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에서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무인전투기의 실전 배치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 해군이 무인전투기의 도입량을 늘리는 한편 활용 방안도 넓히고 있다.
미 해군의 항공전 국장인 그레고리 해리스 소장은 해군협회 조찬 모임에서 미 해군에서 현재 활약하고 있는 F/A-18E/F 슈퍼호닛 전투기의 후계기로 유인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 유인기와 더불어 무인기도 개발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지난달 말 밝혔다. 해리스 소장은 무인기와 유인기의 도입 비율이 처음에는 4:6이었지만 이제는 무인기의 도입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6:4로 바뀌었다고 공개했다. 해리스 소장의 이날 언급은 미 해군의 6세대 전투기 개발 계획과 함께 무인전투기의 도입량 확대의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해리스 소장의 언급을 검토하면 먼저, 미 해군이 F-22와 F-35 스텔스 전투기를 후속하는 6세대 전투기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은 많은 소식이 있었지만, 과거와 달리 개발업체의 지정 노력 등이 없어 의문이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는 6세대 전투기 개발은 미국 내 주요 방산업체들이 이전과는 달리 각 분야에서 협업의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6세대 전투기는 완성된 이후에도 성능 향상이 용이해지는 길이 열리게 되며, 과거 30여 년 정도 걸렸던 차기 전투기 사업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반영해 절반 정도로 대폭 단축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미 해군은 6세대 전투기의 개발 사업 자금을 조달하고자 2021년 이후 슈퍼호닛 생산 라인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슈퍼호닛은 2030년대 중반에 서비스 수명이 거의 끝나가기 때문에 해군으로서는 차기 전투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 6세대 전투기의 개발 노력으로 해군에서는 F/A-XX 프로그램, 공군에서는 차세대 공중지배(NGAD) 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하고 있는데 양군은 개발 과정에서 유사한 내부 시스템 등 분야에서는 서로 협력하고 있다고 공언하고는 있다.
또 다른 검토 사항은 6세대 전투기가 유인기로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해군이 5세대 전투기인 F-35C를 도입하면서 마지막 유인 공격 전투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렇지만 현재의 무인기 능력으로는 정찰과 공격은 가능하지만, 공대공 전투를 수행하기는 아직 어렵다. 자동차 자율주행도 아직 보편화 되지 않은 현 단계의 인공지능 기술로는 3차원의 전체 방위각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전투기 조종사의 능력을 구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해리스 소장은 “슈퍼호닛의 후계기가 유인이 될지 무인이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나는 유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믿지만 다른 측면도 열려 있으며, 앞으로 2~3년이 지나면 좀 더 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의 무인전투기 도입 증대는 유인기가 다수의 무인기와 동반 비행하면서 항공전투의 효과를 증대시킨다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유인기와 무인기의 군집 비행은 이제 거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미 해군도 차세대 전투기를 유인기로 하더라도 전체를 유인기로 도입하지 않고 40%만 유인기로 하며, 나머지 60%는 무인기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미 해군의 무인기에 대한 인식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해군은 원래 정비 및 격납 공간의 제한과 이·착륙 시 어려움 등으로 무인 함재기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기술 발전은 불리한 여건을 하나씩 극복하고 있다. 오히려 무인기는 일반 장비처럼 분리 적재도 가능하기 때문에 항공모함에 다수의 무인기를 싣고 다닐 수 있다.
미 해군이 무인기 도입 비율을 높이게 된 직접적 계기는 MQ-25 스팅레이 공중급유 무인기의 등장이다. MQ-25 무인 공중급유기는 900㎞의 범위에서 다른 항공기에 6.3~7.2톤의 연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미 해군은 추산하고 있다. 이런 급유 능력은 F/A-18, F-35C 등 다른 전투기의 작전 반경을 1.5배 넓히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이것만으로도 미 해군이 무인기에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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