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국방일보-ROTC중앙회 공동기획 ‘60년 전통 이어 미래로’

ROTC 출신 1호 부부 -권재성 대위·임예나 군무주무관

조아미

입력 2021. 04. 26   16:47
업데이트 2021. 04. 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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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임 소대장으로 만나…든든한 평생 동반자로
7 ROTC 출신 1호 부부 -권재성 대위·임예나 군무주무관
 
‘러브장’이 열일했죠…
육군7사단 화생방지원대서 첫 만남
선배로서 조언해주며 가까워져
군 생활 목표·미래 청사진 적은 노트
장모님께 보여드리고 결혼 승낙 받아
 
더러 혼도 났지만…
임무에 열정 다하는 선임에 호감
결혼 후 두 아들 육아로 전역
철저한 임무 분담제로 가정 꾸려 

일·가정 양립 실천하는 남편 존경

 

‘ROTC 출신 1호 부부’인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24특수임무대대 권재성(왼쪽) 대위와 화생방사 화생방방어연구소 합성연구과 임예나 군무주무관 부부가 부대 내 쉼터에서 손 하트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ROTC 출신 1호 부부’인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24특수임무대대 권재성(왼쪽) 대위와 화생방사 화생방방어연구소 합성연구과 임예나 군무주무관 부부가 부대 내 쉼터에서 손 하트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따스한 봄 햇살처럼 서로에게 빛나는 존재다. 화사하게 피어난 꽃같이 매력이 넘치는 부부다. 이 부부에겐 특별한 타이틀도 있다. 6년 전인 2015년 6월 20일, ROTC 창설 이후 처음으로 부부의 연을 맺어 ‘ROTC 1호 부부’가 된 것.

주인공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화생방사) 24특수임무대대 NCT 1팀 권재성(31·학군51기) 대위와 화생방사 화생방방어연구소 합성연구과 임예나(29·학군52기·예비역 중위) 군무주무관 부부다. 다가오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지난 22일 부대에서 이들을 만났다.

선·후임 소대장에서 평생 동반자로 ‘백년가약’을 맺은 부부는 임 주무관이 임관 후 초군과정 교육을 마치고 육군7사단 화생방지원대로 부임한 2014년 9월 처음 만났다. 권 대위는 한 해 먼저 임관해 같은 부대 선임 소대장으로 근무 중이었다.

“선배 장교로서 업무에 대해 조언할 기회가 많았고, 이런 저를 잘 따라주는 아내와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한 번은 아내가 과도에 손이 베어 ‘지혈이 잘 안 된다’고 전화를 했는데, 평소 같았으면 ‘가까운 의무대를 가라’고 했을 텐데 그날따라 걱정이 돼 약을 사서 아내 숙소 앞으로 갔어요. 무심한 척 약을 주고 돌아왔는데, 생각해 보니 제가 예나를 많이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임 주무관은 남편과의 만남에 대해 “지휘실습 갔을 때 새까맣게 위장한 채로 작전지역을 지형정찰 중이던 제가 초임 소대장이라고 선임 소대장에게 인사했던 것이 남편과의 첫 만남이었다”면서 “그때는 선임 소대장이 제 남편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선임이던 남편에게 더러 혼이 났지만 임무 수행에 열정을 다하는 남편에게 호감이 갔고, 결국 그런 책임감과 열정을 바탕으로 가정도 잘 꾸려나갈 것이란 믿음으로 결혼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두 사람은 선·후임 소대장으로 지내면서 사랑을 싹틔웠다. 권 대위는 당시 임 주무관에게 ‘장기복무 선발에서 1차로 선발된다면 결혼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고, 거짓말처럼 같은 해 1차로 장기복무에 선발돼 부부는 연애 5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러브장’으로 결혼 승낙···일·육아 모두 충실

권 대위는 양가 부모님께 20대 중반에 결혼하는 자신들의 꿋꿋한 신념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특히 장모님에게는 자신의 군 생활 목표와 미래의 청사진이 담긴 ‘러브장’을 보여드리며 결혼 허락을 구했다.

