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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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중점으로 부대구조 설계
싸우는 방법이 달라지면 부대 구조도 변화한다. 육군은 아미타이거 4.0의 특성과 미래전의 양상을 고려해 네 가지를 중점으로 새로운 부대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첫째, 각 제대의 독자적·독립적 작전능력 강화다. 소규모 하위 제대까지 감시-결심-타격 능력을 구비시켜 다영역 작전 능력을 통합 발휘할 수 있도록 편성하는 분권화 전략이다. 둘째, 유·무인복합체계 적용이다. 드론봇 등 유·무인전투체계 운용에 적합한 부대구조로 전환해 인명 존중의 전투수행방식을 구현하고 전투효율성을 증대시킨다. 셋째, 지휘계통의 단순화다. 부대구조에서 지휘계층과 대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유·무인 통합작전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전장 인식 기반의 신속결정작전을 수행한다. 넷째, 기동화 및 네트워크 여건 보장이다. 전 부대를 전투차량과 유·무인 복합체계로 기동화하고, 전투원과 모든 제대를 다계층 통합 네트워크로 연결해 시·공간의 제약을 초월하는 임무 능력을 갖춘다.
드론 전력화·초연결 기반 확보 등 추진
아미타이거 4.0 구현을 위한 기동화·네트워크화·지능화 작업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가시적인 변화가 느껴지는 분야는 ‘기동화’다. 현재 차륜형장갑차로 전방사단의 예비여단, 예비사단의 일부 보병대대의 우선적인 기동화 작업과 함께 중형전술차량의 개발 및 전력화 준비가 한창이다. 이어 육군은 2025년 전후로 예비사단의 보병대대까지 추가 기동화한다. 2020년대 후반에는 드론·로봇 등을 기동체계에 장착하고 유·무인 복합소형전술차량, 기동·수송 드론을 전력화해 다영역 입체 기동 능력을 확보한다. 2030년대 중반까지 ‘육군 전 제대의 기동화 완료’가 목표다.
또 육군은 ‘네트워크화’를 위해 2025년 전후로 위성 기반 통합네트워크 체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군 위성통신체계-II 등을 전력화하고 소부대무전기-Ⅱ를 각개 전투원에게까지 지급해 초연결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2030년대 초중반에는 모든 전투플랫폼을 통합네트워크체계에 연결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능화’ 분야에서는 AI 시범사업 추진, 장비 도입, 관련 법령 개정, 빅데이터 구축 노력과 기반체계 확보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 2030년대 중반에는 육군지휘통제체계(ACCS)를 전력화해 전투원이 수행하던 다양한 역할을 자율주행·해결·결심의 무인 자율시스템으로 대체해나간다는 구상이다.
꿈을 현실로, 아미타이거 체계 완전성 검증
육군은 2019년 발족한 ‘아미타이거 4.0 통합기획단’을 올해 1월 1일부로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예하 ‘아미타이거실’로 통합 편성했다. 아미타이거 4.0 구축의 핵심 역할을 맡은 윤봉희(준장 진) 아미타이거실장은 “이는 육군의 미래 비전, 혁신 소요, 과학기술 등을 하나로 결합한 비전체계의 완성을 의미하며 아미타이거 4.0 체계를 체계적으로 구현해나가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투실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육군은 아미타이거 4.0의 효용성과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지난해까지 정찰·군집드론, 차륜형장갑차,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노드 및 중계소 등을 투입해 보병대대 공격·방어 전투실험 및 보병여단 지휘통제·정보기능 전투실험을 했다. 올해는 전력증강 방향을 점검하기 위한 보병대대 기동화 전투실험과 보병여단 지휘통제·정보·화력 전투실험이 예정돼 있다.
2022년에는 보병여단의 확장된 기능에 대한 전투실험이, 2023년에는 부대통합전투실험이 이뤄진다. 이어 2024년에는 보병여단급 공방동시통합작전 전투실험을 통해 아미타이거 4.0 체계의 완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육군 군사혁신, 왜 중요한가
지상군의 역할은 미래에도 여전히 중요하다. 2030년 무렵에는 전체 인구 중 60%가 도시에 거주하는 ‘메가시티’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예측한다. 현대전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인 시가전은 미래전에서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도시지역에서 작전의 종결자 역할을 담당하는 육군의 지상작전 능력이 지속해서 증강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육군은 타군과 달리 각개 전투원이 전투력의 근간이라는 점에서 병력 감축 및 복무 기간 단축에 대응할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고수해온 병력집약형 군사력 운용 개념도 대폭 수정이 요구된다.
더욱이 육군의 무기체계 등 기반 전력의 첨단화 수준은 타군에 비해 뒤처진 상태다. 현 추세와 과학기술발전 흐름을 고려하면 앞으로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질 수 있다. 이런 격차는 육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래전의 다영역 전장에서 온전한 합동성 발휘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어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
다가오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한반도에서 한국군의 독자적 작전능력을 갖춰나가기 위해서도 육군의 군사혁신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미타이거 4.0의 성공적인 추진은 단일군의 군사적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군 전체가 미래전에서 승리하는 강군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대 과제인 것이다.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99도까지는 변화가 없다가 임계점에 다다른 그 순간 급격히 형질이 변한다. 육군의 변혁도 마찬가지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넘는 것이 관건이다. 혁신의 불씨를 지피는 수많은 노력과 도전, 실패가 이어진 끝에서야 폭발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긴 싸움이 될지 모른다. 전 장병이 스스로 혁신의 주체라는 자각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다. 육군 군사혁신을 지속적인 운동(movement)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김상윤 기자
[인터뷰] 엄용진 기획관리참모부장
“진화하는 아미타이거 4.0 군사혁신 강한 의지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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