론마일즈’ 도입을 추진 중인 배경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엄 부장은 “첨단기술과 안보환경 변화 속도에 발맞춰 새로운 개념의 차세대 과학화전투훈련체계를 조속히 디자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생사를 넘나드는 실전 경험은 전투원을 한층 강하게 만들어준다. 그렇다고 실탄을 써가며 교전훈련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피 흘리지 않는 생생한 전장 경험’을 제공하는 과학화전투훈련이다. 엄 부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과학화전투훈련은 실제 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의 교육훈련 여건 보장 측면에서도 과학화전투훈련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엄 부장은 “병력 감축과 병 복무 기간 단축으로 전투원의 숙련도를 더욱 빠르게 끌어올려야 하지만, 대규모 실기동·실사격 훈련이 가능한 훈련장 확보는 쉽지 않다”며 “과학화전투훈련은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주민 불편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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