“지금도 장모님께서는 ‘권 서방 그때 그 공책 아니었으면 결혼 허락 안 했을 텐데…’라고 하시면서 제 러브장에서 진심을 느껴 믿음을 갖고 딸의 결혼을 승낙했다고 하세요.”

권 대위는 결혼 후에도 결혼기념일 5주년마다 업데이트된 ‘러브장’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있다.

부부는 슬하에 예준·예서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이들은 철저한 임무 분담제로 육아를 하고 있다. 권 대위는 “아내가 요리하면 제가 청소를 하는 등 서로가 항상 도우며 지내고 있다”면서 “아쉬운 점은 이른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도 일찍 낳으면서 신혼을 많이 즐기지 못했지만, 아이들 재롱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특히 임 주무관은 남편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며 가장 존경하는 점은 일과 가정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충실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에요. 처리해야 할 업무가 아무리 많아도 일단 퇴근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모두 잠든 야간에 다시 출근해서 남은 업무를 처리해요. 피곤할 텐데 아이들과의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노력하고 집안일도 함께 하는 모습에 제가 결혼을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대에서도 맡은 임무와 다양한 업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해 인정받는 남편을 보면 후배로서 존경스럽습니다.”


학군 출신 부친, 군 생활 선배이자 조력자

권 대위가 근무하고 있는 화생방사는 화학·생물학·핵 및 방사능 물질로 이뤄진 대량살상무기(WMD)와 테러에 국가급으로 대응하는 최정예 화생방부대다. 특히 연구와 전투를 병행하는 유례없는 부대라 국가의 주요 행사를 경호하는 정예 전투요원과 국내 주요 대학 및 국가기관 그리고 국제기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화생방방어연구소 소속 박사급 연구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화생방 병과 장교인 그는 대화생방테러특임대 교육 교관이자 작전장교로서 특수임무에 대한 계획·통제를 담당하고 있다. 육아로 인해 전역한 임 주무관은 지난 1월부터 한시임기제로 다시 군 조직의 일원이 돼 권 대위와 함께하고 있다. 화생방방어연구소에서 화생방 물자 성능시험 및 각종 연구용 화학물질을 다루고, 국제화학무기금지기구(OPCW) 관련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신분은 달라졌지만 국가에 헌신하는 군 조직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자랑스럽고 가족들도 좋아합니다. 장교로서 군에 복무한 경험이 있어 주무관으로서, 또 군인가족으로서 겪을 수 있는 고충에 보다 넓은 이해심을 갖고 슬기롭게 대처하려고 노력하죠.”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부부만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부부는 “출퇴근을 함께 하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싸웠을 때도 항상 같이 있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한편, 권 대위의 아버지 권경택(학군20기) 예비역 중령도 ROTC 출신으로 32년간 군 생활을 했다.

“결혼식 때 부모님께 큰소리로 ‘충성!’ 하고 경례를 드렸는데 아버님과 하객분들이 무척 좋아하셨어요. 남편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아버님께 전화해서 조언을 자주 구합니다. 언제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아버지이자 선배님이 계셔서 저도 너무 든든해요.”

부부는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자랑스러운 ROTC 1호 부부인 만큼 올바른 군인이자, 화목한 가정으로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출하거나 직책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자리에 항상 써 붙이는 다짐이 있습니다. ‘오늘도 두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게 일했는가?’ ‘열정 가득한 소위의 패기를 잊지 말자’라는 글귀를 처음 임관했을 때 받았던 소위 계급장과 함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게 청렴결백하고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며 소위의 마음으로 항상 열정 가득한 자세로 모든 일에 임하는 것이 제 목표이자 다짐입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모범을 보이는 ROTC 출신 1호 부부가 되겠습니다.”

글=조아미/사진=조종원 기자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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